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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무현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입니다. 그에게 걸었던 기대는 거대한 개혁이나, 경제적인 발전, 혹은 폭발적인 가능성 제시 등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저는 나이를 먹어서 노무현을 판단할 수 있게 됐고, 그의 유세를 보았지만, 그에 대한 이미지는 어렸을 적 아버지께서 뉴스를 보다 내뱉듯 하신 "저 새끼는 입만 다물면 되는데."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에게 투표한 이유는 그냥 당시 후보들 중에서 가장 상식적이었고, 저 사람이 하는 짓은 이해가능한 영역인 듯 했기 때문이었지요.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것은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군부 고위층과 같은 기수 출신도 아니고, 언론사 사주랑 연이 있는 것도 아니며, 다른 후보들에 비해 특별히 대기업과 친밀도가 높은 사람도 아니었거든요. 원치 않는다고 해도 그러한 것들은 지금까지 정치에 개입해 왔고, 그런 힘의 논리가 사실상 대통령 통치의 기반이 되었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이 기사는 어떻게 보면 당연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된 귀결을 정리한 기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종류의 일들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자본주의로 이행한 후 이제 돌이켜 농경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을 듯 하지요. 만약 새롭게 중농주의 정책이 대두된다면 그것은 자본주의와 절충한 새로운 형태가 될겁니다. 마찬가지로, 훨씬 성숙화된 정치 기반을 올해 어느 정당이 대통령을 탄생시키더라도 쉽게 흔들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너무 낙천적인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