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팽이 ]

쎄게 돌리면 윙윙
하고 돌아가는 팽이

꼭다리가 찍혀서 빠게지면
"윽, 내팽이"하는 아이들

난 팽이에 고수
누구든지 덤벼라! 상대해 주마
(쓰기 싫으면 쓰지 마라.-담임의 글)]
(쓰기 싫으면 쓰지 말라는 담임의 글로 더 유명해졌었지요? 아시는 분들은 아실 듯)


여기 까지가 원래 있던 글이지요.


아래는 평론입니다.


○ 주제 :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 소재 : 팽이

○ 종류 : 자유시, 참여시

○ 분석

우선 이 시의 소재 선택에서 작가의 천재성이 보인다.


팽이는 멈추지 않도록 채찍질(?)을 해 주지 않으면 멈춰버린다.

작가는 이 팽이를 이 사회에 비유하고 있다.

이 사회 역시 제대로 굴러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비판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이다.

즉 작가는 지금의 시대를 멈춰가는 팽이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형식에 있어서도 자본주의 사회라는 자유방임이라는 패러다임에 맞춰 형식에 얽매인 정형시를

선택하지 않고 자유시로서 그의 시어를 발전시켜 가고 있다.

그럼 첫째연 첫행부터 분석에 들어가보자.


"쌔게 돌리면 윙윙"

여기서 쌔게라는 시어는 시적허용이 적용된 사례이다. "세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이 말은 당연히 "세게"라고 해야 옳은 말이지만 작가는 "쌔게"라는 시어를 선택함으로써 강렬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그리고 윙윙이라는 의성어를 마지막으로 하여 팽이가 돌아가는 모습을 의성어로 간결하게 마침으로서 시를 읽는 사람에게 이미지로서 형태를 상상하게 하며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하고 돌아가는 팽이"

의성어로서 간결하게 매듭지었던 첫행을 이어주는 행이다. 여기서 주의깊게 보아야 할 것은 원문에서 보듯이 "돌아가는"이라는 시어를 쓸 때 망설인 흔적이 보인다.

즉 작가는 진실로 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는지의 의구심을 가지고 시를 쓰다보니 "돌아가는"이라는 시어에 있어서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다.


첫째 연은 이 시의 도입부로서 독자로 하여금 관심을 유도하면서 작가가 앞으로 주제를 향하여 어떻게 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꼭따리가 찍혀서 빠게지면"

이 행은 본격적으로 주제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 시의 주제가 되는 행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의 형태를 볼 때 "꼭", "따", "찍", "빠" 라는 탁음을 사용함으로써 강렬한 이미지를 나타내고, 또한 주제 행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장 기억에 남을 시구를 선택한 작가의 천재성이 가장 돋보인 행이다.

물론 여기서도 "꼭지","부숴지면" 이라는 말을 시적 허용이 적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행의 의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결국 도태되고 굳이 돈이 아니더라도 타인에 비하여 능력이 모자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을 비꼬고 있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정리해고에 대한 작가의 안타까운! 마음이 묻어져 나온다. 그리고 이 행은 앞으로 2010년 수학능력 시험에도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큰 행이다.

수험생들은 밑줄을 그어놓기를 바란다.


""윽 내 팽이"

하는 아이들" : 팽이가 쓰러져가는 모습을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본 시점을 적용시키고 있다.

이는 현실에서도 가장의 실직이 그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하여 제 3자의 시점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러한 것을 가장 순수한 시점인 아이들의 시점으로 나타낸 것을 보면 다시한번 작가의 천재성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윽 팽이"라고 하지 않고 "윽 내 팽이"라고 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나의 것(mine)" 즉, 개인의 소유욕을 암시하고 있다.

결국 가장 순수한 아이들의 눈도 자본주의의 병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둘째 연은 이 시의 주제 연으로서

사회가 다원화 되어 있음을 시의 여러 표현 방법으로 대신하고 있고 눈에 보이는 듯한 이미지로서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보아 과거 회화체를 즐겨 쓰던 시인인 김광섭, 정지용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음이 보인다.

작가는 주제를 이미지화 시켜서 직접 드러내지 않는 천재성이 다시한번 느껴지게 한다.


"난 팽이의 고수"

이 행은 작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목표가 보인다.

이 시대에서 진정으로 살아 남으려는 목표이다.

특별한 수식과 미사여구 없이 간결하게 나타냄으로서 확고하고 단호한 목표가 돋보인다.


"누구든지 덤벼라! 상대해 주마"

마지막으로 그의 의지가 나타나 있다.

이 시대의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것이라는 작가의 의지.

그것을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로 나타냄으로서 작가가 살아갈 미래가 보이며 그의 앞으로의 작품세계를 암시하고 있는 결말이다.



○ 결론

이 시는 아마추어 시인이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으며 소재선택과 시어 하나하나에 있어서 흠 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시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그가 이렇게 완벽한 시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스승이 마지막에 남긴 한마디 "쓰기 싫으면 차라리 쓰지 마라"라는 글을 통해 볼 때 그의 스승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의 스승은 제자가 아마추어 시인으로서 이렇게 사회 비판적인 시를 계속 쓴다면 시라는 순수 문학의 영역을 암울하게 볼 것을 우려하여 간접적으로 작가에게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스승과 이렇게 시적인 대화를 평소에 하는 것으로 볼 때 작가의 시적 세계는 그의 스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앞으로 그의 작품 세계가 과연 스승의 충고대로 순수 문학으로 행보를 달리 할 지 아니면 마지막 연에서 보인 확고한 의지를 지켜 계속적인!

사회 비판적인 작품을 고집할 지 기대가 되며 우리가 이 시를 대함에 있어서 코웃음으로 넘겨버린다면 우리는 또 한명의 시대가 버린 지성인을 낳게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