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게 되어버린 듯 하다.


요근래 간간히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를 즐겨하는 편인데다 리니지1이나 라그나로크, 그리고 리니지2 처럼 코어 유저로 언제까지나 남을 수 있다는 장담도 할 수 없다.

이미 많은 지인들이 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고 어느점에서 흔들리고 있는지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 지인들을 만나기 위한 수단인 게임을 저버릴 수 없기에 계속 이어가고 있다.


예쁜빈칸 이란 것이 게임에는 존재한다. 기획때 의도하지 않은 부분을 유저들이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게임내의 아이템을 드랍하여 예쁜 꽃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넣을 수 있는 것을 예쁜빈칸론 이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도 이 예쁜 빈칸론에 속하지 않는가 싶다.


게임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누구나 말한다. 예쁜 그래픽 자기 자신의 캐릭터가 커가는 모습 그리고 많은 사람들끼리 대화를 할 수 있고 만날 수 있어서 라는 것이다.


기존의 솔로잉인 플레이가 특화라면 현재는 함께하는 파티플레이가 특화가 된 게임들이 많다. 솔로잉보다 파티사냥이 조금 느리지만 함께 할 수 있고 지루하지 않게 말상대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혈맹시스템 하나로 서로간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고 공성이라는 시스템 하나로 그 유대감은 더욱 단단해져 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게 되고 게임속에서만이 아닌 현실에서의 형, 동생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내가 이렇게 같이 웃고 떠들고 생활했던 부분을 추억으로 남기고 뒤돌아 설지에 대한 고민이란 것이다. 어느 누가 함께 웃고 떠들었던 순간을 악연이라 칭하며 쉽게 뒤돌아 갈 수 있겠는가? 게임을 그만 두고도 채팅을 하고싶어 간간히 인사해도 반갑게 맞아주는 그들.. 어딜가면 그런 기분을 맛볼 수 있을까?


그런것이다. 이미 예쁜 빈칸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조금더 파장이 생기고 더욱 마음을 심난하게 한다.


내가 돌아섬에 따라 이사람들과 관계가 끊어지면 어떻게 될까? 이제까지 내가 알아오던 인연들을 이곳이 아니면 신나게 대화를 할 수 없고 같이 놀 수 없는데 과연 게임을 그만 둬야만 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돌고 도는 것이다. 게임은 재미 없지만 지인들을 만나고 싶고 서로 대화하고 싶어서 게임에 접속. 하지만 게임은 재미없음.


이렇게 무한의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돌아버린 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예쁜 빈칸에 속한다고 본다. 좋은 의미일때는 그렇지만 나쁜 의미로 따지면 더이상 예쁜 빈칸이 아니라 나쁜빈칸 라고 칭해야 옳은 것이지만 말이다.


아케이드와는 다르다. 짧은 시간동안 자기가 플레이 하고 싶은 때만 즐기면 그만이다. 자기가 원한다면 길드에 가입 할 수 있고 언제든지 대화도 하며 단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MMORPG는 시간싸움이다. 누가 더 오래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레벨업에 대한 시간문제.


레벨이 달라지면 달라질수록 서로간의 모르는 대화가 많아지고 점차 고립되고 외토리감을 느끼고 같은 레벨이 아니라 사냥도 함께하지 못하게 된다. 어느 대회에 참가하더라도 다른사람과 레벨이 맞지 않아 참가를 할 수 없다.


점차적으로 당신이 게임을 즐긴다고 말하는 것이 좋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나역시 이런 부류에 속하고 있다. 내 자신역시도 하나의 인공지능 BOT으로서 사람과 사람의 유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게임을 하고 그 확인된 것을 기뻐하며 게임에 접속한다. 하지만 게임은 재미없다.


난감한 상황이 아닌가?


게임 자체가 너무 발전되어 현실세계처럼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 묘한 파장이 내 마음속에서 울렁이고 있다.




조만간 크나큰 사회적문제 혹은 이슈로 나올 듯한 기분도 들고있다.

가상 공간이라도 하나의 사회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말 그대로 게임이면 게임 뿐일지..









얼마전 오픈한 허접한 블로그에 방금전 써올린 글...


무시무시한 딜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