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에 286이나 486같은걸 쓰던 시절에는,

OS부터 CUI기반이었고, 게임들도 큰 계산이 필요없어서인지 GPU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때도 폴리곤 게임은 있었습니다. 엘리트 시리즈 같은..)


시간이 흐르면서, OS가 GUI로 옮겨가고, 게임들도 점점 화려해지기시작하면서 점점 GPU가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설계상의 어려움때문이었는지, 발열같은 물리적인 이유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저런 제조사들로부터 VGA카드라는 물건들이 하나씩 선보이기 시작했고,

3D가속 VGA카드들도 시장에 나오기시작했습니다. (그 전에 잠깐 2D가속기인 mpeg카드 같은게 나오긴했습니다.)


이와함께 3D게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고, VGA카드도 제법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잘나가던게 리바TNT 뭐 이런것들)

그 인기에 힘입어서 기존의 PCI 대신 AGP라는 VGA카드만 꽂을 수 있는 별도의 인터페이스가 나오기도 했고요..

이게 대충 10년전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GPU와 CPU가 다시 합쳐지고 있는게 대세입니다.

AMD같은 경우는 ATi를 인수하면서부터 FUSION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당연히 그런 로드맵을 기반으로 인수를 했겠죠.)

이래저래 제대로된 물건이 안나오다가, 그나마 '라노'라는 물건으로 어느정도 반쪽짜리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반쪽짜리라는게, 라노는 원래 놋북용으로 나왔는데 데스크탑으로 나온 불도저가 워낙 병맛이라 라노를 개선해서 데스크탑용으로 내놨기때문입니다.


(표면적인) 경쟁사인 인텔은 계속 메인보드에다가 내장그래픽을 얹어서 팔아먹고 있다가,

잠시 외장VGA카드를 위해서 라라비 프로젝트를 시작하긴했는데,

다시 APU쪽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라라비 프로젝트 자체는 없어지진않고 전문분야쪽으론 계속 개발중이라고.)

뭐, 처음에 나온 클락데일 같은 경우에는 표면상으로만 APU였고, 그냥 별도의 CPU와 GPU를 하나의 칩위에 올려놓은 형태였지만,

샌디브릿지부터는 확실하게 APU라 부를수 있는 물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히스토리는 이렇고..


AMD의 APU는 CPU로서의 성능은 좀 안좋지만, ATi의 힘을 얻어서 GPU로서의 성능은 꽤나 괜찮았습니다.

그들의 마케팅 포인트도 게임이나 영상 감상에 맞춰져 있고요.

하지만, 온라인 게임이나 물리연산같은게 많은 프로그램들은 당연히 CPU의 성능이 좋아야 합니다...


한편, 인텔의 APU는 GPU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래서 인텔의 마케팅 포인트는 영상 인코딩(아예 인코딩 가속 기능을 넣기도 했음)이나,

CPU연산과 관련된 벤치마크 자료를 보여주는 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리는 루머들을 보자면,

AMD는 CPU라인업은 없애고 앞으로는 APU만 생산..(물론 외장VGA용 GPU는 변함없고요)

인텔은 APU라인업에서 GPU성능 향상..(하스웰)


즉, AMD는 데스크탑 CPU보다는 놋북이나 좀 더 나아가서 타블렛쪽으로 주력을 하겠다는 의미겠고요..

인텔은 CPU성능은 이제 어느정도 완성했으니 부족한 GPU를 올려보자.. 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회사로서는 옳은 선택이지만,

정작 그걸 바라보는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좀 남습니다..


왜인고하니, 한때 데스크탑 CPU시장에서 인텔의 독점 체제를 저지했었던 역사가 있는 AMD가 이젠 CPU쪽에서 더 이상 발전이 없으니,

인텔의 독점 체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가격 인하가 잘 안될거라는 뜻..)

인텔은 하라는 CPU업그레이드는 안하고 GPU성능을 주로 올린다고하니, 하이엔드 유저들로서는 기대감이 낮아지고요..

그나마 AMD APU들은 AMD의 VGA카드를 꽂으면 하이브리드 크로스파이어X가 되니까 성능이 좀 올라간다지만,

인텔APU를 쓰면서 외장VGA를 달아버리면(엔비디아든 AMD든 상관없이) APU의 GPU로서의 역할은 죽어버리니,

결국 이득보는 것은 없고요.. 물론 APU만 단일로 사용하는 저가형 컴퓨터나 노트북 등은 혜택을 받긴합니다...


뭐, 모바일 기기가 득세하는 지금, AMD나 인텔로서도 돈도 안되는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하느니,

저전력에서 돌아가는 APU쪽에 힘을 쓰는 쪽이 훨씬 더 좋을 것입니다. (ARM의 성장속도에 비해 AMD랑 인텔은.. 뭐..)


AMD는 라노 이후에 나오는 APU들은 변변찮은 성능으로 쓴소리를 많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APU말고는 달리 돌파구가 없어서 APU를 주력으로 생산할거라는 루머가 나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GPU쪽도 최근엔 엔비디아에게 살짝 밀리고 있기도하고..)

뭐. 차세대 콘솔쪽에서는 나름 활발한 것 같긴하던데.. 아직 자세한 스펙도 나오지않은 상태라 뭐라 말하긴 좀 그렇죠..

스맛폰용 칩도 아직 제대로된 시제품 하나 없고요..


인텔도 샌디브릿지는 그럭저럭 평가가 좋았습니다만,

이후, 아이비브릿지, 하스웰에선 GPU쪽 성능만 야금야금 올리고 있으니 좋은 소릴 듣긴 힘들고요.

인텔 특유의 분위기때문인지 콘솔쪽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고..

메드필드라는 스맛폰용 칩을 내놓긴했지만, (시제품도 있죠) 아직 시장에 풀리진 않았고요..

메드필드와 윈도우폰8의 결합을 내심 기대하긴 했지만, 아직은 ARM을 벗어난 윈도우폰8은 없을 것같고,

윈도우폰9쯤은 되어야 x86기반 스맛폰이 나오든 뭐든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편 마소는 윈도우폰8이 아닌 새로운 것을 준비중이다.. 라는 발표를 했더랬죠)


아무튼, 인텔이나 AMD가 APU로 가는 이유는 저전력 저발열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기능적인 면에서 봤을때..)

저전력 저발열을 제대로만 구현한다면, 요즘 대세인 모바일 시장쪽을 노릴 수 있을테고,

데스크탑 시장쪽에서도 보급형이나 사무용PC쪽도 노릴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PC태동기에는 CPU, GPU구분이 따로 없었지만, 컨텐츠의 고성능화에 대한 요구로 인해 CPU와 GPU가 분리되어 각자 발전해왔지만,

모바일 시장의 활성화로 인해 다시 CPU와 GPU를 합치는 것(즉, APU)이 대세가 되어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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