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잠시 졸아 두 정거장을 건너 와 버렸다...


심신이 몹시 피곤하여, 걷기도 싫었을 뿐더러...

.....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그 거리는 내가 무척이나 싫어하는 거리였다...


어쨌든 버스도 끊기고 주머니엔 고작 200 원..

현금 지급기를 찾아 봤지만 이미 1 시간 전에 문이 닫혀 있다...


1.8 km 가량 되는 그 거리는 정말 죽어도 걷기 싫었다...


이리 저리 조금 걸어도 보고, 앉아도 보았지만...

정말 그 거리를 걷는 것은 죽는 것만 같은 길로 느껴졌을 뿐이었다...




결국 어떻게든 택시를 타야 겠는데...


심지어, 구걸을 하거나, 설거지 아르바이트 까지 생각을 해 봤다...


..... 그 거리가 걷기 싫어서 한 시간을 설거지 라니...



마침내 머리를 굴려서 나온것... 지갑속에 들어있던

제법 많은 '승차권' 들..


3 장만 해도 2100 원, 택시 기본요금은 1500 원..

기본요금으로도 충분히 벗어 날 수 있을거라 생각되는 '그 거리'...


나는 즉시 그 승차권을 팔기 위한 도전에 들어갔다...



1 번째 주사위..

애당초 '아주머니' 를 겨냥을 했다.

학생들은 집에서 타다 쓸테고...

아저씨 들은 주로 승용차를 이용하려나?...


한 아주머니를 붙잡고 정중히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였다.

뜻 밖에도 두가지 사실을 간과하였음을 깨달았다...


하나는 요즘 기승을 부리는 '위조 승차권',

다른 하나는 '어두운 시간 때' 에 맞물려,
'더욱 어두워진 아주머니들의 시야'
(이래서는 위조가 아닌지 확신이 설 수가 없다.)


이윽고 아주머니는 단돈 1000 원을 꺼내셨고,

기본요금을 설명하며 500 원을 더 요구하자,

잔돈이 없으시다며 결국은 그냥 가버리셨다.



2 번째 주사위..

화장이 짙은 아주머니였다...

붙잡고 정중히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하자

무시하듯이 가버렸다.....



3 번째 주사위...

아저씨와 아들과 함께 오는 아주머니...

자초지종을 얘기하려 하자 아저씨 쪽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물어보려 하셨다..

허나 아쉽게도 아저씨는 제법 취해 계셨다...

아주머니는 바쁘다면서 아저씨를 반 억지로 끌고 가 버렸다.....

대체 함께 가던 아들은 뭘 배우게 될지...

(이런 상황에서 달리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4 번째 주사위...

이번에는 한 아저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아저씨는 버스를 타지 않으신다고 하셨다...

단순히 판매만을 위한 것이 아닌,

더불어 도움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었기에,

더이상 붙잡지 않았다...



5 번째 주사위...

이번에는 서서히 깊어진 저녁 탓인지,

주변에 그다지 다니는 사람도 없고...

직접 인근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주머니가 한분 계셨다...

아주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버스를 타지 않는 다는 말로 일관하셨다.

잠시 후 아저씨가 나오시더니, 내 쫓듯이 나가라는 말만 하셨다...



6 번째 주사위...

이번에는 비디오 가게를 찾아가 보았다...

비디오 가게에 계신 젊은 아주머니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조금 고심을 하시는 것 같더니,

선듯 2100 원을 건내 주셨다...

나는 애당초 1500 원만 받으려는 생각이었기에,

스스로의 사정과 서로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기에

부당하다 시피 한 그 돈은 극구 거부하며,

1500 원 만을 간구히 부탁하였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자신이 되 넘길 수도 있다며

극구 2100 원을 주시려 하셨다.

나는 자칫 허사가 될 수도 있기에

일단 감사를 드리며 2000 원만 받았다...

나는 결국 1700 원에 집, 입구까지

편안히 택시를 타고 올 수가 있었다...



이번에 경험한 세상은 다행히 6 면체 주사위로 일 단락 되어졌다...






1.8 km 의 그 거리는 정말 걷고 싶지 않았다...


그 거리는 홀로 수차례를 걸었던 길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그 거리를 걷고 싶지 않았다.....








제대로 된 짝사랑을 한 적이 있었다...

아직까지도, 너무나 질기게 만났기에,

가슴에 남아있는 짝사랑이 있었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나였기에, 그 고집을 꺾을 수 없는 나였기에...

끊임없이 '악연' 으로 생각을 해 왔었다...

세상에 안주 하려는 그녀였기에... 세상에 도전하려는 나였기에...

끊임없이 '악연' 으로 생각을 해 왔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그녀이기에... 계산을 중시하는 나이기에...

끊임없이 '악연' 으로 생각을 해 왔었다...



나는 너무나도 이기적이기에, 오만하기에..

다른 사람이 나의 위에 서는 것을 싫어하기에...

같은 해 가을에 태어난 그녀와 겨울에 태어난 나는.....

끊임없이 '악연' 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설령 그녀가 진정으로 내 자신이 찾는 '여신' 이라 할 지라도...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내 자신의 안에 품고 있는 꿈이기에.....

끊임없이 '악연' 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을 버리기를 원할지도 모를..

아니, 버리지 않는 다면, 그녀 자신을 버려야 할 지도 모르기에...

그녀가 진정으로 내 자신이 바라던 '여신' 이라면.....

결국 서로 맞지 않는 사이이기에.....

끊임없이 '악연' 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나이기에...

누구에게도 지고싶어 하지 않는 나이기에...

가장 사랑하는 것은, 버릴 수 없는 것은

내 안에 품고 있는 나의 꿈이기에...

완벽주의적인 나이기에.....


세상을 도전으로만 알고, 심지어 게임으로만 아는 나이기에...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너무나도 여린 그녀이기에...


같은해 가을에 태어난 그녀와 겨울에 태어난 나는...

'악연' 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을 한다.....



1.8 km 의 그 길은.....

그런 그녀를 향한 마음으로 수차례 걸었던 길이기에...

수차례 나 홀로 걸었던 길이기에.....

결국은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는 길이기에.....

결국은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길이기에.....

그렇듯 그녀와의 '악연' 을 증명해 주는 길이기에.....

나는 결코 그 길을 걷고싶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2 면 체의 주사위를 하나 더 굴렸다.....

그 주사위는 내 의지에 의해 굴려진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내가 6 면 체의 주사위를 굴리던 한순간 순간에도.....

그녀가 술에 취해 밖에서 헤매고 있지 않았다면...

그녀는 내가 주사위를 굴리던 그 순간에,

불과 100 m 안팎의 그녀의 보금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후훗, 픽션일지 논픽션일지는 여러분의 상상에*^ㅅ^*~~;;;

제 문장 실력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A.D. 2304 원더풀데이즈 = 푸른 미래를 향한 발걸음'

이라는 두 세권 분량의 보강 버젼을 소설로 써 보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