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구입하는데 굉장히 중요한게 하나 있는데,

바로 '할부원금'이란 것입니다.


예를들면,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이 있다고 합시다.

이걸 구입한다면 한방에 100만원을 주고 공기계만 구입 한뒤에,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쓸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요금제 할인은 포기해야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통신사와 24개월 혹은 30개월 약정 계약을 맺은 뒤,

5.9%의 할부 이자와 함께 매달 일정 금액을 나눠서, 구입하는 식입니다.

그렇다면, 1백만원에서 5.9%이자가 붙으면, 5만9천원이 더해져서, 105만9천원이 되고,

이걸 24개월로 나눠낸다면, 한달에 대략 4만4천원정도를 지불해야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기계값만 4만4천원이고, 제일 싼 요금제인 34요금제(7천7백원 할인)를 하면 대략 한달에 7만원은 내야합니다.


이때 통신사에서 가입시 조건에 따라서 '보조금'을 내줘서, (보조금 액수는, 번호/통신사이동 > 신규가입 > 기기변경 순서)

100만원짜리 기계의 할부원금이 70만원도 되고, 17만원도 되는 것입니다.

즉, 요금제가 어떻든간에 가장중요한 것은 할부원금이라는 뜻입니다.


뭐.. 이까진 대충 다 아실테고..


예전에 읽었던 동화중에, 원숭이의 덧신이라는게 있습니다.

숲의 도토리를 독점하고 있던 욕심쟁이 원숭이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한 여우가 꾀를 내어 덧신을 만들어서 원숭이에게 갖다 바쳤습니다. 공짜로..

처음 원숭이는 덧신이 거추장스럽기도하고 딱딱한 자신의 발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놔두었지만,

한두번 신어보니 꽤나 편하고 겨울엔 발도 따뜻하고 좋았습니다만, 곧 닳아버리는게 흠이라면 흠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우에게 도토리를 줄테니 덧신을 더 만들어달라고 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원숭이의 발은 덧신 덕에 점점 부드러워졌고, 원숭이는 여우에게 덧신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여우는 처음엔 굽실거리더니 날이 갈수록 더 많은 도토리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원숭이는 덧신을 신고 싶어서 여우에게 점점 더 많은 도토리를 줬습니다.

어느 겨울날, 원숭이는 더이상 도토리가 없게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신고 있던 덧신이 다 닳아서 한걸음걸을때마다 발바닥이 아파서 제대로 걷기가 힘들었습니다.

아픈발을 이끌고 여우에게 찾아가니, 여우는 도토리가 없는 원숭이를 문전박대하며 내쫓았습니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스마트폰 시장도 처음에는 굳이 저런게 필요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고,

한창 피처폰들의 가격이 낮아진 상태여서 100만원(옴니아같은)에 가까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만해도 피처폰만 있어도 왠만한 음악감상이나 DMB/동영상 시청은 가능했으니까요. (물론 좀 불편하긴 했습니다.)

한편으론, 피처폰에선 더 이상의 성능이 필요없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독특한 디자인이나, 다른 폰엔 없던 신기한 기능(입으로 불어서 번호를 지운다든가)이 주된 마케팅 포인트였습니다.

그때만해도 피처폰OS의 업그레이드는 굉장히 드문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특히 안드로이드계열에서는 성능상의 한계점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로 한계점이 있긴합니다)

빠른 기계일수록 빠른 동작이 가능하고 일반적인 사람들의 성향상,

한번 빠른 물건을 맛보면, 더 느린 물건은 답답해서 못쓰게되다보니,

자꾸 사양이 높아지게 되었고, 지금은 쿼드코어 스맛폰이 마구 나오고 있습니다.


이부분이 피처폰과 크게 차이나는 점인데요.

피처폰은 성능상의 한계점이 있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낮은 쪽으로 안정화 되었습니다만,

스마트폰은 계속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가 나올테고 한동안 신제품이라는 물건들은 대부분 100만원 전후로 나올것입니다. (이건 PC가격의 안정화와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물론, 어느정도 한계점은 있겠죠.

스마트폰도 크기의 범주에서 본다면, 손에 들고다닌다는 의미의 '핸드'폰이니까,

6인치까지 넘어갈일은 없을테고요.. (갤노트2가 5.5인치였든가요? -> 베젤을 아무리줄인다 한들 한계는 있죠.)

안드로이드OS도 점점 최적화가 잘되어 나올테니,

굳이 쿼드코어가 아니더라도 쾌적한 환경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앞으로 5년간은 계속 '고사양 최신폰'만 사랑받는 세상이 되지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고사양 스맛폰의 선두에 서있는 회사가 삼성입니다.

초반에 삼성특유의 치킨게임+고사양 전략으로 굉장히 빠른 시간안에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고,

몇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라인업을 차곡차곡 채워나가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잘나가는 삼성, A/S센터 많은 삼성 제품을 사용하는게 이래저래 좋겠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나서 경쟁주자들이 판매저조 등으로 도태된다면, 과연 사용자들에게 득이 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뭐 지금은 오히려 대인배답게 삼성은 여전히 피처폰(신제품)을 내놓고 있긴 합니다. (LG도 매년 하나씩 내놓기는 하던데, 펜텍은 더이상 피처폰은 안만드는 것 같더군요)


한때 저가형 스마트폰이 몇개 나오긴했었는데,

그것도 정말 잠깐 나오고, 결국엔 '느려서 못쓰겠다'식의 반응이 많아서 이젠 잘 안나오죠.

그나마 '보급형' 제품군이 있긴한데, 그것도 여전히 비쌉니다. (보통 30만원 이상)

그건 안드로이드OS 자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OS업그레이드 지원할 생각도 없이 마구 찍어냈던 제조사 탓도 있습니다.


혹자는 이게 다 아이폰때문이다!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아이폰이 '높은 사양, 높은 가격'으로 시작한 핸드폰이니까요.

다른 회사들이 그에 맞춰서 스맛폰을 만들다보니, 자연스레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볼수도 있겠습니다.

매번 아이폰의 새로운 버전이 나올때마다 삼성 스맛폰과 신나게 비교하던 때가 있었죠.... (늬들은 메모리 확장도 안되고 DMB도안되지??)

뭐 이젠 스펙으로도 아이폰에 밀리지 않으니까, 자신있게 100만원 넘는 폰을 떡하니 내놓을수 있게되었죠.. (굳이 스펙 비교 광고도 안하고)


아무튼.. 괜한 상향평준화 덕택에 사용자들의 눈높이만 높아졌고,

한번 높아진 사용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질리는 없으니까, 자꾸만 더 고사양의 폰들이 나올테고.. (한편으론 보급형/저가형 폰들은 사장되고..)

여전히 비싼 스맛폰들의 '할부원금'은 고스란히 사용자들에게 돌아가는..

원숭이의 덧신이 되어버린 스맛폰에 관한 길고긴 잡담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약하자면,

스마트폰 너무 비싸요! 사장님 나빠요!(한때 유행하던 '브랑카'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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