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아무쪼록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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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Global Buisness Service
Junior Consultant

Jioh L. Jung (ziozzang at gmail)


나는 더이상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정확히는 게임이라는 분야에 발을 떼고, 새로운 분야에서 노력중이다. 지금 컨설팅 쪽에서 사람을 다루고, 조직을 보고, 프로세스를 느끼는 일을 하고 있고 이런것은 어떤면에선 이전의 게임쪽과 그다지 별반 다르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공부를 하면서 이전에 느꼈던 것들과 부족한 점들을 현재 게임 개발자(주로 기획자)가 되기를 원하거나, 현재 직업에 있는 사람, 또는 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지금 하는 이야기가 작은 부분에서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나마 이런 이야기를 할수 있었던것은, 내가 더이상 게임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전직 기획자였고, 어떤면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였던 기억에 비춰볼때 나는 그다지 성공적으로 일을 처리한것도 아니었고, 또 그럴 능력이 안되었음을 고백한다. 이는 스스로의 자만의 탓도 있겠으나, 사실은 왜 이런지, 왜 그런지 몰랐던 경우도 다수였던것같다. 지금 돌이켜 보면 몇가지 부분의 당연한 이야기가 게임에서도 적용되지 않았을까. 아니 왜 그때는 몰랐을까....

사실은 다양한 예를 들어가면서 이야기 해보고 싶지만, 기회도 없고, 또 내 이야기를 들어줄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그저 이런 방법론으로 이야기 하는것을 양해 바란다.


1. 열정을 가져라.
열정은 어떤 일을 하던지 간에 자신의 가치를 돋보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그 열정의 뜨거움이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벽을 태워버리고 녹여버리고 부숴줄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즐길때야 말로, 게임을 만들수 있는 준비가 된것이다.

미쳤다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된다면, 그것은 절반쯤 성공한것이다.그 미침을 전염시킬수 있다면 절반의 성공에서 한걸음 더 나간것이다. 열정은 그렇다. 우와 하는 느낌을 주는 그 무엇, 이것이 게임에서 열정이다. 그것은 고집과도 틀리고, 그렇다고해서 아집도 아니다. 목표를 세우고 강력하게 믿고 자신감을 가질때 그것이 열정이 된다.

당신도 그들도, 우리도 모두 바보는 아니다. 혼이빠진 게임은 재미가 없고, 즐길만한 대상이 아니다. 아니 그것은 다른 의미로 즐거움의 대상이 될수 있다. "조롱"이라는 형태로.


2. 분석하라, 조직하라 그리고 기록하라.
내게 졸라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요! 진짜 이거 하나면 대박이에요 라고 해봐야, 그건 개소리일뿐이다. 기획자 지망생들의 착각이 있는데, 내가 내는 기획 포트폴리오를 그들이 뭔가 써먹지 않을려나 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럴정도라면 이미 채용하고도 남았다. 사람이 부족한 시장에 그정도라면, 안 쓸이유가 없을터.

그것보다 정작 게임 기획을 하면서 느꼈던 문제는, 한가지였다. 도큐먼트를 어떻게 할것인가? 조직화는 어떻게 하고, 어떻게 전달하고, 공유 할것인가. 사람의 기억은 한정적이고, 정확하지 않다. 어떤경우 빠지기도 하고, 새롭게 추가되기도 한다. 이를 남겨두지 않는다면, 그리고 찾기쉽고 보기쉽게 하지 않는다면, 결국 문제가 생긴다.

답은 많이 있다. 하지만, 내 충고중 하나는 문서화에도 몇가지 법칙이 있다는것이다. "문서의 버전을 정리하고", "모든 문서를 검색할수 있도록 하고", "일정한 규칙에따라 포매팅 되도록 하라" 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업에서 뛰어 보면 안다.

MS오피스가 훌륭하긴하나, 문서화에 완벽한 솔루션은 아니다. 이런 솔루션은 SVN이나 위키 같은 다양한 프로그래머들의 솔루션들을 활용해보라. 이것은 해야만 한다 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충고다. 적어도 프로그래머들의 솔루션은 더 다양하고 더 오랫동안 체계화 되어왔고, 그들의 방법론이나, 엔지니어링 기법들이 우수하게 정리되어 왔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들은 상당히 유효하다고 하겠다.

UML같은 기법들도, 기획자에게 상당히 좋은 기초가 될수 있다. UML은 기본적인 클래스 다이어 그램만 있는것이 아니다. 여기 안에는 십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이것이 프로그래머들만 쓰는것, 쓸데없는 짓이라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이만큼 편리한 방법도 많지 않다.

설계가 잘못되면, 게임은 산으로 간다. 그림은 10을 그렸지만 2밖에 못그리는 형태가 나올수 밖에 없다.아니 2도 위태롭다. 설계가 게임의 전체고 전부다. 기획자도 이제 그걸 알아야 한다.


3. 프로젝트 마인드를 가져라.
결국 게임도 사람이 만드는 법. 사람을 다루고, 어떻게 이야기하고 풀어 나가는지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거 안되면 기획이고 나발이고 그냥 황이다. 사람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고, 사람을 어떻게 녹이는지 보고, 그들로 하여금 당신과 같은 목적을 갖도록 하라. 적어도, 당신이 게임을 하겠다 라는 결심이 섰다면 팀원정도는 설득할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 존나게 잘나봐야, 비빌언덕이 없으면 당신도 황이다. 이 비빌언덕은, 당신에게 "옛다 관심" 하면서 던져주는게 아니다. 당신이 만들어야 하며, 조직해야하고, 짜야한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은 팀을 묶는다. 직접 몸으로뛰면서 같이 자면서 얻어지는 팀웍도 좋지만, 제대로된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는 한팀이다 라는 마인드를 가졌을때 나오는 결과가 가장 훌륭하다.

이 프로젝트 마인드에서는 돈문제도 있다. 애플2시절에서나 게임을 대충빨리찍어내는게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눈도 높아졌고 컴퓨터도 빠르다. 그것은 결국 사람문제고, 돈문제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지식산업의 입장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결국 사람으로 물건을 만드는 회사라면 사람이 제일큰 재산이자, 자산이고, 제일큰 부담이니까.


4. 공부하라.
공부하라는 의미는 자기자신에 대한 부분만 담겨있는것이 아니다. 이것은 당신과함께, 당신의 팀원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들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고, 더 크고 싶어 한다. 게임을 만들면서, 성취감을 맛보려 할것이며, 다른 게임보다 더 성공한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할것이다.

이것은 결국 공부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가장빠르게 들어오는 곳, 그리고 가장 빠른 유행을 얻는곳, 그곳이 게임이다.공부하지 않는자, 미래도 없다.

기획자라고? 프로듀서라고? 개소리하지마라, 그들은 슈퍼맨이어야 한다. 그들이 프로그램을 몰라서 될일은 없고 그래픽을 몰라서 될리는 없다. 사운드? 소리? 당연히 알아야 한다. 당신이 프로그래머였다면, 내가 말하는 조건에서 최소한 한부분에서는 정말 좋은 출발을 한것이다.

수학과 친해야 한다. 국어랑도 친해야하고 논리와도 친해야 한다. 그리고 감성과도 친해야 한다. 어떤면에서 기획자는 슈퍼맨이다. 그냥 기획만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아니 정확히는 기획자도 큰 시야를 가지고 높이 볼수 있어야 한다. 시야가 좁으면 충돌이 일어나고, 그림을 그릴수 없다.

공부는 이런 리터럴한 의미만 가지고 있는것이 아니다.
많이 보라는 의미도 있다. 게임을 많이 접하라. 24시간 또는 업무 시간동안 게임만 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어디까지나 많이 느끼고 그것의 핵심을 보고, 그것을 가져오라. 게임엔 아직까지 특허가 없으니까. (PS3에 진동기능같은 몇몇 부분은 있지만, 이쪽은 사실 게임 컨텐츠라기 보다는 비지니스 섹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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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면서

사실 별다른 내용이 아니다. 별다른 내용일수도 없다. 어떤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몇가지, 그것도 정말 충고하고 싶은 몇가지를 이야기 한것 뿐이니까.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이글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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