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기원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에 다 끝난 얘기죠.


70~80년대 한국인 가라테 사범들이 군사정권하에서 가라테를 기반으로 만든 무술...


태권도가 자랑하는 발기술 역시 

발기술로 유명한 일본 송도관 유파의 가라테를 중심으로 태권도를 만들다보니 태권도하면 발차기가 대표적인 무술이 되버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정리되긴 했어도 여전히 가라테 각 유파 사범들이

각 유파의 고유 특징들을 그대로 살려서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무덕관이니 강도관이니 송도관이니 하는 일본 가라테 유파 명칭을 태권도에도 그대로 사용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버지는 '무덕관 태권도'를 배우셨다더군요.

오늘날 태권도랑은 완전히 다름.

일본 무덕관 유파 가라테의 특징이 그 당시에는 강하게 남아있어서.




특히 택견기원설..


이거 택견 전수자들은 매우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저도 한때 택견을 좀 배우던 시절이 있어서 좀 아는 부분인데,

택견의 발차기랑 태권도의 발차기는 근본적인 부분부터 다릅니다.


애초에 택견 전수자들이 싫어함. 

태권도 기원설에 자꾸 택견 가져다가 날조해대는 걸.

(사실 왕배생 계열 태극권을 배우다가, 택견쪽하고 교류가 있어서 택견을 조금 곁다리로 배우긴 했음. 굉장히 유명하신 분한테 사사받을 뻔하기도 하고.)



암튼 태권도의 기원이 가라테라는 건 이미 이종우나 최홍희같은 당시 태권도 창시자들 스스로가 인정한 부분이기도 하고.


이걸 지우려고 국기원에서 말도 안되는 역사 기원 날조를 하다가 

여기저기서 논파당하고 망신당하고.




암튼 태권도 관련으로 외국인들과 논쟁이 붙었고,

어쩌다보니 기원 이야기가 나왔는데 외국인들도 이미 다 아는 이야기를

한국인들이 열심히 부정하며 태권도가 택견의 계승이니, 수박의 계승이니, 화랑도의 계승이니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걸 보며 씁쓸하네요.


참고로 수박은 어떤 특정한 무술 이름이 아니라

맨손으로 치고받는 행위 그 자체를 수박이라고 부르는 거고.


화랑도는 뭔지 모르겠네요.

신라시대 얼굴에 분칠한 사람들을 말하는 건지, 아니면 화랑도라는 듣도보도 못한 신종 무술이 생긴건지;;





기원이 뭐던 지금의 태권도는 태권도 자체로써 가치가 있고,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만큼 인정받고 있는데

왜 굳이 날조까지 하려하는지...


저도 상당한 국수주의자인데, 날조는 자제해야...결국 그게 더 나라 이름에 먹칠하는 일이라.




마찬가지로 사실 가라테도 일본 고유 무술이 아닙니다.

오키나와 류큐 왕국의 당수가 기원이죠.


당수는 다시 오키나와 소림권에서 유래되었고,

오키나와 소림권은 당나라 시절 중국 남파 권법이 오키나와 왕국에 전수되어 유래된 것이고...


암튼 그 당수라는 게 오키나와가 일본 본토에 점령당해 합병당하면서 오키나와인들이 도검 소지 금지를 당하자 

맨손으로 적을 제압하는 당수가 급격하게 발전하였고, 그게 본토로 보급되며 오늘날의 가라테로 발전해 왔다...


일본애들은 이걸 잘 인정함.

당수는 류큐왕국 무술이고

다시 그 류큐왕국의 무술은 중국 남파권법에서 유래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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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가라테와 태권도의 실전성...


태권도쪽이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가라테는 보통 슨도메 가라테라고 해서

대련시 직접 타격을 하는게 아니라 바로 앞에서 주먹이나 발을 멈추는 식으로 대련함.


이게 가라테가 뭐 이론적인 부분은 태권도보다 매우 앞서있긴 하지만,

격투기는 실제 풀컨택트로 대련을 자꾸 해봐야 수련자가 강해질 수 있는 거고

그게 누적되면서 결국 태권도의 격투체계도 발전하는 거라.

맨날 치고받는게 일인 태권도가 훨씬 더 강하다고 봄. 

(아 물론 극진가라테같은 풀 컨택트 가라테는 태권도보다 훨씬 강하다고 봅니다. 이유는 태권도는 풀컨택트 대련을 하긴 하지만 너무 제한된 경기룰 위주로 이루어지다보니 

좀 더 시합보다는 실전적인 대련을 추구하는 극진가라테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생각함. 

- 짤막한 에피소드 하나. 극진가라테의 창시자는 최배달로 알려진 최영의(오오야마 마쓰다쓰)가 창시한 신 가라테 유파입니다. 그가 극진가라테를 창시하며 한 말이 전통가라테는 풀컨택트 대련을 안해 너무 약하다... 나의 가라테는 풀컨택트로 허구헌날 치고받으니 내 극진가라테가 더 강하다... 라고 함. 이에 발끈한 일본의 전통가라테 마스터들이 최영의에게 도전했지만 죄다 개박살남.)




가까운 예로 복싱이 있죠.

19세기 말 ~ 20세기 초의 잭 뎀프시 시절의 복싱과 오늘날의 복싱은 완전히 다릅니다.

20세기 초 복싱은 풋워크나 더킹 위빙 같은 동작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냥 제자리에서서 누가 먼저 쓰러지나 맺집대결하며 너 한대 나 한대 주먹질하는 게 20세기 초 까지의 복싱이었음.


그렇게 계속 치고 받다가 결국 그런 실전 데이터가 누적되면서 연구하고 연구해, 20세기 초중반 이후부터 급격하게 발젼해 결국 오늘날처럼 정교한 복싱으로 발전한거죠.




무술은 이론이 아무리 뛰어나봐야 결국 맨날 치고받으며 몸으로 부족한 걸 깨닫고 연구해서 그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해나가는거임.

이걸 하질 않으니 중국 무술이 오늘날 몰락한 거고. 

(중국 무술도 19세기 이전까지는 풀컨택트로다가 그냥 막 이종격투를 해가며 발전했었지만, 19세기 이후부터는 외부교류는 거의 사라지고 그냥 그냥 허구헌날 투로만 반복하는 ㅄ 스타일이 되버림.


18세기 이전에만 하더라도 예를 들어 태극권... 태극권이라는 이름은 비교적 최근에 붙은 이름이고 그 이전에는 두투권이나 두투13세라고 불렸었는데 이게 진장흥이라는 태극권의 불세출의 실전 달인이

허구헌날 쌈박질 해가며 경험적으로 체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필요한거 죄다 없애고, 부족한 거 채워가며 노가식과 포추만 남겨 오늘날의 태극권처럼 만든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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