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공통적으로 세 게임다 요즘 대세에 따라서 뭔가 게임방식이 매우 많이 쉬워진 느낌입니다. 게임이라는 분야가 많이 대중화되면서 게임시스템이 편리해지는 건 좋은데 게임이 너무 쉬워져서, 뭔가 기분이 씁슬했습니다. 



1. 디아3

디아2를 생각하면 한국에서 어마어마한 기대를 받고 있는게 놀랍지는 않지만, 정작 내용은 그 기대에 살짝 못미치는 느낌이랄까. 북미베타때 실망도 좀 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재미나게 했네요.


일단, 이런 쿼터뷰 핵엔슬래시 게임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자기의 캐릭터가 성장해가는걸 지켜보는 점도 크다고 생각하는데,

성장 시스템이 너무 자동화 되어서 스킬도 알아서 언락되고 하니, 전작처럼 레벨업이 주는 즐거움도 적고, 업 할때마다 이걸 할까 저걸 해보는건 어떨까 하는 재미가 없더군요. (그래봤자 13렙까지였긴 하지만)

룬 시스템으로 스킬 속성이 완전히 달라지니 뭐니 해도, 결국 성장하는 과정에선 하나의 스킬에서 기존의 것과 새로 언락된 것중에서 더 좋은 데미지를 주는 것을 선택할것이 뻔하니 뭔가 좀 케릭터가 갈 길을 강요받는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만렙입장으로 본다면 자신이 정한 케릭터의 컨셉에 맞게 스킬과 룬을 바꾸는 재미는 있을듯.)


타격감같은 경우 동영상으로 볼땐 우려를 참 많이 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몇몇 아직 스킬이 부족한 직업들을 빼고는 그래도 만족할만한 수준이였습니다.

조작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전작도 그리 정교한 컨트롤을 요하는 게임은 아니였지만, 뭔가 정교하고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더군요. (투기장이 나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질지 모르지만)


게임방식은, 퀘스트 방식으로 바뀌고나서 게임을 진행하는게 또 요즘 추세에 맞게 상당히 쉬워져서, 전작이나 옛날 rpg하듯 아무런 정보없이 스스로 단서를 얻어서 길을 찾고 보스를 찾아서 진행해야하는 그런 막연한 느낌이 하나도 없다는게, 좋다고 해야할지 아쉽다고 해야할지.


그래픽 면으로 보자면

(계속 전작이랑 비교하게 되는데) 그로테스크하고 암울한 분위기가 너무 많이 죽었다는게 아쉽습니다. 2에서 그 상상력을 자극하는 해골들, 알아보기 힘든 시체, 피가 묻어있는 고문기구 등등이 주는 무시무시한 느낌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사운드는 정겨운 기타소리가 참 반가웠던..


유저인터페이스는 블쟈게임답게 참 편리해서 좋았습니다. 손쉽게 친구등록후 친구의 방에 들어가서 놀 수 있고, 최근 같이 플레이한 사람을 찾을수도 있으며, 자기가 원하는 퀘스트에 맞게 방을 찾을 수 있었던게 좋았네요.


결론은, 일단 한정판을 구입해서 하드코어를 목표로 달려본다.





2. 블소

이전 클베를 해보지 않았던 터라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 기대치에 비해서 실망감이 너무너무너무 크네요.

게임 이전에 받았던 블소에 대한 느낌은 좋은 그래픽 + 무협 + 논타겟 =>  AoC의 무협버전 =>세심한 전략연구과 컨트롤을 요구하는 그래픽좋은 정통 무협게임 ... 쯤으로 생각하고 엄청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느면으로 보나 만족하는 요소가 하나도 없어요.

엔씨가 일부로 특정 계층의 유저들을 메인 타겟으로 잡은건지 아니면 한국유저의 수준을 호구로 본건지 몰라도, 게임방식이 너무X99 쉬웠고, 인게임 연출이나 내용들이 너무 가볍게 장난친게 많아서 몰입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일단, 저는 여느 흔한 김치맨답게 암살자를 선택하고 플레이했는데, 렙이 낮아서 그런진 몰라도 내가 정녕 왜 암살자라고 불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암살의 뜻이 '몰래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닌가봅니다.

아니 뭐 몬스터의 등 뒤로 몰래 가는것도 아니고 '뛰어가야'만 은신할 수 있는 것 까지도 무협이니까 뭐 그런가보다 이해하는데, 당췌 왜 은신하고 거리가 많이 벌어졌음에도 은신이 풀렸을때 몬스터가 나를 찾아오는건지 이해할수가 없었습니다. 냄세라도 맡고왔나? 기의 흔적을 찾아서 왔나?


전투방식도, 아무리 라이트유저의 입장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해봐도 너무 쉬웠습니다. 정말 매우x99 친절하게도 퀘스트를 통해 다 알려주더라구요. 친절에 감사했습니다. 요즘 트렌드인 '초보자도 하다보니 알아서 배워지더라..' 라는걸 도입한 거 같은데, 음.. 글쎄요.

새로 배운 스킬을 써보지도 못했는데 그걸로 어떻게 콤보를 넣는지부터 배우게되서, 공략보고 게임하는 듯 스포일러당한 재미없는 느낌. 


또 뭔가 논타겟이라는 이름으로 이런저런 장치를 넣은 것 같지만, 그냥 타겟팅 게임이랑 다를게 뭔지 모르겠어요. 그냥 몬스터가 공격하기전에 반격스킬 누르고, 이어지는 콤보들.. 어렵지 않는 조작인데 오히려 신경만 써야하는 똑같은 전투패턴의 무한반복이라 쉽게 지치고 지겨워집니다.


또 위에서 언급했듯 게임상에서 이름이나 패러디 등으로 장난친것이 많은데, 90%의 진지함에 10%의 개그가 있는것과, 90%의 개그에 10%의 진지함이 있는 건 정말 다름에도, 게임속 분위기 자체가 너무 유치하고 가볍습니다. (퀘스트에 주괴를 상회입찰한 용객 이야기가 등장하는걸 보고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마치 무협소설의 주인공이 된듯 스토리를 따라서 진행되는 메인퀘스트 자체는 매우 훌륭했음에도, 다른 부분에서 그걸 너무 깍아버린듯한 느낌. 내가 블소의 무협세계에 속해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네요


이건 개인적인 경우겠지만, 그래픽면으로 봐도 뭔가 붕 뜬게 몰입하기 힘들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부드럽지 못하고 상당히 주의가 분산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네요. 너무 밝고 화려해서 그런건지)


아이온으로 부터 내려져오는 케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뭐 말이 필요없이 100점. (굳이 흠을 잡자면 성우분들이 다 어디선가 들어본, 그러나 이전보다 좀 더 나이든(?) 목소리들이라 음.. 뭔가 기분이 묘한..)


서버 운영은 크게 짜증낼만한 수준이였고, 지금은 서버가 늘어나서 대기인원이 안뜨는 것 같은데, 이전엔 상당히 자주 팅기는데도 불구하고 팅기면 또다시 대기자 1800명을 뚫고 들어와야 해서, 한번 팅기면 그냥 안했던.


여튼 라이트유저(라고 쓰고 여성유저라 읽습니다) 입장에서 보면 아는사람들과 가볍게 즐기기엔 아주 재미있는 게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그냥 저 위의 내용들도 다 그런가 보다.. 하고 블소는 정식오픈때는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3. 길드워2

엔씨(라고 쓰고 아레나넷이라고 읽습니다)의 또다른 게임인 길드워2가 주말 테스트를 진행했었는데요, 국내에선 그런게 있었냐.. 할정도로 관련 소식이 없는데, 해외에선 기대작1위인 게임답게, 실제 구매자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모든 북미서버가 하이 내지는 풀..이 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일단 길드워2도 전작과 비교했을때 보자면, 요즘의 추세에 따라서 많이 단순화되었습니다. 전작에서는 수백가지의 스킬들로 조합을 짜는게 일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선택할수 있는 스킬 폭이 매우적어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일단 PVE 시스템은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서 좋았습니다. 한 퀘스트라도 다양한 수행방식이 존재합니다.


또 대부분 유저들이 길드워2를 기다렸던 이유인 PVP도 전작만큼 스킬이 많지 않아서 직업별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실망한 사람이 많습니다만, 그래도 연구할 것이 나름 있고 무엇보다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말하자면 길드워의 PVP는 '렙빨' '템빨'이라는게 없이, 모든 사람이 똑같은 80레벨의 케릭터와 똑같은 장비들로 참여하게 됩니다.(다만 선택의 다양성만이 있을뿐) 전작에서 그래서인지 한국유저들의 취향에 맞지 않아서, 인기가 많이 없었죠.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전투방식은 논타겟 답습니다. 맞으면 맞은거고, 피하면 피한거고. 아주 정밀하진 않지만 나름 섬세한 컨트롤이 가능해서 전투에 긴장감이 있습니다. 아쉬운건 키설정이 아주 자유롭지는 못했다는 것인데. 아마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픽이나 사운드나 그럭저럭 보기좋았고, 엔씨가 입김을 불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운영도 기대해 볼만 합니다.


하지만, 엔씨게임임에도 국내 서비스는 잘 모르겠습니다. 국내유저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전작이 나왔던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비슷해서요

일단 잘 모르는 패키지 게임은 절대 돈주고 사지 않을것이 뻔한데다가, 게임 시스템상 RPG를 오래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 비해 장비가 더 쌔진다거나 하는게 아니고, 

지는 것 싫어하는 한국인 특성상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는 PVP에서 '장비빨'이 없다는건 '컨빨' 로 이겨야 한다는 건데, 코어유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유저들은 게임을 연구하고 복잡한 컨트롤을 하는 걸 싫어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늘 지고, 그러다보니 안하게 되고, 그러다 접게되고, 게임은 매니아들만의 리그가 되고.. 의 반복

공정한 상태에서 오로지 연습한 컨트롤과 머리싸움으로 팀전,길드전을 하는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지 못한다는게 아쉽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저는 

블소 클베-> 디아 오픈 -> 길드워 오픈

순으로 행복한 2012년을 보낼것 같습니다. 





I believe in intuitions and inspirations...I sometimes FEEL that I am right. I do not KNOW that I am. -Eins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