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고증부분에 대해서 몇가지 첨부해야겠군요.

저기에 등장한 주인공의 로켓자살기는 2차대전때 실존했던것으로 요코스카 오카 해군 자살공격기 모델 11 입니다.
이 기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아래 고공출격 홈페이지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user.chollian.net/~hartmannshim/ohka.htm

등장하는 폭격기 역시도 일본군의 1식 해군 폭격기 24J(G4M2e) 입니다.  B-29는 보다 대형인 미군의 엔진 4개달린 4발 중폭격기죠.
저 만화에 등장하는 폭격기들보다 월등히 큰것으로 날개에 엔진이 2개 달렸나 4개 달렸나의 여부로 쉽게 구분할수 있습니다.

(참고로 2차대전때 일본군도 분명히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전투기와 폭격기의 구분이 모호해진것은 2차대전 이후 제트전투기들이 대형화되고 고성능화되며 어지간한 중거리 폭격기의 역활까지 맏을수 있게되면서 빚어진 현상이죠.   2차대전 이전에는 항공기들의 성능이 낮아서 이들 폭격기와 전투기의 구분이 분명했고 그때문에 항공기를 개발,생산하는 능력을 가진 대부분 국가들은 전투기와 폭격기를 따로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 멤피스벨에 나오는 폭격기은 B-29가 아닌 B-17 입니다.  B-29의 이전 모델로 보잉사가 내놓은 최초의 4발 폭격기였죠. B-29는 전쟁 후반기에야 대량생산되서 전쟁이 보다 일찍끝난 유럽전선에는 아예 투입되지 않고 모두 대일본전에만 투입됩니다.)


더불어 추가하자면 가미가제는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이 구상했던 각종 자살공격수단들중 가장 대규모로 쓰였고 실제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기에 유명해진것입니다.   가미가제는 그냥 일반 비행기로 돌격하는것을 말하며 어뢰에 사람이 타고 돌격하는것, 배로 돌격하는것등 온갖 자살공격수단들이 있었죠.
대부분은 별로 큰 효과가 없었지만 가미가제는 대규모로 쓰였을뿐만 아니라 실제 미군에게 끼친 피해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자살공격로켓 오카는 만화에서와는 달리 실전에서 항모를 격침시킨 사례는 전혀 없습니다.
이 만화에서는 오카를 탑재한 폭격기들이 미 함대에 육안으로 확인할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하자 요격기들이 몰려나와 저지하고 결국 주인공이 항모에 돌격하는것으로 나오는데.. 실제 미군은 이 무렵에 조기경보레이더를 탑재한 구축함들을 곳곳에 깔아두어 이들 폭격기들의 접근을 사전에 탐지하고 요격기들을 보내 이들 폭격기들이 항모에 접근하기도 전에 오는족족 모조리 격추시켜버렸죠.
그래서 이 오카의 실제 성과는 매우 낮았습니다.   저 만화에서는 오카가 활약할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단지 창작해 묘사한것일 뿐이죠.   실제 저렇게 활약한 사례는 전혀 없습니다.








p.s :밀리터리에 관심있는 사람 입장에서 볼때.. 미국의 라이언일병이나 밴드오브브라더스, 일본의 이런 애니메이션 하나하나도 고증적인 묘사가 매우 충실합니다.
비록 이 애니매이션에서와 같은 오카가 항모를 격침시키는일은 실제로 전혀 없었던 일이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미군의 헬켓 전투기나 해군의 보포스 기관포, 오카와 이것을 탑재, 투하하는 폭격기의 병기체계등 묘사는 매우 사실적이죠.

미국이나 일본의 창작자들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작품의 메세지와는 직접적으로 무관한 이런 사실적인  작품의 전제조건인 사실적인 고증을 제대로 살리는데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이러한 충실한 고증은 그것 자체가 하나의 공부가 되기도 하며 동시에 작품의 메세지와 함께 그러한 스토리에 몰입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죠.

반면 국내 창작자들은 이러한 고증에 많이 무신경합니다.  전투기가 등장하는데 속도올리는데서 조종사가 무슨 큰 일이라도 치는양 씩씩거리질 않나.. 단순히 메세지만 강조되는 차원을 떠나서 엄연한 물리적 과학적 원리에 기초해 움직이는 기계일뿐인 하나의 병기가 무슨 판타지에 등장하는 용가리뿔이라도 되는양 묘사되기도 하죠.
이런 잘못된 고증의 묘사는 어찌됬건 그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창작자의 메세지는 전달할수 있겠지만 그 반대급부로 병기와 기계.  그 이상의 현대과학과 문명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지식을 남기는 부작용을 낳게됩니다.
'무슨무슨 병기의 몇년도산 어쩌구 모델의 몇번 모델대의 어디공장 생산형의 배기관은 원형이 아니라 네모꼴이었다.......' 뭐 이런것까지 완벽하게 묘사해야 된다는건 역시도 무리겠지만 최소한 그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영향을 줄수있는 그릇된 고증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굴지의 게임회사에서 능력있는 개발자로 인정받는 주인공이 1년 365일 맨날 딩가딩가 놀면서 상당한 연봉을 받고 이여자 저여자 사귀며 놀러다니기 바쁘다....'  뭐 이런 묘사가 어떤 드라마에 등장한적도 있었죠?

이런 드라마를 보고 " 나도 게임개발자가 될테야~ " 하면서 부푼마음을 갖고 업계에 뛰어드는 천진난만한 개발자 지망생이 생겨나면 생겨날수록 김학규님같은 개발자들은 그야말로 현업에서 피를 토하게 됩니다.  ㅡ,.ㅡ

창작물에 필요한 고증의 중요성과 이것이 가지는 사회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