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스토리가 다 나오기때문에 큰 미리니름이 될수도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영화 그랑블루는, 지금은 레옹, 테이큰 같은 액선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진, 뤽베송감독의 1988년작품입니다. (벌써 25년전 영화군요, 좀 오버하면 4반세기)

아마 파란색의 밤바다를 배경으로 상반신만 내놓은 남자 위로 돌고래가 뛰는 포스터는 한번쯤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블루' 포스터와 함께 가장 많이 팔린 영화 포스터일 듯)


영화가 다루는 소재는, 뤽 베송의 부모님과 그 자신도 한때 몸담았던 '다이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좀 더 자세히는, 프리다이빙(무제한급)에 관한 영화입니다. (무제한급이란, 하강 썰매를 이용해서 최대한 깊은데 까지 들어가는 종목입니다. 물론 무호흡으로)

그러니까 당연히 영화 내내 바다와 물이 나옵니다.

그런면에서 '심해공포'가 있으신분들은 좀 불편하실수도 있습니다.


주인공인 자크 마욜(장 마크 바)은 어렸을적부터 왜소하고 숫기도 없었지만, 잠수에는 소질이 있는 소년이었습니다.

아. 참고로 주인공의 모델이 된, 프리다이버 자크 마욜(직접 본명을 써도 된다고 허가했다죠)이란 사람은,

최초로 100m이상 잠수에 성공한 인물이고 이 영화에도 자문을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2001년도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무튼.. 주인공의 아버지는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들어가서 어패류를 채집하는 어부인데,

어느날 잠수복의 공기공급이 중단되는 사고로 인해 고아가 됩니다.


시간이 흘러, 주인공의 어렸을적 친구(동네 대장)인 엔조가 나옵니다. 엔조역을 맡은 배우는 레옹으로 유명한 '장 르노'입니다. 주로 코메디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였죠..

엔조는 나름 프리다이버가 되었지만 특별한 벌이 없이 살다가,

어느날 좌초된 화물선 안에 갇힌 사람을 구해주면서 일확천금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그 돈으로 어릴적 똘마니중 하나이자, 잠수하나는 정말 잘했던 자크를 찾아나섭니다.


여주인공 조안나가 등장합니다. (영화 크래쉬에서 굉장한 연기를 보여준 로잔나 아퀘트)

어느 미국 보험회사의 사고조사요원인데 어딘가 좀 어설픈 구석이 많습니다.

어느날 남극지방쪽에 있는 어느 연구시설의 제설차량이 사고가 나서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쪽에 도착했습니다만..

막상 제설차량이 사고난 지점에는 눈이 너무 많고 얼어있어서 접근도 못하는 상황..

그래서 그 연구시설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는데,

어떤 남자가 잠수복에 오리발만 끼고 차가운 얼음물 속으로 잠수를 하는 걸 지켜봅니다.

그리곤 그 남자에게 한눈에 반해서 말을 걸고 친해지게 됩니다.. 이후론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따라다니죠..


드디어 엔조는 프랑스(이탈리아든가?)의 어떤 수영장에서 실험에 참가하고 있는 주인공을 찾아냅니다.

그리곤 같이 프리다이버 경기에 참여하자고 합니다.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주인공은 그대로 엔조를 따라나섭니다.


한편, 여주인공인 조안나는 상사에게 거짓말을 치고, (유럽에서 사고가 났는데 마피아가 연루되었다느니..)

자크를 따라다닙니다. 자크도 점점 조안나에게 호감을 느끼고 굉장히 깊은 관계까지 성장합니다.. (어릴적에 돌아가신 자크의 어머니가 미국인이었다는 것도 큰 몫을 했죠)

하지만, 자크의 본심은 심해 깊은 곳에 있는지, 좀처럼 속을 알수가 없습니다.


어릴적부터 고아가된 자크에게 있어 또하나의 가족은 돌고래.

뭐, 이 영화 자체가 돌고래와 심해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찬 영화다보니...

수족관에 돌고래와 교감하여 사연있는(?) 돌고래를 탈출시키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지역을 옮겨가며 개최되는 프리다이빙 대회는 계속되고,

엔조와 자크는 서로 1등을 다투며 연일 신기록을 갱신합니다.

그때 자크가 엔조에게,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하면 죽을거라고 경고합니다.


자크가 또 한번 신기록을 세우고난 뒤,

항상 실실거리며 여유가 넘치던 엔조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집니다.

더 깊이 들어가보겠다는 일념으로 무리한 도전을 하던 엔조는,

심해에 대한 동경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곤 자크에게 바다로 돌려보내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심해 깊숙히 엔조를 보낸 자크는 큰 상심에 빠집니다..


경쟁상대이자 한편으론 큰 형같았던 존재를 잃은 자크 또한 심해에 대한 동경이 마음속에 자리잡습니다.

연인이자, 마음의 안식처였던 조안나의 임신소식을 듣고도,

자크는 아버지와 엔조를 데려간 심해에 대한 두려움과 동경에 사로잡혀서 오로지 바다속 생각만 합니다..


결국 오열하는 조안나를 뒤로 하고 깊은 바다에서,

자신의 아버지일지 모르는, 엔조일지도 모르는 돌고래를 만나며 영화가 마무리 됩니다.


뭐, 요약하자면, 바다밖에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랄까요..


요샌 잘 모르겠지만, 예전의 뤽 베송 영화하면, 독특한 영상미가 특징이었습니다.

그랑블루도 그렇고 레옹도 그렇고, 등장인물들은 전부 영어를 하고, (레옹은) 배경이 뉴욕인데도,

여전히 프랑스영화같은 감성이 있달까요?

특히나 그랑블루는 감독 자신이 사랑하는 바다와 잠수에 관한 이야기다보니,

영상미 하나는 정말 볼만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장면은, 영화 중반쯤에 바다에서 시작해서 절벽까지 빠른속도로 카메라 이동을 하는 신인데요..

영화 내용과는 상관없는 장면이지만, 바다와 다이빙(절벽)의 멋을 잘 표현했달까요..? (실제 프리다이빙 경기는 배 위에서 치뤄집니다.)


또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파스타!

엔조가 자기 방에서 친구들을 불러다 잔치를 하는데, 거기서 엔조의 어머니가 삶아주는 파스타.

소스는 없었지만 정말 맛있게 보여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정작 여주인공인 조안나는 너무 많이 먹어서 나중엔 싫어하게된다죠..)

그땐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드라마 '파스타'에 단골로 나오던 '봉골레 파스타'였다더군요..

영화에 나오는, 파스타 제조법이 적혀있는 파스타 접시도 나름 갖고 싶어했던적이 있습니다.


감독판.

감독판에는 자크와 조안나의 배드신이 좀더 자주 나오는데요.

감독판을 보고나면, 자크와 조안나의 사이가 정말 깊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둘의 사이가 깊었다는걸 알고나니,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자크의 행동들이 더 애처롭게 느껴지더군요..

러닝타임은, 2시간 남짓되는데, 감독판은 당연히 좀 더 길겠죠?(이유는 배드신)


OST는 명상음악같은 돌고래 울음소리를 본딴 몽환적인 것부터,

남자다운 비트강한 음악도 있고, 지중해의 낭만이 물씬 느껴지는 음악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것들을 다 합쳐서 요약해보자면,

스토리는 남자의 바다에 대한 로망으로 가득차있고,

멋진 지중해의 바다로 이해 눈이 즐겁고,

그에 어울리는 OST덕택에 귀도 즐거운 영화입니다. (덤으로 배드신도..?)

이런 영화가 88올림픽할 때 나왔다는거..


아무튼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지중해의 느긋함을 느껴볼수 있는 영화입니다.

단, 레옹이나 테이큰같은 액션을 기대하고 보시면 절대 안됩니다...


여담으로, 특유의 영상미와 조금은 독특한 소재때문에 잘 못느낄수도 있는데,

스토리가 좀 단순한 맛이 있어서, 조금 지루할수도 있습니다.

잠이 안오는 야밤에 혼자보는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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