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OCN에서 아폴로 13을 틀어줬더랩니다.


착륙선을 착륙이 아니라 자세제어에 쓰려고 했을 때, 기술부 사람이 비행용 장비가 아니라고 말했을때

휴스턴 본부에서 책임자가 했던 말이죠.


뭐 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잘 안나고, 여하튼 저런 대사였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저 대사는...

게임에서 캐릭터 제작의 방법론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캐릭터를 처음 기획할 때, 제가 알고있기로는

캐릭터 명칭 부여 (컨셉 결정) -> 캐릭터 성향 결정 -> 스킬 제작 -> 밸런싱

몇가지 빼먹은거 같지만 대충 저런거같은데... (각각의 단계에 확인작업이 있겠죠)


약간 다르게 생각해서,

스킬 제작 -> 스킬 조합 -> 스킬 조합과 밸런싱-> 캐릭터 명칭 부여

이런 순서로 만들수도 있지 않은가 싶네요.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냐면...

사실 요즘게임에서 캐릭터 간 밸런싱을 보자면
실제 현실상에 존재하는 직업이나 DND 스타일로 먼저 성향을 딱 굳혀놓은 뒤에
거기에 맞춰서 스킬을 제작하는 거 같아서 일단 스킬이 게임마다 좀 비슷하구요...
실제로 현실상에 존재하는 직업을 구현했다고 치더라도 주변 환경은 구현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자면 회복계나 보조전투계 직업의 경우엔
'성직자가 무슨놈의 쌈박질이냐-'
이런 것으로 대변되는 고정관념 때문에, 보통 약하게 설정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전투능력 이외에 받은 능력은 은근히 보면 실제 자신에겐 별로 도움이 안되거든요.

왜냐면...

어짜피 레벨을 올리는 방법은 모든 게임에서 전투라는 요소 외에는 전무하다시피 한데
회복능력의 경우엔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서 '물약' 이라는 금전적 요소로 때워지지만,
전투능력의 경우엔 금전적 요소로 때울 방법이 없거든요. 장비는 나만 입는것도 아니고...

캐릭터 메이킹 단계에서 미리 딱 정해진 이미지라든가 컨셉 때문에
분명히 그에게 주어진 요소가 실제 그 세계안에선 불리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전투적인 보완요소를 줄 수가 없다는거죠.


그러니까 다르게 생각해서

1. 각각의 특색있는 스킬 수십개를 먼저 만듭니다.

2. 매직 더 개더링에서 덱 만들듯이 여러 캐릭터마다의 스킬을 여러개 주섬주섬 모아봅니다.

3. 주섬주섬 모으다보면 어느쪽에 조합상 사기스킬이 있다면 다른 약한쪽으로 주고 어쩌구 하면서 밸런스를 맞춰봅니다.

4. 밸런스가 대충 맞겠다 싶으면 스킬을 살펴보고 캐릭터의 성향을 생각합니다.

5. 캐릭터 성향에 맞춰서 스탯상의 능력을 조정한 뒤 현실세계나 DND 계열의 직업분류와 비교합니다.

6. 가장 비슷한쪽에 이름을 붙입니다.


어쩌면 원래부터 저런식으로 만들어왔는지도 모르겠네요.
전 아직까지 캐릭터 메이킹 방법론같은건 별로 본 기억이 없어서-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