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규 프로듀서, 그 이름의 무게감



어느 분야든,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한 마디에 무게가 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게임계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을 통칭 ′스타 개발자′라고 부른다. 이들이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유저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문명의 시드마이어가 그랬고, 울티마의 리차드 게리엇이 그럴 것이며, 디아블로의 빌 로퍼가 그러했다. 그만큼 이들의 이름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히 큰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스타 개발자′ 중 한 명이 바로 김학규 프로듀서이다. IMC게임즈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그라비티의 인기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의 메인 개발자였다. 그라비티를 나스닥 상장이라는 위치로 올라갈 수 있게끔 한 게임이 바로 <라그나로크>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가진 능력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스타 개발자′ 김학규 프로듀서가 만들고 있는 게임이 바로 <그라나도 에스파다>이다. MMC 시스템(멀티 캐릭터 컨트롤 시스템)을 내세운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2005년의 기대작으로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 그나나도 에스파다는?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RPG 재미의 본질을 온라인으로 살리고자 한 게임이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어떤 게임인가를 한 문장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그가 한 대답이다. 쉬운것 같지만 참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왔던 온라인 게임의 대부분이 RPG의 재미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단지 ′성장′과 ′경쟁′이 아닌 RPG - Role Playing Game 이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 게임들이 만족시키지 못했던 것을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이루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기획의도를 묻는 질문에 "넘쳐나는 MMORPG 의 홍수속에서 MMORPG를 만드는 사람으로써 어떻게 해야 MMORPG의 한계를 극복하고, 뭔가 차별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답변을 해 주었다. 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포스트 리니지′를 외치며 개발을 하였고, 또 ′포스트 와우′를 표방하며 개발이 된다. 하지만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차별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게끔 한다.




  




■ 아바타 중심에서 벗어난 MCC



기존의 MMORPG는 캐릭터에 대한 아바타성이 강조되어 있었다. 때문에 캐릭터에게 가지는 애착, 즉 유저의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 가능했다. ′캐릭터는 또다른 나′ 라는 개념이 부여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랬기에 캐릭터의 힘, 외모등에 많은 무게가 실렸던 것이 사실이다. MCC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는 유니트라는 개념을 가지게 된다면 그러한 부분에서 부족함이 예상되는 것이 사실.



이에 대해 김학규 프로듀서는 "캐릭터는 유저의 아들, 딸로 키운다고 생각하면 감정이입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 라며 "감정이입과는 또다른 애착이 가지 않을까?" 라고 답했다. 이 역시 기존의 아바타 개념과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려는 그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라 하겠다.



또 김학규 프로듀서는 MCC를 통해 혼자서 팀단위의 전술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며, 캐릭터를 영입하고 성장시키는 새로운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컨트롤을 통해 유저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자동 사냥 기능이 지원되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이며, 노가다가 최선의 방법이 아니게 될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



기존의 1인 캐릭터에 비해 전술적인 부분이 강조되기 때문에, ′전술′ 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며, 노가다가 최선이 아닌 게임. 하드코어한 유저나 라이트한 유저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한 게임이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아닐까.




  




■ 현금 거래에 노출된 <그라나도 에스파다>?



MCC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는 유니트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유저간 캐릭터의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렇다면 게임내 거래가 아닌, '현금 거래'가 비교적 용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학규 프로듀서는 아이템 거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김학규 프로듀서는 "캐릭터를 거래하는 것은 게임사의 자산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수고한 노력에 대한 권리금 거래라는 법조계의 해석이 있다(부산 지법 윤웅기 판사, 2004년 공청회)." 라며 "유저의 권리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아이템 거래로 인한 형사사건의 급증과 전과자양산, 청소년 문제등의 부작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아직은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기존의 게임사들이 아이템의 현금거래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막겠다는 의지는 표명하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방조했었던 것에 비해 김학규 프로듀서는 '유저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밝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아이템 거래를 지지한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 김학규 프로듀서가 말하는 <그라나도 에스파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프로듀서로써, 어느정도 만족하는 게임인가? 라는 질문에 김학규 프로듀서는 "한가지를 만들수록, 다른 것을 더 만들고 싶은 것이 생겨난다."  라며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아니라 다른 어떤 게임을 만들더라도 만족이란 말은 있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게임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는 김학규 프로듀서의 대답은 유저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이라 하겠다. 프로듀서가 만족하는 게임은 지속적인 발전의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것. 달리 말하면 프로듀서가 만족하지 못하는 게임은 앞으로도, 끝없는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유저의 입장에서는 정체된 게임보다는 발전되어 가는 게임에 정이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 김학규 프로듀서가 보는 한국 게임 시장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기대 동시 접속자는 몇 명일까? 야심찬 기획의도와 그에 걸맞는 결과물로 평가하건데, 상당히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던진 질문이었다. 이에 김학규 프로듀서는 "동접자수란 것은 결과일 뿐,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며 "구체적인 숫자를 기대하거나 목표로 두지는 않습니다." 라고 답했다.



많은 온라인 게임사들이 동시 접속자를 부풀려 발표하며, 자신의 게임을 어필하려 하는 요즘의 게임 시장과 상반된 입장에 서 있는 답변이라 하겠다. 물론 이 대답에서 기자는 김학규 프로듀서가 가지는 자신감 또한 엿볼 수 있었다. 과장할 필요가 없는 게임이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하는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게임시장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는 질문에 "한국 게임 시장은 풍성하고 많은 기회가 주어진 시장이다. 지금처럼 가장 많은 기회가 주어진 적은 없었다" 라고 말했다. 또 한국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최소한 아시아권 시장은 비슷한 성격이라고 대답했다. 포화에 이르렀다는 일부의 평가가 무색해지는 답변이었다. 그는 아직도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또 <카트라이더>로 대변되는 캐쥬얼 게임의 열풍에 대해, "IMC게임즈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차후에 도전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고 밝혔다. 이는 많은 유저들이 김학규 프로듀서가 만드는 캐쥬얼 게임에 대한 기대를 하게끔 하는 대답이 아닐까 한다.







■ 마치며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보내준 성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린다." 로 김학규 프로듀서의 답변은 마무리 되었다. 대면 인터뷰가 아니라 서면 인터뷰로 진행되어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지만, 이는 차후 게임이 선 보일 때 직접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가지는 유저들의 관심은 상당히 크다. 이는 김학규 프로듀서가 가진 네임밸류 뿐만 아니라, 그의 결과물에서도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기대하고 있는 게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만들었고, 또 만들고 있는 김학규 프로듀서. 예전 <라그나로크>의 오픈 베타때 '턱수염'을 가진 '김사장' 캐릭터를 가지고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 했던 그의 오픈마인드가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표출되었으면 한다.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그가 가진 역량이 최대한 발휘된 게임으로 유저들 앞에 선보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출처는 게임어바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