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우를 먹었습니다.

막 부끄러워하면서 파닥거리는걸 억지로 물속에 빠트린 다음에,
살살 달래면서 익혔더니, 순해지더군요.

부끄러운지 온몸이 빨개졌었어요.
어찌나 부끄러워하던지, 허리를 굽히고서는 도대체 펴려고 하지를 않더군요.

그래도 눈만은 까맣게 초롱초롱 뜨고 있더군요.

그래서, 일단 눈으로 탐닉하고, 피부를 살살 어루만지기 시작했죠.


그런데, 왠지 싫증이 나서
두개골을 압박한 후, 머리를 뜯어버렸어요.
처참하게 부서진 머리와, 얼굴에서 빠져버린 눈을 보며
약간은 측은한 생각이 들긴 했죠.

그 다음은, 옷을 벗겼어요.
조금 딱딱한 느낌의 옷이였는데, 반 투명이더군요.
(은근히 노출증이 심한가봐요.)

옷을 벗기면서, 다리 또한 절단해버렸죠.
이미 목이 날아간 상태여서, 아무런 아픔도 느끼지 못할터이지만,
그래도 전, 작은 경련이라도 일으키길 바랬었죠.
하지만 아무런 반응은 없었답니다.

다 벗기고 난 몸은, 상당히 통통하고 매끄러웠어요.
제 혀를 자극했죠.
먼저 저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살짝 문질러보았어요.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답니다.

영양액이 든 보관통에 넣어볼까,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목이 없는건 가치가 없는것 같아서 포기했죠.

그리곤, 먹었어요.
우선 입에 넣으면서 살짝 타액을 바르고,
그 다음은 무참하게 씹어버렸습니다.

만약 산 채로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목구멍을 넘어갈 때, 그 때는 왠지 모를 희열 또한 느꼈습니다.


[동인천국 활엽수님의 허가를 받고 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