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콘솔 시장에서는 소위 '독점작'이란게 있습니다.

자기 콘솔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한 인기작/기대작 들이 이런 칭호를 받게 되는데요.

주로 자사의 콘솔 판매 촉진을 위해 이러한 '독점작'을 제작하게 됩니다.


이런게 가능한 것은, 그 콘솔 기기만 갖고 있는 고유한 특징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콘솔 게임들은 콘솔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스펙에 최대한 최적화해서 나오기 때문에,

CPU+GPU가 달라지거나, 콘솔의 OS가 달라지면 게임이 불가능하게됩니다. (소위 '이식'작품이란 이름이 나온것도 이런 이유)


그런 의미에서 하드웨어 스펙의 스펙트럼이 넓은 PC 게임 시장에선,

PC로만 즐길수 있는 게임들에게도 '독점작'이란 호칭을 붙이지 않습니다.


최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차기제품에 대한 정보가 나오고 있는데요,

두 회사의 제품 모두 AMD의 APU(CPU+GPU)를 응용한 칩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시대에 나오는 콘솔 게임기에서 사용하는 메인칩이 한 회사에서 나온다면,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을 것입니다.


물론, 소니나 마소, AMD가 바보는 아니니까, 각 콘솔마다 특이점을 가질수 있는 별도의 칩셋을 넣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 해도, 약간의 코드 수정등을 통해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모두 비슷한 시기에 게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이제는 독점작이라는 칭호는 점점 힘을 잃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한편, (개인적인 표현이지만) 콘솔계의 2부리그인, 안드로이드 콘솔들을 살펴보면,

안드로이드라는 OS와 게임 마켓의 특징 때문에 '독점작'이란게 더 희미해집니다.

곧 출시예정인 안드로이드 콘솔들을 보면,

스펙의 차이와 게임 컨트롤러 디자인의 차이는 조금 있지만, 그 핵심은 다 같습니다.


그나마 좀 특이하게 OUYA같은 경우는, 중간에 터치패드가 있어서 좀 더 우위를 점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중국 하드웨어 업체들이나, 자본있는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똑같은 품질의 물건을 더 싸게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OUYA만의 특징도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여기서부턴 굉장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결국 안드로이드 게임 콘솔들이 가야할 길은, 게임 개발/유통사와 얼마나 교류를 잘 하느냐가 아닌가 싶습니다.

즉, 자기 게임 컨트롤러와의 호환성 해결과 유료 쿠폰 번들 판매를 뜻합니다.

뭐 게임과 컨트롤러와의 호환성은 당연한 문제니까 넘어가고,

유료 쿠폰 번들 판매는, 어찌보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독점작'이 아닌, '독점 컨텐츠'를 판매해야한다는거죠.


예를들어, 부분유료로 운영되는 안드로이드 레이싱 게임이 있다고 합시다,

A사의 게임 콘솔을 구입하면, 능력치가 전반적으로 상향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식입니다.

소모성 아이템을 제공해도 되겠지만, 그러면 소장가치가 좀 흐려질테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런 '독점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프로모션 차원이 아니라, 지속적인 판매를 하려면 이러한 지속적 컨텐츠 제공이 필수조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OUYA같은 단발성 높은 소셜펀딩으로 제작된 게임 콘솔은 지속성이 낮을 것이고,

오히려 밸브(스팀)나 EA같이 자사의 컨텐츠로도 충분히 '독점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제법 규모있는 회사들이 콘솔 시장에서도 살아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리하자면,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같은 게임 콘솔도 컨텐츠 의존도가 제법 높은 편이지만,

최근 개발붐이 일고 있는 안드로이드 게임 콘솔은 컨텐츠 의존도가 더욱더 높기때문에,

결국에는 자본있는 컨텐츠 판매자들이 이쪽 시장을 장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중 제일 유력한 후보가, 최근 빅픽처 모드 스팀 서비스를 시작한 밸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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