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목사님이 저번주부터 설교 때마다 휴먼 원정대를 자꾸 이야기하시길래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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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山서 얼마나 외롭고 추웠는가"  [한국일보 2005-05-29 22:42]  
  

“무택아! 내가 왔다. 그 동안 얼마나 추웠니?”
에베레스트의 차가운 설봉에서 숨을 거둔 박무택씨가 1년여만에 시신을 찾으러
고국에서 달려온 동료들의 품에 안겼다.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트렉스타) 등반 대장이 이끄는 ‘초모랑마 휴먼원정대’는
29일 오후1시30분(한국시각) 박씨의 시신을 수습한 뒤 캠프3(8,300㎙)로 운구 도중 시신을 돌무덤을 쌓아 안치했다.
네팔을 향해 3월14일 출국한 지 76일만에 동료 박씨의 시신을 수습한 것이다.

지난 1999년 엄 대장과 K2봉 등 히말라야 4개봉을 함께 동반했던
박씨는 지난 5월18일 모교인 대구 계명대의 개교 50주년 기념 히말라야 원정대 소속으로 등정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원정대는 그러나 박씨의 일행인 장 민씨와 백준호씨의 시신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악천후에 고전하던 엄 대장과 휴먼원정대는 이날 새벽3시30분 캠프3를 출발해
마지막으로 박씨의 시신 수습작업에 나섰다.
6월부터는 몬순기후가 시작돼 날씨가 최악으로 악화해 사실상 등반이 어렵기 때문이다.
4시간30분 걸려 원정대원들은 결국 박씨의 곁(8,750㎙)에 도착했다.
박씨의 시신은 지난 1년간 산악인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지점에 방치돼 있었다.

그러나 에베레스트에 남긴 회한이 너무나 깊은 듯 박씨의 시신은 쉽사리 그 자리를 뜨지 못했다.
에베레스트의 눈과 얼음이 박씨의 몸을 감싸고 있었던 것.
대원들이 정성스레 얼음을 떼내기 시작한 지 3시간20분만에 원정대는 박씨의 시신을 들고
캠프3를 향해 하산하기 시작했다.

시신 수습은 성공했지만 운구작업은 더욱 어려웠다.
50㎙의 깎아지른 절벽들이 하산 길을 막아 섰다.
숙련된 산악인들도 혼자 몸으로 내려오기 쉽지 않은 곳이어서
시신을 운반한다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걸어야 할 모험이다.
더구나 박씨는 생전에 몸무게가 70㎏이었지만 몸이 꽁꽁 얼어 100㎏ 불어났고 눈보라도 몰아쳤다.
또한 100㎙ 정도 길이의 경사진 바위 지대도 기다리고 있었다.

시신을 끌고 악전고투하며 2㎞거리의 캠프3로 내려오던 원정대는
결국 대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시신을 8,650㎙의 세컨드스텝(가파른 암벽구간) 평탄한 곳에 안치하고
유품만 수습해 이날 오후5시 캠프3로 귀환했다.
원정대 베이스캠프(5,100㎙)관계자는
“박무택 대원이 히말라야를 사랑했고 산악인으로서
히말라야의 품에 묻히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해
중국과 네팔이 잘 보이는 양국 국경지점의 좋은 곳에 안치했다”고 말했다.

4월초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휴먼원정대는 5월 중순을 D-데이로 삼았다.
하지만 몸조차 가누기 힘든 초속 20㎙의 강풍과 악천후는 2차례나 원정대의 발목을 잡았고
엄 대장조차 편도선이 퉁퉁 부어 말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엄 대장은 자신과 박씨의 가족, 그리고 산악인들에게 한 ‘엄홍길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이날 마지막 시도 끝에 박씨의 시신을 수습하는데 성공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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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원정대의 목표 - 휴먼원정대 2005 공식 사이트

2004년 봄 시즌 CHOMOLANGMA봉(8848m) 중국측 북릉-북동릉 루트로
5월 18일 등정에 성공한 한국 계명대학교 EVEREST원정대(2004 Keimyung University Everest Expedition)의
박무택 등반대장과 장민 대원이 설맹 등의 사고로 귀환하지 못하였고,
이들을 구조하러 나선 백준호 원정대 부대장 또한 함께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하였다.

동년 5월 21일 주중한국대사관을 경유하여 접수된 티벳 등산협회(TMA)의 사고통지 공문과
타원정대에 따르면 박무택 등반대장은 8750m부근에서, 백준호 원정부대장과 장민 대원은 8450m부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현재도 등산로상에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사고를 당한 계명대학교 산악회 및 대구광역시 산악연맹
그리고 한국의 많은 동료 산악인들은, 동지들의 시신을 등반로 상에 방치해둘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여, 2005년 봄 시즌에 엄홍길 등 고산 전문가들로 구성한 원정대를 파견하여
세계의 수많은 산악인들이 오르내리는 등반로 상에 방치되어있는
고인들의 시신과 유품을 수습과 함께 타 외국 등반대의 조난사망자의 유품이나 시신을 정리함으로써,
세계 산악계에 히말라얀 휴머니즘을 제창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