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기사중-

영점프란 만화잡지의 2003년 5월1일 판에 한 단편 만화가 실렸다.

[영원한 어린이의 친구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란 부제가 달린 [2003 공룡 둘리]란 작품이다. 98년 서울문화사 신인만화 공모전 성인지 부문 금상을 받은 최규석 작가의 작품인데... 솔직히 이 작품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최규석 작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여길 가보시라. 분명 후회하지는 않으실 듯)

40대가 된 둘리의 이야기인 이 이야기는 공교롭게도 둘리 탄생 20주년에 맞춰서 나온 듯 (영점프 편집진이 이때를 맞춰서 낸 것인가??)한 이 작품은...

이제는 더 이상 명랑만화가 아닌 둘리의 모습이었다. 고길동은 도우너에게 사기를 당해서 홧병으로 죽고, 도우너는 사기를 치다 결국 철수에게 팔려갔고, 또치 역시 동물원에 팔려가서 [늙은 창녀]의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 희동이는?? 양아치 깡패가 되어서 쌈질을 하고 있다. 둘리는 예전의 그 호이~ 하던 마술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다. 공장 프레스 작업 중에서 손가락이 짤려져 나간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노가다로 연명하는 모습...



마이콜은 그나마 옛 모습이 남아 있어 겁많은 밤무대 가수로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 더 이상 명랑만화가 아니잖아!!

또치의 외침 그대로 2003 공룡 둘리의 모습은 이 시대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들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둘리의 스무 번째 생일에 어울릴만한 선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음 너무 비관적이라고? 명랑만화 주인공이 극화만화의 주인공까지 성장했는데,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그냥 혀만 내놓고 웃음 짓던 둘리가 삶의 무게를 느끼는 모습이라... 성인이 된 둘리에게 삶의 무게를 보여줄 수 있었단 사실 하나만으로도 좋은 선물이 되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