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비범한 메인화면을 보여줬던 구글이 오늘은 '먀야달력 마지막 날'이란 로고를 걸어놨군요.

 

아무튼, 1990년대 후반에는 유난히 '세기말'과 관련된 영화들이 많이 나왔더랬죠.

아예 '세기말'이란 제목의 한국영화도 있었죠..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세기말 현상이 없을줄 알았는데,

여전히 세기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이런저런 종말론이 나왔고,

그중 하나가 '마야달력'이 끝나는 날인,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그런지, 나름 21세기초반인데도 불구하고 '멸망'에 관한 영화들이 몇개씩 나오고 있습니다.

나름 충격적인 재난 영상과 사이언톨로지스러운 결말을 보여줬던 '노잉'도 있고,

아라곤비고 모텐슨이 나왔던 '더 로드'라든지,

옴니버스식 영화인, '인류멸망 보고서'도 있고,

'좀비'에 의한 인류의 멸망을 그린 영화들은 제법 많습니다.. (나는 전설이다 라든지..)


1. 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

그 중 '노잉'과 유사하게 '지구' 자체가 큰 위험을 받아서 멸망하는 영화가 하나 더 있는데,

스티브 카렐과 키아라 나이틀리가 주연으로 나온, '지구 마지막날을 위한 친구 찾기'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영문제목도 깁니다. 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

스티브 카렐이 나오니까 은근히 코미디를 기대할 수도 있는데,

일종의 블랙코미디에 가깝고, 후반부에는 좀 더 멜로영화 답게 흘러가기때문에 '재난'영화라고 보긴 힘들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대략적인 줄거리는,

지구로 접근하는 소행성이 있는데, 최후의 보루였던 '소행성 폭파'팀이 실패를 하고, (이건 아마겟돈이나 딥임팩트를 비꼬는 내용이라 볼수 있습니다)

이제 지구와 더불어 인류는 시한부 선고를 받습니다.

보험판매원이자 소심한 남자인 닷지(Dodge-피하다..라는 뜻이있죠)는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도중 라디오에서 이 뉴스를 듣습니다.

아내는 기다렸다는듯이 차가 멈추자마자 문을 열고 뒤도 안돌아본채 어디론가 떠나버립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일탈을 하고 제 멋대로 살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닷지는 여전히 출근을 하고, 파출부에게 다음주에도 나오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게 키아라 나이틀리, 페니였습니다.

얼마 지나지않아서, 당연하게도 도시에서는 폭동이 일어나고,

그 둘은 이런저런 고생을 해서 도망쳐 나옵니다.


노잉과 마찬가지로, 정말 피할 수 없는 종말이 다가올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다 끝이니까 그동안 못해봤던 것을 마지막 날까지 다 해보고 종말을 맞을지,

아니면 그저 평소대로 생활하다 가족들이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종말을 맞을지 한번쯤을 생각해보자는 영화인거죠. (평소 생활 자체가 일탈이고, 친구들도 다 그렇다면 둘다 이룰 수 있겠네요)



2. Ted, 19곰 테드

잘 모르지만, TV애니메이션 제작자로 유명한 세스 맥팔렌 감독의 실사영화입니다.

감독이 직접 목소리 연기도 한 이 영화는, 미국과 미국 문화에 대한 비꼼으로 가득합니다.

비꼼의 대상이 된 것을 나열하자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할 정도.


평범한 소년이었던 존 베넷은 크리스마스때 받은 테디베어(그정도 크기의 테디베어라면 꽤 비쌀텐데..)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어느날 기도를 합니다. 곰인형이 정말 살아있으면 좋겠다고..

다음날 아침 정말 곰인형은 살아움직이기 시작했고, 미국 전체가 깜짝 놀랍니다.

미국스럽게도 곰인형 테드는 토크쇼에도 출연하는 등 일약 스타가 됩니다만,

여전히 평범한 소년 존 베넷과 함께 지냅니다.


어느덧 존(마크 월버그)은 나이가 들어서 중고차 판매 영업사원이 되었고, 미국 기준으로 '찌질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자신에겐 어울리지 않을 굉장히 우월한 여자친구(밀라 쿠니스)인 로리가 있기때문에 그런 찌질한 삶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점점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인 존이 곰인형 테드와 어울리는게 싫습니다.

왜냐하면 테드는 곰인형이라는 외형을 빼고 보면, 그냥 질나쁜 친구이기때문입니다. (대마초를 나눠피운다든지, 콜걸들을 불러다 난잡하게 논다든지)


뭐, 결국에는 (강령술과 저주가 특기인 흑마법사)존과 (시체 부활이 가능한 사제)로리와 (흑마법사 존의 소환수인)테드는 다 같이 좋게 끝난다는 뻔한 내용이지만,

역시나 이 영화의 볼거리는 굉장히 잔재미가 많은 미국식 화장실 개그.

사샤 바론 코헨의 '독재자'라든지, 벤 스틸러의 '트로픽 썬더'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만한 영화입니다.


참고로, 주인공들인 마크 월버그와 밀라 쿠니스는 영화 '맥스 페인'에서 '맥스 페인'과 '모나 색스'로 동반 출연했었습니다.


3. 토탈리콜(2012)

토탈리콜의 원작은 필립 딕의 SF소설입니다.

영화감독 폴 베호번은 이 소설을 훌륭한 SF액션영화로 연출해서, 흥행과 비평에서도 나름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기억의 조작이라는 소재와, 자본주의의 병폐를 적절하게 섞은 이 영화는 정말 쉴틈없이 관람객들을 이리저리 흔들어댑니다.

그리고는 '나름' 해피엔딩..


2012년에 개봉한 토탈리콜은 소설을 다시 각색한게 아니라,

1990년의 영화를 '현대적인' 해석을 해서 리메이크 했습니다.

뭐 현대적인 해석을 잘 했다면 좋았겠지만, 이 영화는 그걸 못했습니다.


폴 베호번의 1990년 영화에선 '화성'이라는 충분히 SF적인 배경과,

'산소의 통제'라는 죽음과 직결된 요소, 그리고 여자친구를 오랜기간 '적과의 동침' 시킬수 밖에 없었던 악당(리히터),

그리고 돌연변이로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오는 등, 매력적인 부분이 넘쳐났는데..


2012년의 토탈리콜에서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하나도 없습니다. (아.. 하나 있다면, 초반에 급사하는 존 조)

무대는 그냥 지구이고, (중국자본이 대거 투입되었는지, 미래의 '상하이'가 주요 액션 무대입니다.)

지구를 관통하는 터널은 도대체가 왜 만들었는지 이해를 못하겠고...(물론 설명이 나오긴합니다만.. 당위성은 말아먹었습니다)

반전이나 클라이막스도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도망가다가 치고받으며 싸우고, 다시 열심히 도망갈뿐입니다.

그저 배우들이 아까울뿐..


출연진을 보자면, 어떤역을 해도 멋있는 콜린 파렐,

헐리우드에서도 꽤나 높은 위치의 여배우들인, 케이트 베켄세일(애엄마)과 제시카 비엘(유부녀, 남편이 저스틴 팀버레이크),

그리고 미드 브레이킹 배드에서 월터 화이트로 폭풍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나옵니다.


정말 배우들의 명성과 연기력이 아까울뿐입니다.



4. 브레이브, 메리다와 마법의 숲

카2 때부터였든가요.. 잘 나가던 '픽사'가 살짝 주춤하던게.. (솔직히 말하면, 토이스토리3도 개인적으론 조금 아쉬웠습니다)

픽사하면 스토리, 스토리하면 픽사였는데,

왠지 브레이브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좀 픽사스럽지 않달까?

스토리가 좀 평탄하고, 연출도 제법 심심한 편입니다.


그나저나 스코틀랜드의 영어발음은 뭔가 오묘하게 매력적이더군요.

그리고, 폐허가 나오는 장면은 어딘지 모르게 '스카이림'이 떠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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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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