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에는... 버스기사 분에 대한 글이 올라왔습니다만;;
저도 오늘 별로 좋지 못한 일을 겪였습니다... 라기 보단 자초했습니다 ㅡ_ㅡ;;
대략 있었던 일을 적자면
저희 어머니께서 깜빡하시고!(일상이지만;;) 세금을 오늘까지 내야 했는데
고지서랑 돈을 모두 두고 일을 가셨다는 것입니다 ;ㅅ;
밤새 알바 하고 간신히 쓸어져 있는 저한테
세금 좀 내고 오라고 하시더군요 ㅡ_ㅡ;;
그래서
'아니 어머님!! 어찌 이리도 피곤한 아들에게 그런 무지막지한...'
'-_-+ 굶고 싶으신 겝니까 아드님?'
'다녀오겠사옵니다 어마마마 (__;;'
이리하여 -_ㅡ;;
돈을 집어 들고 고지서를 챙겨서
집을 나갔더랬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앞에서 털썩 앉아있었습니다
한참 동안이나 지나가는 택시가 없더군요
(도저히 걸어갈 힘이 없었습... 물론 절 아는 사람들은 '그 덩치에?' 하겠지만 OTL...;;)
그러다 마침 약간 낡아보이는 빈 택시 하나가 지나가길래
급히 새워 뛰어가서 탔습니다
(옆에서 한 아주머니가 불타오르는 눈으로+ㅁ+ 자신이 먼저 타면 안되겠냐는 시선을 주시더군요;;)
어쨋든 재빨리 뛰어서 택시에 안착했습니다
전 참고로 택시기사 분들을 참 좋아 합니다
가끔 시덥지 않은 얘기도 주고 받고
껌이나 사탕도 주시고 ^ㅡ^(그게 좋은거지??)
저랑 친한 칭구넘 아버지도 택시 기사를 하시는 터라 ㅎㅎ
택시 기사분은 머리가 히긋히긋 하신 50대(나중에 알았습니다)아저씨 셨습니다
그런데 타고 나니 문득
예전에 인터넷서 봤던 글이 생각나는 겁니다
길 모르는 척 하면 10명 중 반수는 돌아서 간다는... 실험글... 이었습니다 -_-;;
(왜 하필 그게 생각 난거냐... OTL...)
젊으신 분들은 덜한데 나이가 많으신 분들일 수 록 심하다는 참고사항도 본지라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마음 속으로야 '설마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그러실까' 하면서도
왠지 모를 궁금증에 저도 모르게 그만
"아저띠~ 여기서 젤 가까운 국민은행이 어디에요^ㅡ^?" 라고 했습니다 -_-a;;
저희 집에서 가까운 국민은행은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바로 언덕 위 올라가서 조금만 가면 되는 곳(기본요금)이었고
다른 하나는 시내 쪽 한가운데 있어서 안막히고 신호 안걸려야
2500원~3000원 정도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시내라서 막히면 거의 4000원 정도 나와요 =_=;;)
그때까지만 해도 전 전혀 의심이 없었습니다
저는 나이 드신 분들의 삶을 철학을 존경하고 부러워 하던 녀석이었습니다
(중년만이 지닐 수 있는 중후함이 좋았습니다)
"아 여기서 가장 가까운데 가시려면 시내 가셔야죠^ㅡ^"
OTL... 괘니 했습니다 정말...
제 믿음은 깨져 버렸고 아마도 표정도 확 굳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 위 쪽에도 하나 있다고 하던데?"
"그 위쪽도 거리는 비슷하고, 일 보시려면 시내 쪽이 편합니다^ㅡ^"
재차... 또다시 물었습니다
그분의 양심을 믿고 싶었고
제가 부러워 하던 여지것 쌓아오신 삶의 철학을 믿고 싶었습니다
"은행일만 하시더라도 시내가 가깝습니다^ㅡ^"
"그럼 그 쪽으로 가주세요..."
그렇게 시내까지 한참(닝길 -_-;;)가면서 전 먼저 말을 꺼내서
그 아저씨와 한참(망할 -_-;;) 이야기를 했습니다
33살에 결혼 하셨다는데 아드님이 벌써 대학을 졸업해서
건설현장서 기사로 일하실 정도면
50대는 확실히 넘으신 분이었죠
인상도 참 좋아보였고 옆집서 흔히 볼 수 있는
후덕한 아저씨셨습니다
씁쓸하더군요...
제가 그토록 부러워 해왔던 중년 특유의 삶의 철학이 고작
'길 모르는 사람 등쳐먹기' 정도라니...
그 분이 몇 십년 택시 운전을 해오시면서
얻으신 게 고작 그 정도라는 것에
화가 나기 보다는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아마도 시내까지 가면 돈도 더 나오고
비도 와서 시내에 손님이 넘치니
잠시 잘못 생각하실 수 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세금 내고 와서 침대에 누을 때 까지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가 없더군요
역시나 사람이 사람을 시험한 다는거... 큰 죄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벌 받았나 봅니다 -_-;;
오늘 또다시 다짐 했습니다
사람을 시험하지 말자
그리고... 나는 나이값은 하는 어른이 되자고 말이죠 ;;

ps: 그런데... 오는 길에 탄 택시는... 뒷자석 전용 작은 액정 티비도 달려있고
노래도 요즘 걸로 바꿔서 틀어주시고 먼저 '장마라 날이 참 습하죠^ㅡ^?' 하시면서 말도 걸어주시고
4100원 나오니 100원도 빼주시더라는... 역시나... 그래도 대다수는 양심을 지켜가면서 하시는 분들이시겠죠^ㅡ^? 저런 기사 분들 정말 너무너무 좋습니다 >_<; 100원 빼주고 그런게 문제가 아니라(정말?) 자신의 일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다는 것 정말 멋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