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에 사는 김길수 할아버지(70)는 하루 서너 시간씩 온라인게임 `거상` 을 즐기는 게임 애호가다. `거상` 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적들과 싸우거 나 장사를 해 이윤을 남기는 것이 내용인 게임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과 대만에 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김 할아버지는 `거상` 태극서버에서 레벨이 110이고 비호서버에서는 레벨 79 인 캐릭터를 키울 정도로 온라인게임 세상에서는 초고수, 인터넷 용어로 `겜짱 ` 이다.

35년생으로 광복과 한국전쟁 등 격동의 세월을 체험한 김 할아버지는 40평생 생업으로 해오신 인테리어 사업에서 은퇴한 후 낚시 등 다양한 취미를 즐겼다.

한때 낚시에 빠지셨을 때는 남동공단에서 기계를 사다 직접 찌를 만들 정도였 는데 2년 전 낚시를 못 가는 날 무얼 할까 궁리하다 당시 유행하던 블리자드 P C용 게임 `디아블로` 로 게임 세상에 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게임세상 속에서 `젊은 애들` 이 너무 욕을 많이 하고 귀찮게 졸라대서 `거상` 으로 바꾸었단다.

김 할아버지는 "눈이 침침하고 타자가 느려서 그래도 힘들어. 실수로 그 동안 키우던 캐릭터를 날린 적도 있지."

그러나 이제 `어르신 오셨느냐` 고 먼저 알아보고 인사하는 게임 동료들도 늘 어나 사회생활도 풍부해지셨다.

김 할아버지는 "내가 있는 `고구려 상단` (게임 속 커뮤니티)은 30세 이상만 활동해서 한결 편해" 라며 "오래 하다 보니까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도 하고 지 방에서 서울 올 일 있으면 집에 들르기도 하지" 라고 말한다.

집에서 컴퓨터를 오래 하니까 건강을 해칠까 걱정하는 할머니 잔소리도 늘어나 지만 온라인게임 재미만은 놓을 수가 없다고.

"처음에는 낯설어서 길도 못 찾았는데 게임 내용이 신사적이고 거래하는 것도 재미있어서 할 만해."

게임을 하다 보면 어려울 때도 있고 한계에 부닥칠 때도 있지만 `대장몹` 처럼 강력한 적(몬스터)을 잡았을 때 통쾌함이란 비할 데가 없다며 즐거워한다.

" `어디서 무엇을 잡겠다` 는 목표가 없으면 게임도 재미가 없어."

4남매를 둔 김 할아버지는 둘째 아들과 함께 사는데 마침 아들도 `거상` 게임 을 즐긴다.

집에 있는 컴퓨터에 나란히 앉아 공무원인 아들과 함께 게임을 하다 보면 게임 속에서 필요한 무기나 돈을 서로 빌려주고 함께 싸우면서 부자간 정도 돈독해 진다고 한다.

출처 : 매일경제


p.s :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