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렛미인을 제대로 보게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렛미인의 초기에는 '외모지상주의'를 더 부추기는 나쁜방송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어쨌든 시즌3까지 나온걸 보면, 지금까지 제작진이 그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계속 찾고 있었다는 반증이랄수 있겠죠.

 

아무튼, 최근엔 방송보다도 인터넷 같은데서 더 화제가 되어서 저같은 사람도 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렛미인 제작진의 노련함(?)같은게 보이더군요.

 

일단, 한 회에 두명의 출연자가 나오더군요.

그 두명의 출연자 중 한명만 선택이 되어서 소위 '메이크 오버'를 받게 됩니다.

그 결과가 굉장히 훌륭해서, 왠만하면 질리지 않는 소재인 '미운 오리새끼의 환골탈퇴'의 현실판을 충실히 구현합니다.

 

(제가 이전 회차는 안봐서 이전에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환골탈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초반부에 '스토리'를 집어넣습니다.

뭐, 환골탈퇴 이후에는 패널들과 방청객들이 연신 '우왕~ 예쁘다'를 연발하는 것 밖에 없으니, 방송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뭔가 넣어야 했겠죠.

 

아무튼, 이 스토리를 끌어가는 수준이 거의 '인간극장' 못지않습니다.

한 회차에서는, 교통사고후 정신지체 장애우가 된 아버지(폭력적이고 항상 어디선가 쓰레기를 주워옴)를 모시고 사는 부정교합 아가씨와,

부모님에 할머니까지 돌아가셔서 혼자살고 있으면서 치아까지 완전히 망가져서 매일 두통에 시달리는 아가씨가 나왔는데,

조금 성격이 다르긴하지만 둘 다 굉장히 고통받는 삶을 살고 있더군요.

 

결국 선택된것은 치아가 망가진 아가씨.

선택받지 못한 아가씨는 폭풍눈물..

당연하게도, 패널들이 다가가서 위로해주고, 밑에 자막으로 작게 '현재 OOO씨는 렛미인과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시청자들을 안심시키기는 서비스도 잊지않습니다.

 

선택된 사람은 인고의 시간을 거치긴 하지만, 전문가들의 힘을 빌어서 거의 환생했다싶을 정도로 변해서 오고,

선택되지 못한 사람은, 다시 원래의 암울했던 자리로 돌아갑니다.

어찌보면 좀 잔인하기도 합니다. (희망고문에 가까우니까)

 

한때는 외모만 바뀐다해서 과연 행복해질까라고 걱정을 하긴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우리나라 사회라면,

좀 더 좋은 곳에 취업될 것이고, (2세가 걱정되긴하지만) 좀 더 좋은 사람을 사귈수도 있을테고하니,

확실히 이전보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행복을 누리며 살수 있을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더군요.

 

기구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을 좀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는데 신경을 쓰다보니,

프로그램으로서도 좀 더 가치가 올라간 것 같고요..

시술을 하는 의사들도 좀 더 자부심을 느낄수 있을테니 윈-윈인 셈이죠.

 

좀 더 나아가본다면,

선택을 받은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선택받지 못한 참가자들의 뒷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보여줬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본인이 출연할 의사가 있는 경우에만..)

선택을 받은 사람들은 이후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리고 그 뒤에 어떻게 관리를 하는지 보여줌으로서 좀 더 많은 참가자들을 모을수 있을테고..

선택받지 못한 사람중에서, 용기를 잃지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통해서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줄수도 있을테니까요..

 

여담으로, 외모가 변한 참가자가 안개를 뚫고 뒤돌아서기 직전의 긴장감은, 슈퍼스타K에서 '60초 후에 공개합니다'와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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