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의 순환이란 A를 증명하기 위하여 B를 쓰고, B를 증명하기 위하여 A를 써, 결국은 모순되게 되는 위
험한 논증법을 말합니다. 이렇게 쓰면 매우 어이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활의 전반에서 항상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화석을 예로 들죠.


이 화석은 중생대의 것이다.
중생대의 지층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 지층에서 중생대의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런겁니다. 실제로 C14원자 붕괴에 따른 시간을 정확히 재낸다고 해도, 그것이 저런 구분이 참이라는 것
을 입증해주진 못합니다.
이렇게 A와 B로 단순하게 된 논리라면 모르지만, 좀더 복잡하게 나아가면 머리가 아파지죠.
수학에서 보면 모든 공식들이 정교하게 맞물려 참이 됩니다. 고등학교를 다녀보신 분이라면 공식 유도하
기 정도는 해보셨을꺼라고 봅니다.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식들이 모두 다 참이라면, 전체 구조 또한 참
입니다. 하지만 그 중 기본을 이루는 공식 중에 참임을 입증할 수 없는 것이 끼어있다면, 전체의 구조가 참
인지 거짓인지 말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간단히 말해, 1+1=2 가 참이 아니라면 수학의 전체 체계
가 무너지게 됩니다.(스스로는 별로 그럴 일이 생길꺼라고 생각 안합니다만.)



뭔가 복잡한 말을 써놓긴 했는데… 프로그래밍에서도 논리의 순환은 어쩔수 없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상호 작용을 하는 함수들로 이루어져 있는거니까요. 모든 함수가 모든 함수에 대해 참이라 해도,
버그가 생기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거기다가 하나가 틀리게 되면 도미노 현상
으로 좌르륵 넘어가는 거죠.

분명 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는데도 원하던 결과물이 안나오던 간단한 과제물에서, 듀를 넘기고서야 가장
기본 클래스에서 삑사리가 난 걸 발견했을때의 정신상태로 글을 씁니다. 요상하게도 그 삑사리 난거에 맞
춰 다른 클래스들도 짜여져 있더군요. 당췌, 무슨 생각으로 과제를 했는지 기억조차 안납니다. 아는 오빠
가 그걸 보면서 억지로 하라고 해도 안되겠다, 라고 평했던게 기억납니다.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닌게지요.
(실소)




요는 도대체 밤에 잠이 안오니 요상한 게시물을 쓰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걸 쓰다보면 잠이 오지 않을까
해서 써봤지만, 역시 잠은 안오네요.

모두들 이 난잡한 글을 잊어버리시고 좋은 하루(또는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잠을 청해 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