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이런 구호를 외쳤다.

"이 전쟁은 명분이 없다. 명분이 없는 전쟁에 파병을 해서는 안된다."


... ...

이런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명분이 있으면 전쟁을 해도 되고 파병을 해도 되나?


전쟁이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와 비슷한 점은 "결국 때가 돼서 끝나기 전까진 아무도 끝을 못 낸다."라는 사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어머 가서 보니 이라크군의 저항도 너무 완강하고, 토마 호크를 발사하는 시스템이 윈2000이라 가끔 에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살 테러도 무섭고 하니까 이제 그만둬요.' 같은 게 가능할리 없잖은가. 그렇다고 반전 시위를 한다고 해서 '당신들이 전쟁을 싫어하니까 그럼 이쯤해두죠.'라고 할 리도 없고. 설령, 전쟁을 일으킨 주모자가 부시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는 원숭이가 아니라 그나마 분별력이 있었던 것 같은 클린턴이라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전쟁을 끝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 시작한 이상, 이 전쟁은 끝날 '때'가 스스로 오기까지 끝이 안 날 것이다.

...전쟁이란 그런 것이다.

어째 거기까지 생각한 사람은 없는 것 같지만. ...미국 외의 국가에서 반전 시위가 대단히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반전 시위를 한다고 해서 전쟁이 끝나게 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내가 생각하는 정도로까지 무가치 하지는 않지만,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도로까지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사실 나는 반전 시위를 어떤 의미에서는 전혀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 반대로 어떤 의미에서 대단한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