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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여행사에서 이밴트를 하길래 작성해 올려본 글입니다.
읽어보고 1g만큼이라도 무서웠다면 위 페이지에 발도장 한번 찍어주세요..^^
부탁합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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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분들에겐 재미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최대한 알기 쉽게 썼다고 생각하며 적어봅니다.


제가 군복무한 곳은 강원도 고성에 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뻥치지마라' 라고 하겠지만, 정말로 저희 부대는 무연고와 연고지 묘가 섞여있는 분지 중앙을 깎아서 자연적인 방어형태(3면이 산으로 막혀있으니까요)를 띄우는 보병부대입니다만, 문제는 무덤 이전이 안된 무연고 묘지들이 부대 주변 곳곳에 박혀 있습니다.

막사 2M뒤 이전이 안된 주변 주민들의 연고/무연고 묘지들이 뒤섞여 명절때면 민간인들이 들어와 부대 이곳저곳에 박힌 묘 손질을 한다면 말 다 한거죠.


아. 이런 묘에서 유령이 나온다거나 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유령은 두어번 봤지만 그저 희멀건, 눈두덩이 두개가 뚤린 물체가 둥실둥실 떠다니며 쳐다보다가 사라질 뿐 별로 무섭진 않으니까요. 오히려 즐긴다고 해야하나...


문제는 몇년전 자살한 죽은 병사의 유령입니다.

이 병사는 하도 어리버리하여 고참과 간부들에게 거의 매일 구타와 욕설의 연속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당시엔 구타가 일상화 였으니 별 꺼리도 아니었고요.

일이라도 잘하면 조금 덜 맞을탠데 일도 못해서 매일 잔업때문에 잠도 안자고 자정을 넘겨가며, 연병장을 가로질러가서 자신의 사무실로 가서 일을 한답니다.(사무실은 막사에서 연병장을 가로질러 정 반대쪽에 있습니다)

덕분에 이 병사 매일 밤마다 뛰어다니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하여 이 병사. 수면부족과 구타 욕설... 결국 그 병사는 자살을 하고 말았지요.


문제는 이 군인이 아직까지 뛰어다닌다는게 문제입니다.

보초근무 하러 나가는 애들이 그 녀석을 봤다고(선배라고 해야하나..) 아주 가끔씩 예기하는데 밤에 일하러 가는 저에게 겁주려고 가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저 역시 잔업과 본업때문에 자정을 넘긴 밤근무가 잦았거든요.

문제는 정말로 그 병사를... 보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다음날 큰 검열이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간,전 장부를 잔뜩 들고 사무실 쪽으로 뛰어갔죠.
그러데 얼마 안있어 바로 뒤에서 누군가 '헉' '헉' 거리면서 뛰어오더니만 제 옆을 스윽 스치면서 지나가더군요.
'어떤 놈이 인사도 안하고 그냥 뛰어가지?' 하고 생각하며 저역시 뛰어가고 전 제 사무실로, 그 녀석은 옆 사무실로 갔죠.

사무실 자물쇠를 열려고 꼼지락 거리던 차에, 그 녀석은 그냥 문을 바로 열고 '쾅!' 닫고 들어가더군
요.

'저 사무실은 밤에 자물쇠도 안잠고 가나?' 라고 중얼거리다가. '아 맞다. 복사해야하는데... 저 사무실에 복사기 있지.. 저녀석 온 김에 복사나 해야겠다' 라는 말과 함께 그 사무실로 걸어갔습니다.

'야 문 좀 열어봐!. 불도 안키고 문잠고 뭐해?' ...

깜깜한 사무실. 사람은 들어갔는데 불은 안 켜져있고 문은 잠겨있고 '도둑인가?' '지금 장난하나?' 꿍시렁 거리면서 문을 덜컥거리는데...

제 머리맡에 보이는 자물쇠 뭉치.. 자물쇠 뭉치를 풀어야만 들어갈 수 있었던 그 사무실.
안에서는 절대 풀수도, 밖에 있는 뭉치를 잠글수도 없는 그 것.

그것이 그대로 잠긴체로 있더군요.


순간 기억이 났습니다. 그 병사는 그 사무실 병사였다는 것을...


무참하게 깨질 각오를 하고 전 온 몸에 소름이 돋음과 동시에 막사로 도망갔습니다.


절대 잊을래야 잊을 수 없습니다.

내 옆을 가로질러가며 숨을 헉헉 거리면서 뛰어가던 그 꺼먼 사람을..
사정없이 문을 활짝 재끼며 쾅 닫는 소리와 함께 들어가던 그 사람을...

그리고 닫힌 자물쇠 뭉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