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에 군 동기들이랑 술 먹고 집에가기 뭣한 시간이라 근처 찜질방에서 자고 점심 즈음 나갔습니다.
근처 시장에서 대충 밥을 먹고 역으로 갈 찰나, 왠 승합차가 방송으로 '쌀라면 무료 증정합니다 오셔서 받아가세요' 라고 그러길레 가난한 자취생 星. 낼름 그 장소로 가서 기다렸지요.

거기엔 이미 몇명의 아주머니 아가씨 청년 등등이 서 있었고, 라면 5개들이 한봉지씩 들은 라면박스가 몇박스 쌓여 있었죠. 줄 서 있는 사람들에게 직원들이 무슨 전단지를 나눠주며 이걸 읽어봐야 라면을 준다고 했습니다. 전단지 안에는 우리 농산물과 외국 농산물에 대한 구별법. 그리고 신고 요령과 포상금이 적힌 종이였죠. '음 수상한 것은 아니구나. 정말 우리 농산물 걱정하는 직원들인가보다' 싶었쬬,

저도 일단 서 있었고 줄이 길어질 즈음 '2분 남았습니다 서두르세요'라고 하자 줄은 조금 더 길어졌죠.

시간이 다 되고, 라면을 금방이라도 나눠줄 폼을 잡던 직원들은 방송하던 차량 옆에 1톤트럭으로 인도하면서 저기서 나눠준다고 줄서서 가라고 권했죠.

사람들은 거기로 우르르 몰려갔고 트럭 앞에는 라면박스와 소금 잡곡 이상한액체가 든 병(목초액이라 하더군요) 쌀비누 이렇게 5박스가 쌓여 있었습니다. 그 1톤트럭(+천막으로 3곳을 가리고 한쪽을 트인)안에는 한 사람이 앉아있었고 TV와 비디오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처음엔 우리 농산물을 살리자, 각 지역 특산물이 바뀌고 있다(제주->감귤x/한라봉0 금산->인삼x/장뇌산삼0 등) 이유는 값싼 외국 농산물에 수지타산이 안맞는다. 농약덩어리니 먹지말라. 등 이었죠. 그런 말을 하면서 한종류씩 나눠 줬습니다.

여기까진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티비를 틀면서 경동시장서 판매되는 장뇌삼은 국산이 아니다. 국내에선 장뇌삼을 재배하지 않는다. 장뇌산삼이 맞다. (두가지가 틀리다고 그러더군요. 장뇌삼은 밭,산삼은 산에서 제배)라며 보도 자료(장뇌삼 밀수와 원산지 허위 판매 내용 MBC) 두가지를 틀어 주더군요. 그러면서 장뇌산삼에 일생을 바쳐 연구한 어떤 박사의 인터뷰 내용으로 이어지며 두가지 구별법,사용법,효능을 설명과 함께 예기하더군요.

장뇌산삼은 성인 2~3뿌리 심신허약자나 만성질환자는 두배를 먹어야하고 십전대보탕과 함께 달여서 먹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안된다. 한약방에선 다림하는게 돈이 든다 등의 내용으로 3뿌리가격 30만원만 받고 거기다 4000원 할인하는걸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다. 라며 2포 들이 작은 한박스 6개가 든 큰 한박스를 보여주며 29만 6천원 순 국산 장뇌산삼 사용이라는걸 강조하며, 이 비싼걸 여러분께 줄 순 없고 대신 두포씩 나눠준다. 이 두포가지고 효능을 바라진 말고 그냥 이런거다 라고 알아달라. 라고 하더니만 전에 서울 오기전에 대전서 할때 두포씩 나눠 줬더니 마약도 아닌데 무슨 효과가 없다 식으로  악선전을 해서 오히려 곤란해졌다 그래서 그냥 제일 말 잘하고 열성적인 사람 5분에게 한박스씩 나눠주는게 낳을거 같다. 하며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 5명을 임의로 뽑아다 나눠준다고 했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한박스론 효능이 없으니 두박스를 드린다고 하더군요. 한박스가지고 너무 큰 효과를 바라지 말라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저요 저요 그러고 젤 목소리가 큰 사람인지 만만한 사람인지..5명을 추려다 저쪽서 준다고 인도해가고 전 뽑히지 못한 관계로 그냥 서 있었는데, 5명을 넘었는데도 저쪽서 준다고 계속 인도하더군요. '어? 이상하다. 7명짼데..왜 더 준다고할까?'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저에게도 준다면서 라면 하나를 얹어주며 하는말이 '한박스론 효능이 없지 않느냐.. 그래서 두박스를 주는건데 두박스 가격을 내는게 아니라 한박스 가격만 내는거다.. 건강에 투자할 생각이 없느냐 있으면 가서 받아라'라는등의 말로 권유를 하더군요. 한포 두포 나눠 준다고 할때까지만 공짜 예기였고 말이 구렁이 담넘어가듯 바뀌면서 돈을 내야 하는걸로 바뀌더군요.

전 '아.. 됐어요' 라고 하며 나오고 그사람은  순간 인상 찡그림 --a. '이놈들.. 무슨 학교 앞에서 장난감 준다면서 코흘리게들 학습지 권유하는것도 아니고 뭐하는거야' 라고 생각하며 가는데..아까 그 뽑힌 인원들. 열심히 종이에다 집 주소며 연락처를 적더군요. ... 여러분 그거 공짜 아니레요. 29만 6천원이레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신경쓰기 싫어서 나왔습니다.


농협 분들.

부탁이건데 정말로 우리농산물을 생각하신다면 거기까지만 생각해 주시고 거기에 어떠한 것도 더 첨부하지 말아주세요. 밥맛입니다.

p.s 충북 어디 농협 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생소한 지명에다 기억력이 모자라는 관계로 잊어버렸습니다.

p.s2 그 제품은 7월부터 출시 예정이라더군요. 사기꾼이 아니라면 농협 하나로마트-인삼가공품 검색에서 안나왔으니 맞겠고(맞으면 맞는대로 밥맛이네요.) 사기꾼이라면 그놈들.. 농협 이미지 더 떨어뜨리기 전에 어서 잡아주시길.


추가 : 대전충남염소농협이라고 하네요 -- 저같은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네이버 지식인 검색하니까 꽤 많이 나오네요.

http://kin.naver.com/browse/db_detail.php?dir_id=706&docid=196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