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공룡' 행복한 고민
MS "소송 등 대비 비축"…전문가 "배당금 늘려야"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다른 기업들엔 '달나라 얘기'같은 숙제 하나를 가지고 있다. 4백90억달러(약 57조8천억원)에 이르는 여윳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미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8월 11일자)는 MS가 보유한 어마어마한 현금에 대해 투자자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지만 MS는 이를 해결할 마음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실 4백90억달러는 MS가 가지고 있는 현금과 1년 미만의 단기투자금에 지나지 않는다. 중.장기 투자금을 포함한 MS의 총 여윳돈은 6백27억달러에 달한다. MS는 현재 대부분의 보유 현금을 일반 회사채나 국공채 또는 단기투자에 묻어둘 정도로 보수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투자실적은 나쁜 편이 아니다. 사업과 관련이 없는 순수투자에 대한 수익은 지난 3년간 7.3%에 이르며, 지난 회계연도에 벌어들인 총 투자이익은 순수입의 16%에 해당하는 16억달러에 달한다.

그렇지만 MS 투자자들로선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펀드 매니저 래리 퍼글리어는 "MS가 그 많은 돈을 엉뚱한 곳에 투자해 날려버릴까 걱정"이라며 "주당 8센트에 불과한 배당을 올려주든지 아니면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S가 과연 이 같은 많은 돈을 보유할 필요가 있을까. MS 경영진은 유럽연합(EU)에서 진행 중인 반독점조사와 경쟁업체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의 소송에 대비해 돈을 비축해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향후 신규사업에 진출하려 해도 상당한 돈이 들어가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 투자금 4백90억달러는 지나치다는 게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이다. EU와의 소송에서 진다고 해도 32억달러, 선 마이크로시스템스가 주장하는 피해액도 1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여윳돈은 3백억달러 정도면 충분하다며 비축자금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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