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봤던 영화들을 몇개 더 정리해봅니다.


1. 파파로티

오랜만에 한석규가 극장가에 돌아와서 찍은 영화입니다.

뭐.. 2012년 기준으로 베를린이란 나름 '흥행작'도 있지만,

베를린은 한석규도 한석규지만, 한국영화계의 떠오르는 신성인 하정우나, 류승범, 전지현이 있어서 좀 그랬고,

파파로티는 어찌보면, 한석규 원탑인 영화라서 좀 더 한석규의 연기를 잘 볼수 있는 영화라 할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개인적인 평을 내리지만, 뭔가 심심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일단, 설정 자체가 좀 억지스러운게 좀 있습니다.

제2의 주인공인 '이장호'는 타고난 성대를 가진 건달인데,

10대후반쯤에 이미 조직내에서 넘버3를 차지할 정도로 싸움 센스도 타고 났다는 설정입니다.

뭐, 코믹과 신파+진지함을 동시에 이끌어낼수 있는게 '한국영화에서 존재하는' 조폭이라서, 나름대로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스승과 제자, 즉 고등학생이라는 틀에 맞추다보니 여러모로 어색하기 짝이없습니다. (이장호를 대학생으로 끌어올리면, 조폭에 들기도 좀 그렇고 스승과 제자라는 테두리에 넣기도 좀 그렇죠)

그리고 조직에 들어가게된 동기나,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좀 더 극대화 하기위해 슬픈 과거까지 끼워넣는 바람에,

'이장호'는 굉장히 부자연스런 캐릭터가 됩니다.

종합하면, 잘생기고 기본적인 예의가 있고, 슬픈 과거가 있지만 자신의 재능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고, 늘 믿어주는 형이 있으며, 싸움도 잘하고, 음악적 재능도 뛰어나며, 서글서글하니 친화력도 있고, 10대부터 40대까지의 여성들을 홀리는 매력이 있고, 때론 머리숙이고 빌줄도 아는 겸손함도 있고,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 재능을 꽃피우기 위해 무슨일이든 해주는 스승이 있는..

결국, 신파를 위한 설정으로 '조폭'과 '고등학생'을 결합하다보니 뭔가 괴상한 캐릭터가 나온셈입니다.

뭐.. 그걸 또 연기해내는 이제훈의 연기력을 칭찬해야할정도..


한석규는 역시나 한석규다운 연기를 보여줍니다. 거만하고 찌질하지만 '심'은 품고 있는..

이야기 본류에서는 사실 잘 모르겠는데, 오히려 오달수랑 주고받는 연기가 더 재미지더군요. (학주선생님과 영어선생님의 좁쌀러브도 조금 재미있고)


그리고 조금 뜬금없이 터지는 PPL은 조금 거슬리긴 하더군요. 특히 죽... (왠지 제목도..?)

마지막으로, 차라리 (욕설에 관대한)케이블로 4부작 미니시리즈로 나왔으면 더 낫지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2. 블랙호크다운

드디어 블랙호크다운을 봤습니다. (저에겐 라그나로크 패러디 스샷인, '니 XXX에 블젬을...'로 먼저 알게된 그영화)

디테일의 제왕(에 가까운) 리들리 스콧의 '현대전' 영화입니다.

실제 사건 자체는 나름 심각한 내용이라, 그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피하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일단, '밀리터리'에 해박한 지식이 없다보니, 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긴했습니다..

듣자하니, '야간작전' 전문인 친구들을 '주간'에 보낼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그리고 언제 적들에게 포위가 될지 모르는 시내 한복판에 '강습'을 해야하는 장소적인 측면에서,

나름 무리한 작전이었다곤 하던데.. 역시나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시내 한복판에서 낮에는 헬기가 참 위험하구나.. 라고 느끼는정도.


'현대전'하면 특징이, '전자전'의 비약적인 발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휘관이 헬기 위에서 직접 현장을 보며 그때그때 작전을 바꿀수도 있고,

부대원들도 서로 이어셋으로 통신을 주고 받으며 실시간으로 적들을 봉쇄할수도 있는게 현대전의 특징이랄수 있는데,

영화에서 묘사하는 전장, 특히나 시가지 전투에서는 그것이 완전한 해법은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현장에서 전투요원들이 직접 판단을 해서 움직이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이야기하는 느낌이랄까.


영화에 나오는 부대 자체가 '레인저'들이다보니,'라이언일병 구하기'의 '업햄 상병'처럼 찌질한 군인은 없습니다.

다들 전우애를 중시하고, 전장에 나가고 싶어하며, 자신의 신념을 위해 싸웁니다.

한편으론 '업햅 상병'처럼 일반인들을 감정적으로 움직일만한 캐릭터가 필요한법인데, (감정 이입을 하든, 찌질하다고 욕을 하든)

그런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뭐, 실제로는 그런 병사가 없었다곤 해도, 영화적인 '캐릭터'를 창조할 필요는 있으니까요.


더 자세히 다루면, 논란이 될만한 거리도 충분히 많기때문에 이정도만..



3. 차이니즈 조디악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용형호제 2013년판.

근데 저의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런지, 예전 용형호제 1,2편 보단 덜 흥미진진하더군요.

젊었을적 성룡의 통통 튀는 액션도 조금 퍼석해진 느낌도 있고요.

용형호제에서 섹시담당을 맡았던 배역들도 조금 약해진 면이 있고,

한국 관객들을 의식한듯한 '권상우'도 크게 활약을 하진 않고요..

벌크가 더 커진 유승준도 의외의 배역으로 나왔지만, 역시나 .... (뭐, 일반적으론 유승준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곱진않기때문에 어떤 배역으로 나오든 상관없겠지만)

전세계에 수많은 액션 배우가 있지만, 코믹과 액션연기를 동시에 소화해낼수 있는 배우인 성룡을 대체할만한 배우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어찌보면, 시청자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일것입니다.


스토리는 딱 용형호제식 스토리에다가 좀 더 (중국식)애국심적인 요소가 들어갔달까?

의외로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생각한걸지도 모르겠는데,

실제로 마디마디 연결해주는 부분이 연약해서, 전반적으로 어수선합니다.

그래도 성룡의 액션덕에 봅니다... 허허..



4.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영화 전반적인 줄거리를 전부 스포일링해도 그다지 상관없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보다도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쏠쏠한 영화니까요.

주인공인 브래들리 쿠퍼는 행아웃이나 A팀(A특공대)으로 잘 알려진 배우인데,

최근에 리미트리스나 이 영화를 통해 연기력도 탄탄한 배우라는 것을 알게되니 다시 보게 되더군요.

몸도 워낙 좋은 배우라서, 잘만 다듬으면 '인디아나 존스'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무를 겸비한 호감형 영웅, 생기것도 비슷하고..)


여주인공인 제니퍼 로렌스도 폭풍연기력을 보여줍니다.

헝거게임은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조금 밋밋한 역할로 나와서 별로 눈여겨보진 않았는데,

어린나이(1990년생)에도 불구하고 그런 연기를 보여주는걸보니, 역시 강호헐리우드는 넓고 넓은 것 같더군요.


영화 전반적으로 미국 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프로 스포츠, 도박, 이혼, 결혼, 정신적 불안정 등등..

주연배우들의 폭풍연기력에 이런게 조금 덜 드러나지만, 뜯어보면 은근히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두 주연배우 모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그리고보니, 리미트리스에서 브래들리 쿠퍼랑 로버트 드 니로가 나름 적대관계로 나오던데.. 여기선 부자관계로 나오더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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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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