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늘 낮에 와서 몇시간 만져봤습니다. 대충 느낀 건 얘넨 기계 잘 만들어놓고 이상한 뻘짓하는거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PSP나 PS3때도 그랬으니.


1.
척봐도 SCE가 애플을 부러워한다는게 느껴집니다. PlayStation®Store라는 전용 스토어나 PlayStation®용 콘텐츠 관리 도우미라는 전용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으면 어떤 미디어도 기계에 넣는게 불가능합니다. 딱 봐도 iTunes Store랑 iTunes랑 비슷한 걸 하고 싶었던거겠죠.
근데 그런 것 치고는 아직까지도 PlayStation®Store는 개발자에 대해 전혀 오픈된 환경이 아닌 것 같더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iTunes Store나 안드로이드 마켓(현 Google Play Store)이 나름대로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인디 개발자의 앱 개발 / 배포 환경을 보장해줬기 때문일텐데 말입니다.


2.
UX가 완전 꽝입니다. 터치 활용 자체는 괜찮은 편인데 얘넨 지네가 만든 기기를 사용자가 어떻게 잡고 쓸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안 한 것 같아요.
VITA는 가로로 긴, 그것도 크기가 상당히 큰 기기입니다. 화면의 크기가 큰 것과 더불어 게임기라는 하드 특성상 양옆에 버튼과 스틱이 달려있기 때문에 동급의 5인치대 액정의 스마트폰보다 가로가 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껏 기울임 센서까지 넣어놓고는 인터페이스의 세로모드 변환 같은 개념이 전혀 없어요. 모든 걸 가로모드로 조작해야합니다.
근데 생각해봅시다. 일단 웹페이지를 볼 때도 보통은 가로로 긴 화면보다는 세로로 긴 화면이 편하죠. 즉 일단 웹페이지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로로 길고, 거기다 양옆에 버튼부까지 달린 기기는 가운데의 터치스크린에 손을 대기가 상당히 불편합니다. 그러면 손이 작은 사용자에 대한 배려같은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것도 없습니다. 사실 저도 손이 작은 편이 아닌데 그럼에도 VITA의 키보드는 상당히 쓰기 불편합니다. 즉 키보드 입력도 불편합니다. 그러니까 이 기기는 사실 인터넷이나 SNS 같은 걸 하기 매우 불편한 기기라는겁니다. 높은 해상도와 터치 인터페이스, Wi-Fi와 3G 무선통신(이건 한국에선 안되지만) 등 환경 자체는 상당한 수준으로 갖춰져 있는데도 불구하구요.


3.
그라비티 러쉬는 재밌더군요. 터치나 기울임 센서 활용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구요. (사실 기울임 센서는 좀 미묘하긴 하지만, 그래도 초창기작이고 실험작이란 걸 생각하면 상당히 잘 쓴 편이죠) 게임은 이거 하나만 사봐서 나머지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사실 비타츄 구입 자체도 가을에 나올 P4G 한글판때문에 한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