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전자신문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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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대 게임업체 샨다네트워크가 지난해 인수했던 액토즈소프트의 대표이사가 한 달 만에 다시 바뀌었다.

 천테안차오 회장이 최웅 당시 사장을 밀어내고 직접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0일 다시 최 전 사장을 내세운 것이다. 게임업계 안팎에서는 주식이 공개된 기업 대표에 대한 인사 결정이 이처럼 쉽게 번복될 수 있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샨다네트워크가 잘나가던 한국의 게임기업을 예전처럼 경영할 수 있을지 우려까지 할 정도다.

 이에 대해 샨다네트워크와 액토즈소프트 측은 “문서처리 과정에서의 착오” “중국과 한국의 대표이사직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 또한 명쾌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실적악화 가리기’ 등 뒷말 무성=국내 게임업계가 예상했던 최웅 체제를 마다하고, 샨다 측이 택한 결정은 한 달 이상을 끌지 못했다.  


특히 최 사장의 대표이사 복귀 결정이 액토즈소프트의 악화된 2004년 실적 발표와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은 여러가지 석연찮은 여운을 남긴다. 샨다 측은 지난해 12월 초 액토즈를 인수한 후 자사에 대한 한국내 여론이 악화되거나 잠잠해 질 때마다 한 가지씩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다. 문제는 이런 행보가 대표이사 또는 경영권과 관계된 중대 이슈였다는 점이다. 특히 샨다 경영진은 자신들이 액토즈에 대한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한국에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이번과 같은 대표이사의 잦은 교체 등 파격 행보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런 행보는 주주와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경영권, 대표이사 선임, 액토즈가 배급하는 게임개발 계열사였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의 법적분쟁 등에 대한 온갖 억측만 들끓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액토즈의 인수가 잘못됐다는 것에서부터 액토즈의 운영 및 사업방향에 대한 현 샨다 최고 경영진의 결정라인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등의 소문이 이 과정에서 튀어나왔다. 투명하지 못한, 그러면서도 하나의 결정에 대해 일관되지 못한 방향성이 오히려 구구한 오해를 낳고 있는 셈이다.

 ◇위메이드 ‘해법’ 다시 도마에=최웅 사장이 대표직을 유지하는 동안 샨다 측으로부터 받게될 가장 큰 경영상의 압박은 수년째 끌고 있는 위메이드와의 법적분쟁 해결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대표이사 재선임 이전에도 최 사장은 위메이드 측과 여러 차례 비공식 접촉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메이드 측도 지난달 박관호 사장 체제로 진영을 정비한 후, 최 사장을 창구로 샨다 측 요구와 조건 등을 깊숙히 탐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샨다가 이번 대표이사 교체 이후에 위메이드와의 법적분쟁에서도 똑같은 돌출적인 해법을 찾겠냐는 것이다. 시장전문가들은 “파국을 원치 않는 이상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대화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표이사의 인사 번복과 같은 행위는 자칫, 위메이드와의 분쟁을 법적 심판 이상으로 냉각시킬 가능성까지 안고 있기 때문이다.

 샨다네트워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또 있다. 한국에서 갈수록 악화되는 여론이다. 자본과 덩치만 믿고 유망기업에 대한 인사권과 경영권을 자회사라는 명분만으로 쥐락펴락하는 것에 고운 시선을 보낼 주주나 게임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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