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엔딩스크롤에 나오는 일레느 양과 마지막에 나오는 채점기준 불명의 스코어입니다.

맨첨에 어이없게도 '여관에서' 자다가 깨어나 성으로 가야한다고 혼잣말하는 로이드를 보며

재회의 전율이-ㅂ-
(그리고 도스박스의 위력으로 핫타이크 파트에서도 절대 아웃오브 메모리를 보지 못했습니다.)

휘리릭휘리릭 플레이 하면서 별로 노가다는 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냥저냥 전투하다가 무심코 게이지에 흰색이 많으면 어 이놈 렙업시키자 뭐 이런 식으로 했는데도

자금/레벨의 압박을 제외하고는 별로 끝판까지 큰 어려움은 없었군요(그게 제일 큰거긴 하지만-_-;).

지금 20세의 눈으로 플레이하면서 느낀 안좋은 점은...

1. 진행의 유연성이 갈수록 개판.

노가다를 권하는건지 플탐을 늘리려는건지 모르겠지만-_-;; 레자일이 죽고 난 후부터는
메인이벤트 거의가 몇마디 나온 대사를 바탕으로 찾아가서 해결해야 하는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덕에 다들 막힐때마다 1~2렙업씩 하긴 했지만.. 역시 답답한 마음이 드는것은 어쩔 수 없군요.

2. 스토리 전달이 어색.

뭔가 말은 하는데.. 앞뒤맞게 이해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아예 모르겠다고는 또 못하겠고..
그야말로 '어색합니다'. 배경 설정같은것도 자연스럽게 녹여내지 못했구요.
캐릭터들의 대사 역시 너무 설정적입니다.(캐릭터가 하는 말 같지 않고 마치 그 캐릭터의 설정을
그냥 주욱 읽어주는 느낌. 대표적으로 초반에 랜달프가 헤어질때 하는 말이 있죠.)
그리고 로이드와 일레느, 아크라, 그리고 러덕의 사랑관계 역시 부각이 덜 됐습니다.
뭔가 아크라와 로이드 러덕의 삼각관계 비슷한것을 만들어 둔것 같기도 한데..
(어쨌거나 로이드 이놈도 역시 주인공.. 비중있는 여자는 다 썸씽..)

3. 레벨업이 느리다앗!

네. 느립니다. 아주 매우 느립니다. 정말 아주 매우 상당히 느립니다.
하지만 성장률은 너무 큽니다. 1렙업 할때마다 불쑥불쑥 커서 오히려 당황스런 느낌입니다.
이것의 결과는 너무도 당연. 렙업의 하드코어현상 초래죠-_-;
나중 가면 몹들은 불끈불끈 세지는데 이쪽은 아직 경험치게이지 3~4칸이니
약 부어가며 싸워야 겨우겨우 레벨업 할 정도.. 무기 살돈은 어디로 가느뇨..
일레느.. 1000겔더면 칼이 몇개인줄 아시오...덜덜덜..
레벨업 하나 달랑 해놔도 몹들 잘 죽습니다. 그래서 또 안심하고 진행하다간 어잇쿠 이게 웬 200대 HP냐..

물론, 스토리를 다 알고 또 뭐 이런저런 방편들도 알고 있어서 빠르게 진행했기 때문일 수 있겠지만..
역시 후반부 레벨업은 너무 어렵습니다. 몬스터 100마리 가량을 사냥해야 하니-_-;

4.불편한 전투

미스가 많이 뜹니다. 손노리의 AI는 자비심이 없다?
그리고 끼이는 맵이 조금이지만 있으며, 몬스터 이동 AI가 좀 구질구질합니다.
가장 중요한건 같은 지역 다른몹. 분명 같은지역 가로린과 키스했는데
어쩔땐 레자일 스태프 한방에 고기떡이 되는 저질몹이 나오는가 하면 어쩔땐 우리의 옹박 러덕횽아가
크리티컬로 때려도 핀치조차 안걸리는 녀석들이 떼로 나올때도 있습니다.
이런 전투는 한 10번 하다보면 지치게 마련.. 그럼 게임 의욕이 떨어지죠..
잠깐, 그럼 이것은 1일 게임 플레이 타임을 줄여 건강 악화를 막자는 손노리의 고급 책략인가?!?!

그리고 아직도 30%의 플레이어는 마법사 캐릭터들은 죽을때까지 마법이 3개밖에 없는 줄 압니다.
(마법선택창에 스크롤바 하나 없이 딱 3개가 콤팩트하게 들어가 있는 지옥의 인터페이스-_-;;
밑으로 내리면 내려갑니다..)


5. 후반 캐릭터 육성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

벼락(맞은)도끼 랜달프와 지금 보니 로리캐릭 지나스쨩.[.....]

흠흠. 오닉스 다 찾고 이제 본진 러시(-_-;;)가야할 때인데 이사람들 레벨은 대략 GG.
그나마 지나스는 6->7업은 무척 쉽긴 했지만 바로 280x5의 압박이OTL
(렙업하자 피라와라와 파이시어가 나온것으로 봐서 키우면 법사로 좋을듯?!)
결국 둘은 비중없는 약장사 캐릭터로 전락하고야 말았습니다. 더구나 민첩도 떨어져서 후반엔
턴도 얼마 못받는 불행한 사태가..
(어이 지나스 환약좀 줘! 앗 러덕 쓰러졌다 랜달프님아 청심환점.....)

6. 버어어얽그

버그가 많으면서도 치명적인 것이 여러개입니다..
대표적인 버그. 자비심있는 플레이를 하다간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는 버그.
중후반부에 프란시스를 다시 만나서 마을이 쑥밭이 되는 이벤트에서 그 전에 할 진행루트를
거치기 전에(물론 그 루트는 얼마든지 모르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마을 대장간 밑
거지에게 돈을 주면 그길로 진행불가.. 세이브 했다면 대략 GG.


음.. 나쁜점만 너무 꼽았나요-_-;;;

물론, 게임 구성이 저따위밖에 안되었더라면 손노리는 게임 내고 망했을겁니다[....]

장점을 간단히 꼽자면..

1. 대륙을 여행하는 장대한 스토리.

초심으로 돌아가 플레이 해보면, 정말 넓은 세계입니다. 그 세계를 스토리따라
물흐르듯 플레이하니 정말 그 자체로 즐거웠습니다.
손노리 센스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구요.
엔딩의 여운이 지금도 느껴질 정도..
(로이드&일레느 커플의 후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조금 아쉽긴 하지만;)

2. 박진감 넘치는 BGM, 그리고 전투.

적은 프레임으로 구현한 상쾌한 타격감, 그리고 민첩성에 따라 턴 순위가
결정되고, 다음 턴 순서를 봐가며 플레이하는 등의 전략적 요소가 있습니다.
전투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신이 날 정도로 잘 매치되는 미디음인데,
녹음해서 엠피에 넣고 듣고싶을 정도로 좋습니다.(물론 이건 개인차가 있을지도;;)

3. (그 당시의 기준으로 본다면)상당한 그래픽 퀄리티.

빅 도트긴 하지만 이벤트 시의 동작들도 다양하고 타격감 구현도 꽤 좋습니다.
도트 우려먹기는 거의 볼수 없을 정도로 배경퀄리티도 우수.(눈의 착각인가?!)


...으음; 역시 현대의 기준으로 따지니OTL

그래도, 추억속의 게임에 다시 빠져본다는건 즐거운 일입니다.
어릴때의 기억도 되살리고, 지금의 시각에서 게임을 다시 이해할수도 있으니까요.
얻는게 참 많군요. 어스토는 역시 제 마음속의 영원한 명작RP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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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타임은 6시간 반 정도로 꽤 빠르게 엔딩을 봐버렸습니다.
빠뜨린 이벤트나 NPC들의 재미있는 대사도 많은데 말이죠..
어릴때 했을때는 플레이타임이 한 20시간은 넘은거 같았는데..
그땐 레벨도 다들 10이 넘었던것 같으니, 아마 어린 마음에 전투를 엄청 열심히 했나봅니다.
플레이타임이 적어서 90점인가... 어릴때 제 최고득점은 84점..이었거든요.
그땐 맨날 82 아니면 84라서 그렇게밖에 안나오는 줄 알았는데..

고트 제리온 랏자프 이 세사람.. 역시 무기를 뺏기는 역할밖에 못했습니다-_-;;
랏자프씨.. 화살은 오른손에 쥐는게 아냐!
아참, 그러고보니 랏자프가 죽은 상태에서 용을 없애서 그런지, 랏자프가 화살을 쏴서
용의 눈을 맞추는 이벤트가 스킵되더군요. 버그인지.. 아니면 의도적 플래닝?

그리고 이놈의 비밀길 진행은 저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립니다OTL
아무런 힌트없이 꼭꼭숨은 비밀길을 찾아내라니이이이!!!(스토리 필수 비밀길은 약 3군데)
밧줄 안사서 3렙업 하면서 다시 밧줄 사왔던 기억도 웬지 떠오릅니다-_-;;

막판 보스, 흰색 털덩어리[....]로 인식하고 있던 제 기억을 확실히 하고자 보았는데..
말 그대로 흰색 털덩어리OTL 기실 날개같은 부분도 있고 꽤 멋진 디자인이긴 한데...
너무 사각 틀에 맞췄잖아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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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