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컴맹이었다..요즘 말하는 컴맹이 아니라 컴퓨터를 끄고 킬줄만 아는 완전 컴맹이었다.
요즘 내가 이렇게 싸이트를 만들고 직업도 프로그래머라 그런지 다들 믿지를 않는다.
하지만 사실이다. 컴퓨터는 키지만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하는지를 몰랐다.또한 컴퓨터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보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저것이 뭐가 재미있다고..어차피 몇년만 지나면 말로 다하는 컴퓨터가 나올것이다..
나는 굳게 이런 생각을 하고 컴퓨터를 배울 생각 조차 하지 않았다.

난 늦게 대학을다녔다.내가 졸업하는 시즌에 하늘도 무심하게 IMF라는것이 터지고 말았다.
좋은 대학도 아닌데다가 전문대학을 나온 나로써는 취업이라는 벽을 넘기가 두려워 졌다.

정말 꿈도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았는데..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학력을 많이 따진다.어떤이는 능력이 최고라 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같은 사람들이 똑같은 말은 해도 일류 대학을 나온 사람의 말은 귀담아 듣고 고졸이나 가방줄이 짧은 사람들의 말은 무시를 해 버린다.나 또한 그렇게 했던거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구인 광고를 내 놓고 고졸 이상 이라는 말은 하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을 뽑을때는 대학 나온 사람들을 선발한다.
그것도 좋은 대학일수록 유리하다.실무에 있어보니 고졸이나 좀 후진 대학을 나온 사람들의 이력서는 읽지도 않고 버려 버린다...현실이다.(정말 비참하다)

졸업 년도에 난 취업을 위해 많은 것을 알아 보았다..하지만 현실은 너무 암담했다.
도저히 길이 보이질 않았다..지금 다른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선택이었다...
바로 나이 때문이었다...

이러면 안되겠다싶어 난 자격증을 공부 하기로 했다..자격증 중에서 공무원등등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릴수 있는 자격증이 뭐가 있을까 고민 하던중 정보처리 자격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때 난 인터넷조차도 하지 못하던 때라 다른 사람보다 더욱더 많은 공부를 해야만 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생각 하면 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필기에 합격하고 중앙 정보처리학원에서 비쥬얼 베이직으로 실기 시험을 준비했다.
원래 자격증 시험 과정은 단순히 시험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나왔던 기출문제만 계속 반복적으로 공부를 한다.
맨 처음 비쥬얼 베이직을 접했을때 난 우리반에서 가장 처지는 사람중 하나였다.

강사가 설명을 해주면 마음속에는 질문들로 가득 찼다.하지만 질문을 하지 않았다..너무 챙피한 질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모르고 있는것일까...이런 생각에 모르는것은 그냥 넘어가고 수업 진도 쫒아가기에 바뻤다.

중간에 포기할까 라는 생각을 한두번 한것이 아니었다.

분명 나만 모르지 않을텐데...그런데 다른 학생들도 질문 하나 없었다..어차피 시험에만 합격하면 되겠지..라는 생각 같았다...

"같이 공부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나혼자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한다면 더 도움이 될수 있을거 같았다.참고로 내 주변 친구들은 컴퓨터와관계없는 일들만 한다.

그래서 담배를 피우면서 이리저리 같은반 학생들에게 말을 걸었다..

"저..안녕하세요..지금 수업 이해가시나요?.." 이런식으로 하나둘씩 접근 하면서 급기야 자리도 조금 친해진 사람 옆에 앉아 이리저리 물어 보면서 공부를 하였다.
사람들을 사귀고 나서 일까...난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용기가 나기 시작했다.
모르는것이 있으면 예전에는 챙피해서 그냥 넘어갔던 일을 그때 그때 바로바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처구니 없는 질문 일지 몰라도 난 거침없이 질문을 하였고 그날 수업중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수업을 도강하였다.

그때 그강사는 아마 내가 엄청 귀찮았을것이다..난 그러면서 비쥬얼베이직 재미에 푹빠져 시험 외에 다른 프로그램도 만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실기 시험날이었다...조금은 긴장을 했다...시험지가 나왔을때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 이유는 답이 다 보이는 것이었다..내 생애에 시험지를 받아 보았을때 이렇게 답이 다 보이는 순간은 아마 그때 뿐이었을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전교 1,2등 하는 학생들은 시험을 볼때 저런 기분이겠구나'라는생각이 든다.

실기시험을 본사람은 알겠지만 300명 정도 모여 시험을 본다.시험 시간은 잘 기억은 안나지만 60~90분으로 기억한다..하지만 난 그 시험을 10분안에 다 풀어 버렸다.그리고 답안지를 들고 일어나니까
그 300명 수험생들이 나를 다 쳐다 보았다..."저놈 또 백지를 내는구나"..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겠고 그 틈을타서 컨닝 할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검토까지 다 하고도 10분이 넘지 않았다...더 이상 볼것이 없었다..난 당당히 시험지를 제출하고 그자리를 나왔다..정말 내가볼때는 너무 쉬운 시험 이었다..결과를 보니 만점 이었고 합격률은 40%정도 였다...

난 자신감이 생겼다..40% 합격에서 제일 먼저 시험을 풀었고 또한 만점이니 난 컴퓨터 천재인가봐..하하하하....난 이길로 나가야해....!!!!!

이런 생각에 빠져 난 더욱더 공부를 하기 위해 다른 학원을 찾아 보았다.

그런데 이 자신감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자신감이 무참하게 무너진 순간은 내가 웹 마스터 과정을 듣기 시작했을때 부터다..내가 웹 마스터 과정을 다닐때는 한창 웹에 대해 인기가 있을때 이다.


강남에 위치한 xx컴퓨터 웹 마스터 2기에 난 당당이 들어 갔다..비쥬얼 베이직과 c언어중 하나를 할줄 알아야 한다기에 난 비쥬얼 베이직에 자신감이 있었고..또한 다른 것도 또한 자신있었다..
그때는 정말 컴퓨터 암것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그곳에 학생들은 날이 가면 갈수록 엄청난 고수들이었던 것이다..내가 볼때는 그랬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다 컴퓨터 공학졸업자 아니면 지금 재학중 이었고 또한 비쥬얼 베이직이 아니라 다른 프로그래밍도 잘 하는 학생도 있었다..
더욱더 무서운것은 주변에 친구들이 다 컴퓨터 전공자라는 것이다.이건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 었다.
그래서 인지 똑같은 수업을 듣고 집에 가지만 그 이튿날이면 그 학생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다른것까지 더 알고 있는듯 했고 난 수업따라 가기에 바뻤다..

하루 이틀...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와의 실력은 격차가 더 벌어 졌다..

html수업중에 난 태그를 공부하기 바쁜데 그 학생들은 다른것을 보면서 다른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즉 HTML은 다 안다는 말과 같다는 것이다..

전공자들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처진 학생들이 하나둘 학원을 그만 두기 시작 했다.
나도 거의 그만 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때 나이 27살 11월...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었다.
난 이것을 여기에서 그만두면 다른것은 도저히 할수가 없는 나이라 생각 했다.

꾹 참고 억지로 다녔다..강사또한 많은 사람들의 수준에 맞추다 보니 점점 어렵게 강의를 진행해 나갔다...나는 강사에게 뭐라 말을 할수가 없었다...

NT를 공부할때 인거 같다...강사에 말에 난 너무도 놀랐다..

" 음..저기 저 학생 3명은 전문 해커입니다..NT를 뚤어 보겠다고 배우는 학생들이지요.."

이렇게 소개하는것이 아닌가...해커라..난 그때만 해도 해커들은 컴퓨터 천재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 했다...정말 자신감도 잃고..힘이 많이 빠졌다...아침 6시 30분에 나와 학원에 가지만 자신감을 점점 잃고 있었다..그때 난 집이 의정부라 강남에 있는 학원까지는 2시간 정도 걸렸다.

하지만 수업은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출석만 확실히 하자라는 생각에 매일 매일 학원은 열심히 다녔다.
4개월 정도 지났을때인가...전공 학생들은 자신감 때문인지 학원을 자주 빠지게 되었다..
좀 한다는 친구들도 점점 학원을 빠지는 횟수가 많아 졌다...어느 학원이고 마찬가지이지만 4개월 지나고 나니 점점 출석률이 저조해 졌다...난 이때다 싶었다...난 4개월때 부터 정말 학원에서 살았던거 같다.아침에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몰래 저번달에 들었던 과목을 다시듣고...저녁에는 또 아침에 수업을 되풀이 해서 듣고...지금 생각 하면 정말 그때 학원을 열심히 다닌거 같았다..

그러자..어느순간부터 강사의 수업이90%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이건 엄청난 일이 었다..난 그전까지 강사의 말이 60%정도 밖에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저번달에 들었던 과목이 잊혀질만 하면 또 저녁에 몰래 강의를 듣곤 했다..
(솔직히 말하면 난 웹 디자인 과정을 돈 하나 내지 않고 전 과정을 다 도강을 했다.실로 엄청난 일이 었다.지금에서야 말하지만 xx 컴퓨터학원에는 너무도 죄송스러운 일이다.^^)
출석표를 보자고 하면 깡으로 밀고 나갔다.."저 관리부에서 내일 오라는데요.." 이렇게 말하고 난 그 다음날부터 가장 일찍 강의실로 갔고 강사에게 많은 질문으로 친해질려고 노력했다.
어떤 강사에게는 도강 이라고 솔직히 말을 한적도 있다.(보통 강사분들은 거의다 이해를 해주셨다..
그때 강사분들께 정말 감사 드린다.)

가끔 강사들이 아침에 나를 보았는데 저녁에 또 내가 있으면 놀라곤 했다...

점점 나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생겼고...또 많은 사람들과 점점 친하게 되었다..
그때 부터 우리는 같이 모여 공부를 하고 또 내가 모르는것이 있으면 남들에게 물어보고 서로 공유 하면서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그때는 웹 마스터라는것이 별로 없어서 인지 학원 수료후에는 정말 하루에 10군데정도에서 스카웃이 들어 왔다...정말 기쁜일이었다...


IT쪽을 생각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난 꼭 이 한마디는 해준다..

"항상 겸손해라..~~"..

이 세계는 고수는 없다..다만 그 분야만 나보다 더 아는거 뿐이다..항상 겸손해야 한다..

항상 서로 공유할줄 알아야 한다...이 부분을 너무도 중요하다..자신도 남에게 도움을 받았으면서
정작 자신은 왜 남에게 알려주기 싫어 하는가...정말 이해 할수없는 부분이다.
항상 공유 하면서 같이 공부를 해가야 한다...이 계통은 혼자 버틸수 있는 곳이 아니다.
당신의 적은 바로 옆 동료들이 아니다..조금더 멀리 볼줄을 알아야 한다.

또한 너무 한번에 많은 것을 배울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예를 들어 웹디자인너 신참이 ASP를 배운다고 한다고 하면 난 적극 말린다.

아무리 asp가 쉽다 해도 그리 간단한 언어가 아니다..난 그런 사람에게는
"지금 하고 있는 플래쉬나 포토샵을 더 완벽하게 하고 나서 어느정도 자신있을때 그때 도전해 보세요."

이 말은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중요한 일이다..잠깐의 욕심에 두마리 토끼를 잡을려다가 다 놓치는 것을 많이 보았고 또한 내가 직접 경험을 해보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난 웹마스터과정중 웹 디자인 과정까지 전부 이수했었다..하지만 지금은 웹 디자인은 하나도 모른다..만질상황이 거의 없다..그때 웹 디자인 과정을 공부 하느니 그때 공부 하고 있던 웹 프로그래밍을 더욱더 공부 했었으면 하고 후회 한다.

이젠 어느덧 경력 2년정도 되어 간다..2년 정도면 이제 혼자 알아서 해야 할때라 한다.
즉 도움없이 주어진 일을 혼자다 할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위에 있는 사람보다 밑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하지만 두렵다..솔직히 너무 두렵다..
특히 신입들은 너무 두렵다...가끔 회사에서 질문을 많이 한다...그럴때 마다 난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신입들은 "경력자들은 다 알고 있을거야" 라고 생각 하는 모양이다..정말 무서운 일이다.

난 어차피 이길을 가야 한다..이젠 돌이킬수가 없다...밤샘작업을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하고 끝도 없는 노가다 일도 불평없이 해야만 한다.또한 새로운 기술에 대해 항상 공부를 해야만 한다.

그래야 살아 남는다..IT쪽에서 직장을 그만 둬야 할때가 언제 인지 여러분은 아는지 모르겠다.
그건 새로들어오는 신입들이 나보다 더 월등한 실력을 가졌다고 생각이 들면 그 사람은 사표를 써야 한다..쓰기 싫어도 어쩔수 없이 사표를 쓴다...살아 남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특출한 기술이 있어야 한다.

코딩을 못하면 문서 작성이라도 잘해야 한다..실력이 없으면 남들보다 더 부지런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살아 남는다..

지금까지 내가 프로그래머가 되기까지 과정과 현재 생각을 적어 보았다..
그냥 두서없이 나의 생각을 적은것이다..다른 사람들은 나의 생각과 다를수 있을것이다..
앞으로 이 쪽을을 하고싶은신 분들이나 컴퓨터쪽을 공부하고싶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어느 인터넷에서 읽은 이런말이 생각난다.

"알기만하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좋아하는자는 즐기는자를 이기지 못하리라. "


-나뭇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