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화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장르가 웨스턴입니다.

미국의 탄생 배경 자체가 금광이 많은 '서부'로의 개척이었고,

영국/유럽에서 넘어온 이방인들에겐 토착민인 '인디언'과 기묘한 생물들(버팔로 등등),

그리고 끝없는 사막과 척박한 환경은 미국인에게 투철한 개척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근대에 들어서 영화라는 매체가 발명되고 급속히 부흥하기 시작했고,

자본과 능력이 있는 미국인들은 옛날의 향수를 되살려 자신의 조상들이 활약했던 '서부'시대에 대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서부극이라는 장르는 당연히 소설로 시작을 했죠..

하지만, 이러한 서부극에 대한 로망(?)은 멀리 유럽까지 전해져서,

(왠지 말을 좋아할 것 같은)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서도 외로이 총싸움하는 영웅이 등장하는 '스파게티 웨스턴'무비가 양산되기도 했습니다.


뭐.. 어느시대나 '영웅물'은 인기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영화산업의 부흥과 맞물려서 서부영화가 마구마구 양산되던 시기가 이때였는데,

요즘 모바일 게임처럼, 비슷한 소재로 다량의 작품이 나오면 대략 작품성이 떨어지고, 작품성이 떨어지면 대중들의 인식은 조금씩 낮아지죠..

(물론 그와중에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시대의 아이콘의 나온건 우연이 아니라, 이렇게 활성화되었기에 나올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안그래도 장르의 초창기부터 '싸구려 장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헐리우드의 대량 생산 영화까지 합세하여,

'서부영화'는 마이너한 장르로 어느정도 굳혀졌습니다만..

그래도 사람들은 좋아했습니다. 마치 '국민학교'앞에서 팔던 마이너한 식품회사의 과자들 처럼.(이런 과자들이 불량식품이란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불량식품이 아닌것들도 많고)


SF장르로 넘어가봅시다..

작년에 개봉했다 홀랑 망해버린.. 아니 대박으로 망해버린 '존 카터'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존카터는 약 100년전쯤에 유행했던 소설입니다. (최초의 SF소설은 메리 쉘리가 18세에 쓴 '프랑켄슈타인-1818년작'이란 말이 있습니다,)

서부활극 소설이 유행했던 시기랄수 있죠..

그때만해도 정말 '화성'이나 '목성'에 또다른 종족이 살고있으리란 믿음이 있던 시기였기때문에,

서부활극의 무대를 화성으로 옮긴 존카터는 나름 인기있는 소설이었습니다.

화성으로 간 이방인-지구인-이 영웅이 되어 아름답고 색기넘치는(화성은 더우니 옷을 거의 안입고 있다는 설정...) 화성의 공주를 구한다는 내용인데.. (왠지 최근의 '퓨전 이계 판타지'물과 비슷함??)

영국에 살던 한 청년이 아메리카 대륙에 가서 인디언들과 조우하여 영웅이 되고 인디언 추장의 아름다운 딸을 구해낸다는 서부극의 변주가 아닐까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SF물은 냉전시기에 미국과 소련이 서로 우주 진출을 노리던 시기에 또다시 관심받기 시작했는데,

그시기에 나온게 스타트렉과 스타워즈랄수 있습니다.

스타트렉은 좀 더 서부개척장르와 맞닿아있는데, 한편으로는 '대항해시대'때와 더 비슷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스타워즈쪽이 '서부 영웅담'의 연장선이라 볼수 있겠네요..


아무튼간에 웨스턴장르의 확장판인 SF물은,

이미 달을 정복(했다고 믿는)한 미국인들에겐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장르였다는 거죠..

뭐.. 1999년 전후로 세기말 분위기나 종말, 또는 중동지방에서 몇몇 전쟁들이 있었을 시기에는,

SF나 서부장르는 거의 고사하기 직전이었지만, (물론.... 1998년도에 나온 스타크래프트도 SF이긴 합니다..)

최근들어서는 다시 SF장르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쪽에선 시각효과(CGI)의 비약적인 발달로 인해, 영화제작이 더 활발해지기도 했죠.


게임쪽에선 이브 온라인이라든지, 매스이펙트라든지, 데드스페이스라든지.. (헤일로는.. SF이긴한데.. 뭐랄까..)

영화쪽에서도 1999년에 시작되어 2005년도까지 이어진 스타워즈 프리퀄도 있고, 스타트렉도 리부트 되었죠.. 아. 그리고 아바타도 있군요.

최근엔 노골적인 스페이스오페라식 SF물보다는 스릴러나 좀 더 철학을 담은 영화들이 나오고 있죠.

밑도 끝도없는 영웅담은 요새 인기가 없달까요..


서부극쪽으론.. 최근 몇년간 괜찮은 작품이 별로 없을 정도로 망해가고 있습니다..

한때는 '용서받지 못한 자'같은 수작이 나오긴 했지만..

최근엔 쓸데없이 영웅담이나 퓨전을 하는 바람에, 평단이나 관객에게 비난받고 있죠.. (론 레인저나 카우보이&에일리언.. 개인적으론 둘다 재미있게봤습니다만..)


정리하자면,

비교적 최근까지 '개척'의 시대를 경험했던 미국에서 부흥한 웨스턴장르는,

우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SF장르로 스물스물 흡수되었고 괜찮은 영화나 게임이 나오긴하지만,

여전히 약간은 마이너한 장르이다.. 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미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에서도, 국산 SF영화나 SF게임은 거의 다 망했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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