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인도는 고교졸업생 1200만명에서 3500명을 뽑는 치열한 공과대

입시경쟁과 190학점 이수(우리나라는 140학점)라는 대학생활을 통해 최고의

엘리트들을 양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스스로 MIT를 능가할 정도라고 하는데, 이곳 IIT를 졸업하면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같은 세계유수의 기업에서 서로 뽑아가려고

한답니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들의 인금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만원 정도의 수준... 이제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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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최근에 소개된 <19단의 비밀-다음은 인도다>라는 책의 저자인 이장규 씨를
초청해서 어느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가질 때의 일이다.

"우리 돈으로 50만원이면 충분합니다. 인도 최고의 명문인 인도공과대학
(IIT) 졸업생의 경우 초임은 50만원이지만 영어에 능숙하고, 수학이 강하
고 논리적 사고에 아주 강합니다. 이들과 우리 젊은이들이 이미 경쟁에 들
어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인도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착잡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IIT는 뉴델리, 뭄바이, 첸나이 등 7개 대도시에 포진해 있는데, 인도인들
스스로 IIT의 수준은 MIT를 능가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호언할 정도이다. 한
국 학생들이 140학점을 이수하는데 반해서 IIT 학생들은 190학점을 이수하
고 공부가 까다롭기 유명하다.

매년 인도에서 배출되는 고교 졸업생은 1200만명이다. 여기에서 3500명이
뽑히니까 확률로 보면 0.0003퍼센트에 들어가야 한다. 한 때 한국에서 고시
가 입신을 하는 지름길이라고 불리었다면 인도에선 IIT에 들어가는 것은 명
예와 부를 움켜질 수 있는 티켓을 가진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모두들 성공
하기 위해 공과대를 갈려는 것이 오늘날 인도 사회의 분위기라고 한다. 다
수의 젊은이들이 공무원이 될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뚜렷하게 대비되는 현상
이다. IIT 출신이기만 하면 마이크로소프트사나 인텔 등과 같은 유수의 회
사들이 먼저 모셔갈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의 임금 수준이 인도 돈으로
한 달에 2만 루피 그러니까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부로가 50만원이면 충분
하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 같은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 가운데 자신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이
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 동안의 사회생활을 하면서 확
신하게 되는 것은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문제로 언젠
가 오게 된다는 점이다. 다만 '언제인가'라는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빠른 속도로 개개인은 글로벌 마켓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말한다.
실리콘 밸리에서 최고의 인재들과 동급의 인재를 인도의 인도 IT의 메카인
방갈로르에서 구하려고 한다면 3분의 1 정도의 비용이면 충분하다. 이 같
은 임금 격차는 장기적으로 평준화를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
인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세계의 대다수 직장인들은 국내 시장에서 자기들
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범 세계적 규모의 인재들과 경쟁관계에 들어가
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필자도 젊은 날 이런 생각을 한번도 가져본 적
이 없다. 우리끼리 그리고 자신의 나이를 중심으로 플러스 10년, 마이너스
10년 사이의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수 있으이라 믿었다. 그러
나 이제는 다르다. 이미 전 세계에서 자신과 비슷한 프로패셔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모두 경쟁 대상자임이 너무나 확연해 지게 되었다.

언젠가 한국 사회에서 어느 유명 대학을 없애고 평준화 시키자는 주장이 공
론화된 적이 있다. 이런 논의를 보면서 <생존의 W이론>을 집필한 이면우 교
수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 준다.

"전 세계의 선진국들은 한결같이 국가를 대표하는 명문대를 하나라도 더 만
들려고 애쓰는데 왜 우리는 갈 길이 먼 명문대 후보들마저 없애려 하는가?
그렇게 평준화 정책에 자신 있다면, 왜 전세계 지도자들이 모인 국제 회담
자리를 빌려 세계 각국의 모든 명문대를 없애고 평준화 정책을 채택하자고
정식으로 제창하지 않는가?"

그러면 인도와 같은 나라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곳에서도 대
치동을 빰칠 정도로 과외열풍이 불고 있다. 그들은 왜, 그토록 과외에 열성
을 보이는가? 과외를 열심히 받아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 엔지니어가 될
수 있고 출세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뉴델리에서 일하는 인도 최고
의 싱크탱크인 국가응용경제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라제쉬 차다 박
사는 "요즘 대학생들은 다국적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걸 최고 성공한 것
으로 여긴다" 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받는 초봉이 일년에 3-5락 루피
(1,000-1,500만원)인데, 이 정도의 보수 수준이면 대학교수로 20년을 근무
해야 만질 수 있는 돈이기 때문이다. 이장규 씨는 이렇게 말한다.

"인도에서 과외가 유행하는 건 무엇보다 극심한 경쟁 때문이다. 방갈로르
의 삼성소프트웨어 연구소에서 일하는 무니시 아후자(프로그램 매니저)
는 '인도는 시험의 나라(Nation of Exam)라서 학부모들이 과외에 매달린
다'고 말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시험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인도
인구는 10억명을 넘어섰다. 이 많은 사람들에게 모두 좋은 일자리를 줄 수
없다. 결국 체로 쪽정이를 걸러내듯 시험이란 제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
다. 앞서 소개한 아미티 사립학교도 1학년에 입학할 때부터 영어, 수학 시
험을 봐야 한단다."

그러면 이 같은 추세가 멈추어 설 조짐이라도 있는 것일까?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 왜냐하면 세상은 산업 사회로부터 지식사회로 급속
히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기반경제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은 자신이 가진 지식이 고객을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며, 아울러 고객이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 것인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
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런 지식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격차는 점
점 벌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난은 나라가 구제할 수 없
다'는 옛말은 새로운 차원으로 해석되는 시대를 우리가 함께 살아가게 되었
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대부분이 지식근로자일 것으로 믿는다. 학생시
절 과외가 외부에서 일정한 강제가 주어진 상태에서 행해졌다고 하면 이제
는 스스로 규율을 세워서 자신이 알아서 공부하는 일이 일상의 습관 가운
데 하나로 자리 매김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변화해 가는 시대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어떤 지식을 갖고 있는가? 나는
그 지식을 오늘 하루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질 때가 많다.


<출처: http://www.seri.org/forum/g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