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바이오웨어에서 매스이펙트3의 결말은 바뀌지않을거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대신 왜 그런 결말이 나오게되었는지 설명해주는 DLC를 발표할거라고 하긴했습니다만,

스페이스 오페라는 모름지기 해피엔딩이지!라고 생각하는 팬들에겐 여전히 못마땅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최근 매스이펙트 스토리를 찬찬히 보고 있어서 간단하게 요약해봤습니다.

 

1. 매스이펙트 세계의 다양한 외계인들..

매스이펙트의 외계인들은 기본적으로 진화론에 입각해서 설계된 듯하고, 약간은 과학의 지나친 발달을 경고하는 듯한 메시지도 들어 있습니다.

 

리퍼(reaper)족: 거대한 세발낙지.. 아니, 거대한 손모양으로 생긴 기계종족입니다. 엄청나게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며 우월한 과학기술력과 압도적인 세뇌능력으로 전우주를 대상으로 낚시를 하는 한량한 종족..

프로디언(prothean)족: 벌레딱지를 뒤집어쓴 것 같은 종족인데, 리퍼에 의해 멸망당했습니다. 대체로 민족우월주의적 사상을 갖고 있는듯합니다.

아사리(asari)족: 평균수명이 1,000년에 달하고 파란색 피부의 여성들만 있는 종족이고, 오랜 수명덕에 좀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종족과 번식(?)을 하든 아사리족만 태어난다고합니다.

살래리안(salarian)족: 평균수명이 40년이고 도마뱀처럼 생겼습니다. 신진대사가 빨라서 머리회전이 빠른건지 모르겠는데, 뛰어난 과학자들이 많은 종족이라고.. 주로 씨족중심으로 생활한다고 합니다.

튜리언(turian)족: 도마뱀과 고냥이를 섞어놓은 듯하며, 인류가 최초로 조우한 외계종족이자 최초로 싸운 외계종족입니다. 인간족과 마찬가지로 전투종족이며 군부정치에 가까운 정치체계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쿼리안(quarian)족: 기계를 다루는데 비상한 능력이 있어서 일찌기 인공지능(AI) 기계인 게스(geth)를 만들었으나, 오히려 게스들에게 자기 별을 빼앗기고 이주함대를 몰고다니는 특이한 종족. 면역력이 매우 약해서 항상 우주복을 입고 다녀서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아주 큰 떡밥중 하나.. 이주함대는 여러대가 있고 독특한 정치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설정이 제일 흥미로운 종족.

크로건(krogan)족: 도마뱀...과 코뿔소를 합쳐놓은 듯한 전투민족중 하나이며 보기보단 기술도 뛰어나고 전통도 길고 번식력(?)도 뛰어난 종족이었으나, 살래리안족이 라크나이족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크로건을 끌어들인뒤 이후에는 늘어난 크로건인구를 줄이기 위해 출산률을 엄청 낮춰놓은 덕에 몰락한 종족. 의외로 유쾌한 종족이고 '클랜'단위로 생활합니다.

라크나이(rachni)족: 척보면 괴수입니다만, 꿀벌이나 개미처럼 '여왕'을 중심으로 나름 평화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말못하는' 외계종족입니다. 여왕의 정신 지배능력은 매우 뛰어나며, 1편에서 쉐퍼드가 여왕을 살려주면 자기 행성에 돌아가서 나름 평화롭게 은둔하는듯.. 2편에 재출현 떡밥이 나오긴하는데, 점점 존재가 희미해지더니 3편에서는 아예 언급조차 없습니다.

바타리안(batarian)족: 눈이 2쌍(4개)인 종족이고, 항상 뭔가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악당'담당 종족입니다. 2편 DLC에서는 바타리안이 이주해서 살고 있는 행성계가 완전히 파괴되면서 안그래도 안좋았던 인간과의 관계가 더 안좋아졌습니다. 볼챠와 함께 악당역은 항상 도맡아하고 있는 비운의 종족.

볼챠(vorcha)족: 박쥐를 닮은 이 종족은 그냥 악당역을 위해 만들어진 종족답게, 항상 빈민굴에 쭈구려 있거나, 헤드샷 한방에 저세상으로 가는 친구들입니다. 하지만 재생력만큼은 트롤급.

볼루스(volus)족: 곰인형처럼 뒹굴거리게 생긴 이 종족은 사업 수완이 뛰어나서, 사기도 잘 칩니다. 쿼리안처럼 항상 우주복을 입고 다녀서 맨얼굴은 항상 떡밥

해나(hanar)족: 어디가 머리고 어디가 꼬리인지 구분이 힘든 젤리같은 종족입니다. 항상 텔레파시를 통해 대화를 하며, 은근히 웃긴 구석이 있는 종족입니다. 루머에 따르면 해나족 출신 스펙터가 있다고.. (스펙터는 비밀경찰 같은 존재입니다.)

드렐(drell)족: (또) 도마뱀이나 이구아나, 생선들을 잘 조합해놓은 종족입니다. 해나족과 같은 행성에 살았는데 해나족의 도움으로 종족 멸망의 위기를 넘긴듯합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가끔씩 삼천포로 빠지면서 옛기억을 중얼거리는 웃기는 면도 있습니다.

인간(human)족: 인간입니다.

 

2. 주인공 쉐퍼드!

요약하자면, 마성의 쉐퍼드!

우주의 거의 모든 종족들을 규합하고, 지극히 개인적이고 하찮은 심부름까지 마다하지 하는 동시에,

거물급 인사들을 부하로 거느리고 있는 인간족 출신의 군인.

위에서 나열한 모든 종족들(볼챠 빼고)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거의 모든 종족들이 '영웅'으로 대접해주고 있으며,

종족을 넘어서 다양한 종족들과 염문을 뿌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전우주적 낚시종족인 '리퍼'들 까지 쉐퍼드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결국에는 그 전능해보이는 리퍼들의 운명조차 쉐퍼드의 손아귀에..

 

3. 3편이 욕을 먹는 이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1편에서 나름 스펙터도 되고 막강한 동료들을 얻은 주인공 쉐퍼드가

2편 오프닝에서 죽었다가 살아나는 과정은 나름 능력치와 동료들의 '초기화'에 대한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2편 오프닝은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듭니다)

 

또한 1편에서 매스이펙트 세계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그야말로 영화같은 연출+멋진 전투를 보여줬고,

2편에서는 더 확장해서 더 넓은 지역과 수많은 동료들(또 그들만의 고유 퀘스트까지)을 얻는 과정은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게다가 1편과 2편 사이에는 2년이란 시간이 있었고, 옛동료들과의 만남도 나름 적절했습니다. (일부는 쉐퍼드 사단에 합류하고 일부는 잠시 합류했다 헤어지기도하고..)

그리고 2편의 큰 줄기였던 동료 모으기는, 단순한 자원 채집이 아닌, 그야말로 사람(캐릭터)을 얻는 과정에서의 감정이입이 상당했습니다.

 

근데 3편에서는 1~2편과 같은 시간적 공백도 거의 없었고, 죽었다살아나지도 않았는데, 너무나 뜬금없이 리셋된 쉐퍼드가 너무 무기력 해졌습니다.

게다가 정말 정주고 마음주며 모으고, 생사를 넘나드는 고생을 같이 겪었던, 2편의 동료들은 '조커'를 제외하곤 싸그리 다 떠나갔습니다. (마성의 쉐퍼드인데!!)

뭐.. 로맨스도 다 날라가고.. 즉, 2편에서 3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너무 무성의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엔딩..

'모두 죽더라도 끝까지 싸우는게 인간이다!'라는 중2병 대사를 치던 우리의 주인공 쉐퍼드는 좀 과격하긴하지만(레니게이드 선택지),

그래도 뒤틀려진 우주종족을 서로 화합하게 만들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훌륭한 인격의 사람입니다. (파라곤 선택지)

근데 엔딩에선 지금까지 쉐퍼드가 싸워왔던 목적따윈 싸그리 무시하고 암울한 엔딩을 보여줍니다.

좀 다르게 표현하자면, 그동안 쉐퍼드와 울고 웃으며 치열하게 싸워왔던 모든 추억들이 매스릴레이를 타고 저멀리 어딘가로 날아가버린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주인공이 동분서주하며 힘들게 화해시켜놨더니, 다 죽음.. 이런 결말?

 

물론 시나리오 작가들은 나름 참신한 작가주의적 엔딩(?)을 꿈꿨는지도 모르겠지만,

유저들은 그래도 1,2,3편을 거쳐오는 고생을 해가며 그런 (나쁜의미로) 참신한 엔딩을 보고싶진 않거든요.

차라리, 헐리우드식 엔딩으로, 리퍼들을 다 물리쳤다고 생각했는데 한마리가 겨우 빠져나온다든지,

미드식 엔딩으로, 리퍼를 물리치니 더 큰 존재가 있었다든지,

뭐 그런 여운이 남을만한 엔딩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건 뭐 시리즈 종결자도 아니고..

 

4. 후속작?

일단 공식적으로는 쉐퍼드이야기는 끝이다!라고 발표가 난 상태라서,

매스이펙트 시리즈가 더 나올지는 오리무중입니다만,

매스이펙트의 설정들이 꽤나 매력적인게 많고, 확장성이 정말 좋아서, (DLC를 추가할땐, 그냥 행성계 하나 추가하면 됨)

EA나 바이오웨어가 매스이펙트 프랜차이즈를 버리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요새 바이오웨어가 스토리면에서 자꾸 어설픈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서,

후속작이 나와도 일단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것 같습니다.

 

만약 나온다면, 쉐퍼드는 갔으니,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워서 시리즈를 끌어가야 겠죠..

하지만, 1,2,3편에 나왔던 주인공 동료들의 스핀오프는 반대!

 

5.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

뭐.. 스페이스 오페라라는게 장르의 명칭 자체가 약간 비꼼이 섞여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확실히 (지구내에선 적이 없는)미국에는 잘 먹히는 장르인 것 같고.. 조금만 심도 있는 주제를 넣고, 꼼꼼하게 설정을 채워넣으면, 이만큼 확장성 좋고 재미있는 장르가 없습니다.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대기만성형)의 성공을 보면 정말 그렇고요..

하지만, (내부에도 적이 많은)우리나라에서는 아직 SF장르는 잘 먹히지 않는 것 같아요.

오히려 은근한 에로티시즘이 베이스에 깔린 무협지나 판타지를 가장한 조폭물이 더 잘팔리는 것 같고요..

 

6. 그래도 바이오웨어의 장점을 꼽자면..

바로바로 연애요소.

희대의 19금 명작 게임 스카이림에도 '결혼'이란 요소가 있습니다만.. 스카이림에서 결혼은.. '너 나한테 마음있지?' '응' '결혼하자' [결혼 완료] 뭐 이런식이라, 전혀 감흥이 없는데 반해서

바이오웨어의 '연애'는 제법 모양새가 그럴듯합니다.

'만남->해당 캐릭터 주요퀘스트 완료->적절한 대화선택->호감도상승->마지막 선택' 이란 일련의 과정이 필요해서 나름 공략하는 맛(?)이 있고,

마지막 연애씬은 뭐.. 제법.. 후훗..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 같은 경우는 아예 강화 모드도 있음..)

어차피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라면 화끈하게 연애요소를 넣어주는게 팬서비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뭐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분명한 것은 매스이펙트는 근래 보기드문 명작 SF RPG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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