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SBS다. 그것도 1편!
1990년에 개봉한 영화 <나홀로 집에>는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며 주인공 매컬리 컬킨을 세계적 스타로 만들었다.
1편은 총 2억8500만 달러, 2편은 1억7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크리스마스의 가족 해체 현상을 슬며시 얹어 도둑과 이를 막는 아이의 기지를 재미있게 그린 작품이나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고 해도 공중파 방송에서 빈번하게 등장한다면 이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나홀로 집에>에는 명절이나 국경일에 혹은 주말, 특별한 휴일에 시도 때도 없이 빈번하게 공중파를 장악해왔다.
더구나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기 때문인지 해마다 지상파 텔레비전을 채워왔다. 몇 년간의 방송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다.
- 2004년 나홀로 집에(SBS 25일 오후 5:50)
- 2003년 나홀로 집에(SBS 25일 오후 4:25)
- 2002년 나홀로 집에 3(MBC 25일 오전9:45)
- 2001년 나홀로 집에 2(MBC오전 25일 11?05)
- 2000년 나홀로 집에 1, 2, 3(MBC 23일 오후11:5분, 24~25일 오후 11:35)
가만히 보자면 이전에는 MBC가 집중적으로 <나홀로 집에>를 방송하는 바람에 많은 비판을 받아서 주춤하는 사이 이제는 SBS가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1, 2, 3편을 섞어서 방송사들이 번갈아 가면서 크리스마스를 TV를 장식하고 있다. 순환 보직 관리자도 아니고 번갈아 가면서 크리스마스 전파를 장악하는 모양새다. 그래도 케이블 TV 캐치온에서는 25일 <나홀로 집에 4>를 방영하는 것은 이것에 비하면 덜하다. 물론 4편은 작품성이 하나도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이렇게 지상파 방송사가 크리스마스에 같은 영화들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을 가족영화의 풍성함으로 여기는 이들은 없다. 아직도 일부 매체에서는 가족영화의 풍성함으로 보도한다. 아무리 그 영화가 유익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볼 수도 없다. 더구나 한국 영화가 마땅한 것이 없다는 구실아래 문화적 다양성을 훼손해 왔다고 이를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가만있지 않을 듯 싶다. 이번에 SBS를 비판하면 <나홀로 집에>가 이제 KBS로 가 방송 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설마 MBC로 다시 돌아오겠는가.
글/김헌식(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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