요즘 인터넷 쓰는 사람치고 메신져 하나 안 쓰는 사람은 없을 거 같다.

근데 메신져를 쓰다보면 의외로 재밋는 일도 있고, 불편한데 터놓고 얘기하긴 곤란한 일도 있다.

그냥 개인적인 얘기인데, 의외로 공감하는 사람이 없을까 하고 나름 열심히 적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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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은 누구?

난 예전에 쉽사리 메신져에 다른 이를 추가하지 않았다.

정말 잘 아는 사람이거나, 꼭 필요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왠만하면 추가하지 않았었다.

나중에 '당신은 누구?'라고 묻게 되는 상황이 싫어서.

(사실 좋은 성격은 아니다. 대화할 상대를 필요에 따라 선택한다는 건 상대로서는 기분 나쁠텐데.)

그런데 이리저리 이거저거 하다보니 별로 잘 아는 사람도 아니고, 그리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추가해야

하는 사람들이 대폭 늘어났고, 결국 에라 모르겠다 하고 모조리 추가해 버렸다. 그리고 지금 MSN창을

보면 누가 누군지도 모를 상황이 되버렸다. 대화 상대는 많아졌는데, 이것 때문에 오히려 정말 대화할

상대는 줄어든 거 같다. 누가 누군지 잘 구분도 안 가고, 사실 구분하기도 귀찮고 해서..


결국 요즘은 MSN을 거의 켜지 않게 되었다.


막말로 누가 말 걸었는데, 누군지 못 알아 보면 미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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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필요'라는 게 특별한 걸 뜻하는 건 아닌데,

위에서 사람이 필요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생각한다고 해서 그 필요라는 게 특별한 걸 뜻하는 게 아니다.

그냥, 말 그대로 그 사람을 추가할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거다.

예를 들어 보자. 정말 얼굴 한번 안 보고, 말 한마디 안 하는 사이인데 무턱대고 같은 학교, 같은 과, 같은

반 학생이라고 추가해 놓아 봐야 MSN 창만 난해해 질 뿐 서로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 하다못해 추가하고

난 후에 단 한번도 대화를 하지 않은 사람까지 있다. (1학년 학기 초에 위와 같은 이유로 추가한 사람.)

이런 관계. 즉, 대화를 하거나 서로를 추가할 필요가 없는 상대는 왠만하면 추가를 안 하려고 한다.

예전엔 이런 법칙을 잘 지켰는데, 뭐 이거저거 하게 되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결국 무너져서 지금 이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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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난 먼저 추가하고, 먼저 말 거는 편이 아니다.

제목 그대로 난 내가 다른 사람을 추가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 나를 추가

하는 걸 기다리거나, 먼저 말 걸기를 기다리는 편이다. 특히나 내가 정말 추가하고 싶거나 정말 대화하고

싶은 사람의 경우엔 더 그렇다. 조금 이상한 생각일 수도 있는데, 난 왠지 내가 관심 있는 사람한테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게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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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끔은 신경도 안 쓰고 있던 사람이 의외의 인물?

그냥 누군가 나를 추가했길래 나도 그 사람을 추가하고 그냥 그렇구나,하고 지나가고 신경도 안 쓰다가

한참 뒤에 대화명을 보고 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인가.. 하다가 알고 보니 의외의 인물인 경우가 가끔 있다.

의외의 인물이라고 뭐 대단한 사람을 말하는 건 아니고, 그냥 생각도 못 한 사람이 어떤 루트로 날 추가하게

됐는지 궁금한 정도의 사람들이 있곤 하다. 그럴 땐 왠지 물어 보고 싶지만, 추가한지 한참 지나서는 갑자기

그런 걸 물어 보긴 뭐 해서 그만 둔다.

아참, 그리고 조금 다른 예이긴 하지만, 인터넷의 여러 커뮤니티에서 뒹굴다 만난 사람이 MSN에 추가하고

보니 예전부터 서로 닉네임으로나마 조금씩 알던 사람인 경우도 꽤 있다. 그럴 땐 꽤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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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른 건 몰라도 대화명에 실명이나 닉 정도는 달아주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앙큼상큼카와이한디피쨩] 이런 식으로 대화명을 달아주는데, 때때로 전혀 알 수 없는

대화명을 달거나, 매일 바뀌는 대화명으로 나를 혼란케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쩔 땐 폰번만 적어 놓는

사람도 있고. 내가 그 사람들이 어떻다고 할 순 없는 거지만, 실명이나 닉을 달아주면 고마울 거 같다..

대화명으로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으니 실수를 하곤 하니까.  


친구인 줄 알고 불렀다가 쌩판 다른 사람일 때. 얼마나 난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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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말고도 되게 할 말 많았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납니다.

나중에 조금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