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시이 예방 접종 가는 날이었는데, 아침에 보니 레야가 눈이 탱글탱글하게 부어서 고름이 나오더군요. -_-; '이것들이 내 돈쓰는 재미로 사는 것이야.' ㅜㅠ 피눈물을 흘리면서 두 녀석 다 데리고 고양이 추천 병원 중의 하나인 양재 아크리스 다녀왔습니다.

젊은 여자 선생님이었는데 좋으시더군요. 귀속도 봤더니 두 녀석 다 깨끗하니 문제 없고 귀 옆에 끼는 까만건 먼지 같은 거니 안 닦아도 된다고 하고, 변검사 했는데 레야는 가볍게 원충이 있어서 구충하고 끝. 그런데 시이 놈이 설사가 오래 돼서 변에 장-_-조직이 섞여 나오고 있더군요. 그래서 접종은 못하고 주사 맞고, 발톱 좀 깎고, 약 먹고 왔습니다. 우리 집 느긋한 고양이 같잖은 것들은 병원에 가서도 자기네 안방인양 엎어져서 늘어져서 자고. ~_~ 특히 시이는 또리방한 눈으로 샘 말똥말똥 바라보고 샘이 주사 가지러 간 사이 체중계에 드러누워서 자고.

레이는 결막염이라는데 병원에서 눈 한 번 닦고 집에 와서 눈 한 번 닦아주고 나니 붓기도 거의 빠졌고, 고름도 없군요. 토요일에 또 가야하는데 아마 괜찮다고 할 것 같군요. 눈병을 빨리 발견해서 빨리 나았네요. 역시 고양이 아픈 건 얼른 병원에 데려가야 돈이 굳는 듯. ~_~ 레야는 결막염이랑 원충 때매 주사를 두 대나 맞았는데 맞고 나서 잊어버리더군요. 우리 집에서 그래도 깽판이 심한 녀석이라 걱정했는데.

병원에서 가루약 먹일 때 쓰라고 캡슐을 줬는데 이거 진짜 편하더군요. 가루약을 이 빈 캡슐에 부어서 먹이면 되는데, 겉에다 영양제나 꿀같은 거 발라주면 레이는 아무 의심없이 꼴딱 먹겠더군요. (시이는 목구멍에 밀어넣고 후 불어줘야 됨.;) 레이는 목구멍이 작아서 안으로 밀어넣질 못했는데 불어주고 자시고 쩝쩝쩝 하더니 꼴딱. (...)

의사샘도 좋고, 병원비도 기대 이하라(그래도 두 마리 51000원이었음. -_-;) 기분 좋게. (...)

양재 아크리스는 토끼 추천 병원으로도 유명한데, 우리 있는 동안 이빨이 너무 자란 햄스터 한 마리랑, 하얗고 큰 토끼("시이야 저기 큰 토끼 좀 봐아."라고 했더니 주인이 쪼맨한 목소리로 "우리 토끼 큰거 아닌데..."라고 하시더군요.;)랑 강아지 한마리 봤어요. 시이가 개만 보면 캭캭에 난리인데, 토끼는 신기하다는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다가, 토끼가 한번 뛰는 소리에 놀라서 하악 한 번 하고 끝.

여튼 이렇게 기분 좋고 말끔하게 병원 다녀오긴 처음인 것 같아요. 레야 결막염도 하루만에 잡히고.

시이는 몸무게가 2.32, 레이는 1.6킬로 였습니다. ^^ ...시이 몸무게는 좀 충격. 시이랑 솔이랑 겉보기에 저렇게 틀린데 두 녀석 몸무게가 똑같다니. (풀썩) 요즘은 시이도 배에 앞치마 두르는 것 같더니 겨울 진짜 무서워요. -_-; 그렇다고 우리집 애들이 많이 먹냐면 그건 절대 아니거든요. 정량 좀 안되게 먹는데(마리당 하루 한 컵인데 세 마리 다 합쳐서 두 컵에서 두 컵 반 정도). ... 봄되고 여름되도 살 안빠지면 어떻게 하지.

그리고 레이는 입양 결정 됐어요. 레이네 동생있는 집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 마리 더 들인대요. 그래서 레이가 가기로 했어요. 친오누이니까 좋지 않을까 했는데 우리 애들은 서로 너무 사이가 좋아서 떼어 놓을려고 보니 너무 미안하더군요. 솔이나 시이나 레이는 꼬옥 껴안고 재우고 자는 동안 귀속까지 다 핥아주고, 먹을 것도 양보해 주고 사이 좋게 잘 노는 애들인데. 막내로 크던 애가 막무가내 동생 집에서 잘 살지도 걱정되고. 그래서 지금도 고민하고 있어요. 훌쩍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