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 언어적 능력이 떨어지고, (수능 언어영역I을 120만점에 100점을 넘어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언어를 배우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기억력도 순두부 수준이라, 기억한 것도 오래가질 않아서,

지금까지 배웠던 언어들을 다 잊고 있어서 참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 바쁜 회사일로 인해 잊어가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게 참 마음이 아픕니다.

 

 

1. 영어

사실, 영어를 정식으로 배운것은 중학교때부터입니다.

그나마 초등학교 6학년말에 영어 알파벳을 외웠던 적이 있어서,

중학교 처음 들어가서는 알파벳 대/소문자 정도는 쓸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그랬듯, 중고등학교 때는 거의 문법위주 영어를 배우다가,

군 전역 후, 대학교 2학년부터 학교에서 (강제로) 영어회화 수업을 들었는데, 몇마디 못하겠더군요.

뭐, 그래도 그 이후에, 중고등학교때만큼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영어에 다시 손을 데서 더듬더듬 몇마디 할수 있게 되었고,

대학 졸업후 좋은 기회가 생겨서, 1년정도 미국 작은 학교에서 수업 듣고 학점을 받을 수준까진 되었습니다.

지금도 가끔씩 외국인을 상대해야하는 상황이 있기때문에,

그나마 제일 잊지않고 있는 언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휘력은 중학교 수준에서 멈춰있고 문법은 하나도 기억안남.. (뭐 중고등학교때도 문법은 전혀 이해가 안되었지만)

 

2. 독일어

고등학교 들어서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우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시험위주의 공부였고,(그땐 수능 과목도 아니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독일어 교과서의 수준이,

영어로 치면 요즘 초등학생 교재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형 정도가 끝이었던 것 같음.

그 뒤에 개인적으로나 주변에서 배운게 아까우니 더 배워보자라는 권유가 있어서,

독일어 학원을 찾았으나, 제가 살던 해운대에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었던 곳이, 독일문화원. (아직 남아있는지 모르겠네요)

강사진은 의외로 탄탄하고, (대학교수나 독일에서 온 수녀님, 독일인 교수 등)

은근히 사람이 없기때문에 (아마 이런 이유때문에 지금은 없어졌을지도 모름)

학습분위기는 굉장히 좋습니다만...

역시나 어학이란게 자기가 열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되는법..

저도 처음엔 나름 의욕적이었습니다만...

그 뒤에 혹시나 해서, 좀 멀리 있는 학원에도 다녀봤지만 괜히 힘만들고,

독일문화원같은 원어민 선생님은 찾아볼수도 없었기때문에 독일어는 자체적으로 봉인.

 

독일문화원에 다니면서 기억나는 학생(?)이 한분 계셨는데,

현직 강력계 형사. 단순히 '독일어'가 좋아서 듣는다는 분이셨습니다.

그 외의 학생들은 '독일'에 가서 공부하려는 분이 많았는데,

대부분은 신학생이나 음악하는 분들이었고, 저와는 달리 정말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이다보니 굉장히 부지런하시더군요.

 

3. 일본어

대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배워보고 싶었던 언어가 일본어였는데,

전공(공학)이랑 군대에 시달리다보니, 정작 마지막 학년 마지막 학기에 듣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지인들끼리 소규모 그룹 같은 걸 만들어서 따로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역시나 '한문'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막혀서, 중급 과정으로는 못넘어가겠더군요.

일본어도 배운게 아까워서, 회사다니면서 야근이 별로 없던 시기에 몇달동안 집 근처에 있는 일본어 학원에도 다녀봤는데,

역시나 '한문'이 벽..

그래도 그 일본어학원은 원어민 선생님이 있어서 좀 괜찮았습니다.

처음엔 (일본어식 표현을 쓰자면) 건어물남 선생님이었고, 그 뒤에는 20대 초반의 아가씨 선생님이 오셨는데,

아가씨 선생님은 한국에 처음와서 적응기간 중이라 '자유 대화' 수업 시간엔 오히려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한국 생활을 알려주는 기묘한 시간도 연출되었습니다.

일본어 학원에서 유일하게 건진 것은, '돈코츠 라멘'의 존재를 알게된것.

일본어 선생님 두분이 모두 후쿠오카 출신이었음.

 

4. 여기서부턴 배워보고 싶은 언어들..

4.1. 스페인어

미국에 갔을 때 참 놀랬던게, 히스패닉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과 미국 학생들이 주로 배우는 외국어가 스페인어라는 것.

그 중에는 거의 원어민에 가깝게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정말 스페인에서 온 친구도 있었는데,

조금 차이는 있었겠지만, 스페인친구랑 멕시코친구랑 자유로이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더라는것.

 

4.2. 포르투갈어

사실 이건 '일본인'인 리사오노 때문입니다.

그냥 배워보면 좋겠다... 정도라서 그다지 마음이 가진 않습니다만.

보사노바나 남미지역을 여행할 기회가 생길 때, 좀 더 이해력이 높아질 것 같아서..

 

4.3. 필리핀 따갈로그

필리핀에서는 주로 영어를 사용합니다만,

현지인들끼리는 따갈로그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예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랬듯, 외국인 앞에서 웃는 얼굴로 따갈로그 욕을 한다고..)

사실, 아내에겐 필리핀가 '마음의 고향'이라서.. (비교적 싸고 맛있는 음식들과 따뜻한 날씨-추위를 많이 타서)

처형(아내의 언니)이 한 때 필리핀에서 공부하고 왔던 적이 있어서, 결혼전에 몇번 여행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형은 영어랑 따갈로그가 가능함..

재미있는 점은, 언젠가 서점에 갔는데, 한국어로된 따갈로그 학습교재가 있더군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는 반증일까요)

 

여담.

지금은 영어도 거의 쓰는 패턴만 쓰기때문에, 요즘 중학생 수준밖에 안되지만,

독일어를 다시 배우거나 새롭게 스페인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는 요즘입니다.

아.. 그전에 툼레이더랑 바이오쇼크 엔딩은 봐야지.. 이래서 내가 안되는건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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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 필리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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