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에 등장한 온라인 게임들은 아무래도 커뮤니티를 살릴 수 있는 시스템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커뮤니티를 살려 특징으로 내건 온라인 게임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헌데, 최근 들어서도 유독 '커뮤니티'를 특징으로 내걸고 당당하게 간판을 내미는 온라인 게임이 눈에 띕니다.


2006년 하반기, 현재 상황으로 온라인 게임에 대해 물어보면 일단 기본적으로 '다수의 사람이 함께 같은 게임을 즐긴다는 것' 이라는 개념 이외에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이룬다'는 것은 당연한 것 정도로 취급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강력한 커뮤니티 시스템'이라는 말 자체도 웃기는 것이 결국 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별 거 되지 않습니다. 친구 목록, 길드(혹은 다른 이름으로 존재하는 무언가), 메신저 시스템 등등. 온라인 게임이 하나의 '또다른 사회'라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점차 확립되어 가는 시점에서, 사회에서 당연히 존재하는 '커뮤니티'라는 요소를 꼭 그렇게까지 '특징'으로 잡을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커뮤니티를 지원하지 않는 온라인 게임은 과연 몇이나 될 것 같습니까? 하지만, 커뮤니티를 특징으로 내건 온라인 게임 중에서 정말 남들과는 다른 '강력한 커뮤니티'를 이어줄 수 있는 시스템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사실, 커뮤니티라는 것은 시스템에서 장판을 깔아줘서 '너희들 붙어서 놀아라~'라는 식의 것이 결코 아닙니다. 단순히 커뮤니티 시스템은 '마음 맞는사람들끼리 만났을 때 좀 더 편리한 기능을 추가한 것'이지, '없는 사람 관계를 형성시키는 것'은 다소 힘들다고 봅니다. 파티나 길드가 모르는 사람을 부대끼게 만들어서 그런 커뮤니티의 빈도를 증가시킨다고 말씀하실지도 모르지만, 이제 파티나 길드는 게임 상에서 '일상적 개념'이 된 지 오래입니다. '특징'이 아닌 '보편적 요소'가 되었다는 말이지요.


어디까지나 커뮤니티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지, 게임 시스템이 손대는 영역은 아닙니다. 게임 상에서 커뮤니티에 관해 언급할 수 있는 시스템은, 단지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 활동이 좀 더 편해지도록 지원하는 요소에 불과합니다. 게임 상의 가족? 그런 시스템이 믿받침되지 않아도 하는 사람은 알아서 엄마아빠누나형오빠 그렇게 부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시스템에서 지원하냐 안 하냐의 여부일 뿐이지요. 사실 게임 상에서 직접적으로 재미를 창출할 수 있는 요소도 아니고 말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특정 온라인 게임의 특징이 될 수 있는 요소인 '커뮤니티성'이라는 것은, 이제 너무 많이 퍼지고 일반화되서 더 이상 '특징'으로 대변할 수 없게 된 것일 수도 있지요. 어쨌든, 이제는 커뮤니티와 관계된 것은 게임의 특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강제적으로 인연을 맻게 해주는 식의 시스템이 아닌 이상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