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국감, '우유팩 크기' 놓고 엉뚱한 설전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용삼 민주당 의원과 이연숙 한나라당 의원 등은 23일 오후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군 급식용 우유팩 크기를 놓고 조영길 국방부장관 등 국방부 관계자들과 '엉뚱한'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용삼 의원은 "축산농가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군 급식용 우유팩 크기를 현행 1봉 200밀리리터에서 250밀리리터로 늘려 우유 소비를 많이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영길 국방장관과 군수관리관 등은 "군 내무반 막사에 냉장고가 없어 취사장에서 전체 우유를 보관하기 때문에 식사시간에 배급하고 있다"며 "장병들이 식사를 한 뒤 250밀리리터 우유를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조 장관 등은 이어 "현재 군은 우유를 매일 200밀리리터 1봉씩과 4일에 1봉씩을 추가로 급식하고 있다"며 "추가 급식은 부대 교육훈련이나 체육활동 종료 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삼 의원은 "사람에 따라서는 (250밀리리터가) 많을 수도 있지만 우유라는 것이 먹으면 양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먹다보면 먹게 된다"며 "요즘 신세대 사병들 중에 우유 안 먹는 사람 없을 것이고, 한 번 결정한 것은 그대로 해야 한다"고 거듭 우유팩 크기를 늘릴 것을 주장했다. 이연숙 의원도 "어른들은 모르겠지만 요즘 신세대 장병들은 우유를 많이 먹을 수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들은 "1회 우유량을 250밀리리터로 늘리는 것보다 매일 200밀리리터 1봉씩을 주고 4일에 1회 더 지급하면서 우유 소비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우유 소비 총량은 똑같다"고 반박했다.

급기야 두 의원과 국방부 관계자들 간에는 '우유팩 크기'를 두고 고성까지 오갔다. 그러자 유한열 한나라당 의원은 "누구는 고성을 지를 줄 몰라 지르지 않느냐"며 "더구나 여성 의원의 질문에 그런 자세를 취하느냐"고 국방부 관계자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결국 장영달 국방위원장이 "어거지로 먹으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의원들이 의견을 냈으니 참고해서 방안을 검토하라"고 중재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들도 "200밀리리터 우유 팩을 아예 250밀리리터 우유팩으로 만들어 급식을 하려면 지금 바로 하기에는 힘들고, 의견을 수렴해서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연숙 의원은 "예산을 책정할 때 검토하겠다는 얘기는 없었다"며 "내가 보기에는 (국방부가) 조금 부자연스럽게 고집을 부리는데 왜 고집을 부리는가, 우리가 결정한 데로 하라"고 다그쳤다.

이와 관련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200밀리리터 우유를 4회 주고 다시 200밀리리터 우유를 1회 추가 배급하는 평균량이나 250밀리리터 우유를 4회 배급하는 평균량이 똑같은데 의원들이 왜 굳이 시중에도 없는 250밀리리터 우유팩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