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를 타고 가는 중이었습니다.

웬 남자가 버스를 타더군요.

그는 잠바에 손을 넣고 있는 채로 천천히 버스카드를 찍는 기계 앞에 섰습니다.

이윽고 무릎을 굽히더니 왼쪽 가슴으로 그 기계를 턱턱 쳤습니다.


“삐∼익!”

아마도 가슴에 지갑을 넣어놓은 듯했습니다.

그는 단지 손 빼는 게 엄청 싫은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무릎을 굽혀서 카드를 찍다가 턱이 기계에 찍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별로 당황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자리에 털썩 앉더니

다소 빨개진 턱을 옷깃에 비벼댔습니다.

여전히 손은 빼지 않은 채.

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그는 잠바에서 천천히 손을 뺐습니다.

오른손에는 전화기가 쥐어져 있더군요.

발신자를 확인하는 것 같던 그는 아무 말 없이 종료버튼을 누르는 듯하더군요.

물론 그는 다시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었습니다.

난 문득 그가 내릴 때 과연 어떻게 할지 궁금해졌습니다.

벨을 누르려면 결국 손을 빼야 할 텐데.

얼마 안 가 그는 내릴 채비를 하더니,내게 말했습니다.


“벨 좀 눌러주쇼.”


전 벨을 눌러주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저… 왜 직접 안 누르셨어요?”

여기서 제가 생각했던 대답은 두 가지였습니다.

1. 추우니까 그렇지!

2. 손 빼기가 귀찮수다.


하지만 그는 안타깝게도 저보다 한 수 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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