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취재여록] 게임업계의 위기감
  
[출처: 한국경제 12/3]  


게임업계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 덜미를 집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다.

중국 샨다가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샨다가 액토즈소프트 인수를 계기로 한국 게임을 중국에 더 많이 공급하면 좋 지 않냐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액토즈 피인수'는 한국 게임산업의 기반을 무 너뜨릴 수 있는 "사건"이라고 우려한다.

이들의 걱정은 우선 샨다가 단기간에 한국 게임업체들의 경쟁업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샨다는 '미르의 전설''신영웅문''포트리스2''비엔비'등 한국의 우수 게임들을 중국에서 서비스하면서 중국 최대의 게임유통회사로 성장했다.

당연히 한국 게임업체들과는 협력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샨다가 액토즈소프트를 기반으로 게임 개발에 직접 나서면 상황은 달 라진다.

우수한 인력을 액토즈소프트에 스카웃해 게임을 개발하고 이 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할 수도 있다.

영세한 게임 개발업체를 인수할 수도 있다.

샨다는 이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함으로써 'A3' 개발사인 애니파크의 1대주주 ,"미르의 전설" 개발사인 위메이드의 2대 주주가 됐다.

샨다가 자체 개발한 게임이 많아진다면 굳이 한국 게임을 수입할 필요가 없어진 다.

또 다른 우려는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샨다는 지난해 '미르의 전설'과 유사한 '전기세계'란 게임을 만들어 내놓았다.

이로 인해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로부터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로 제소당했다 .

샨다는 액토즈소프트를 손에 넣음으로써 재판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만일 샨다가 이런 법적인 문제까지도 '자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한국 게임업체들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더구나 중국 게임시장 장벽은 최근 부쩍 높아졌다.

중국에서 온라인게임 서비스 권리인 '판호'을 따려면 4개월 내지 10개월이나 걸 린다.

한 해에 수입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한국이 중국의 '게임제작소'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고 우 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태완 IT부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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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샨다의 액토즈 인수 파문](중)비상사태 맞은 게임업계
  
[출처: 전자신문 12/3]  
  

중국에서 게임포털사업을 전개중인 한국의 NHN과 중국의 하이홍간 합작 채널 ‘아워게임’은 최근 색다른 제안을 한국 게임업체인 넥슨에 내놓았다. 한국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게임 ‘카트라이더’의 중국 서비스권을 아워게임에 달라는 것이었다.

제안을 받고 고민에 빠진 것은 오히려 넥슨쪽이다. 넥슨은 이미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앤비’를 샨다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해 70만명의 동시접속자라는 기네스북 기록을 세우며 대성공을 거뒀다. ‘카트라이더’가 ‘비앤비’의 캐릭터를 원용했기 때문에 ‘비앤비’에 익숙해있는 중국 이용자에게 ‘카트라이더’가 손쉽게 먹힐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넥슨은 이번 액토즈소프트 인수 사태 이후 샨다를 무작정 커버리게 놔둘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도 샨다가 가지고 있는 상대적으로 높은 서비스 품질, 시장 파워 등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저울질이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한국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이번 액토즈인수 사태를 계기로 샨다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경계 시각을 갖게 됐다. 최근 중국에 수출된 주요 국산 게임들이 샨다 이외의 다른 경로를 적극 찾아나선 것도 이 같은 경계심의 발로로 풀이된다. 예컨대 오늘날의 샨다네트워크를 있게 했던 ‘미르의 전설2’의 차기작 ‘미르의 전설3’은 광통이 서비스 파트너로 결정됐고, CCR의 ‘RF온라인’ 서비는 완마네트워크가 맡게된다. ‘라스트 카오스’의 나코인터랙티브는 엠드림온라인과 손을 잡았다.

한국 게임업체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위기감은 개발자 유출이다. 한 관계자는 “액토즈가 축적해온 휴먼네트워크, 시장 경험 등이 샨다측으로 넘어가면서 궁극적으로 한국 시장움직임이 손바닥 보듯 공개될 것”이라며 “어느 개발자가 현시점에서 유용하고, 어떤 개발 프로젝트가 매력적인지가 실시간으로 샨다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샨다가 거대 자금을 동원해 이같이 매력적인 개발자 및 업체에 ‘입맛 당기는’ 제안을 해올 경우, 한국 업체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임업계에는 순수하게 한국에서 성장해온 전문 개발자 200∼300명 정도가 이미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시나닷컴과 소후닷컴 등 중국내 거대 포털들도 샨다의 게임시장 독주를 막기 위한 총공세를 준비하는 등 중국내 시장기류도 이래저래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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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게임포럼]샨다의 액토즈 인수를 보며
  
[출처: 전자신문 12/3]  
  

며칠 전 한 기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 기자는 “중국의 샨다네트워크가 한국의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라고 물었다. 내가 별 동요 없이 “아, 결국 그렇게 됐군요”라고 대답하자 기자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샨다의 한국 개발업체 인수는 예측가능했던 일로 문제는 단지 시기였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게임산업은 성장기를 넘어 성장이 둔화되는 성숙기 직전에 도달해 있다. 주요 게임업체들의 올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은 과도기적 현상이 아니라, 이런 산업의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향후 국내 게임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의 게임업체들이 게임개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미국 업체가 최근 선보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미국기업들은 아시아시장에서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이렇듯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신의 최대수익을 실현하고 시장을 ‘탈출’하는 대주주가 있다면 그는 ‘머리좋은’ 사람으로 칭찬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30%나 할증된 가격(약 900억원)에 지분을 매각했다면 더욱 그러하다. 굳이 게임산업에 대한 사명감이 없는 상태에서 기업을 고수할 도덕적 의무 역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인가.

‘일파만파’라는 말이 있다. 작은 파도 하나가 만 개의 파도를 부를 수 있다는 뜻이다. 샨다의 액토즈 인수는 만파를 부르는 일파가 될 수 있다. 게임의 소스코드와 서버 및 운영 기술의 전수는 물론 가까운 장래 중국산 게임이 저가로 동남아 시장에 들어올 때 한국게임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샨다의 액토즈 인수 건에서 지적해야 할,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것은 샨다의 국내 게임업체 인수가 예견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업계나 정부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준비 없이 사건을 맞이하는 것이 한국인의 ‘습관’이라고는 하나, 이번 일은 그렇게 여기고 넘어가기엔 너무 심각하다.

한국 게임업체는 대주주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예컨대 엔씨소프트의 경우 김택진 사장이 주식을 양도할 의사만 있으면 어느 회사든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 게다가 대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 미국과 일본의 게임사에 비해 시가 총액이 작아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더욱 취약하다. 일본의 코에이가 9000억원, 남코는 1조6000억원에 각각 경영권 인수가 가능하다고 하니, 샨다가 액토즈 경영권 장악에 들인 1000억원은 너무나 싸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세계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게임업체는 10여개사에 불과하다. 이런 상태에서 외국 회사가 한국의 메이저 게임사 다섯곳 정도만 인수하면, 그것도 싸게 인수하면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절반은 사라지는 셈이다.

현재 중국게임업체뿐 아니라 미국의 게임포털들도 한국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를 타진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 1년여 동안 아무런 실제적인 준비가 없었고, 이번 액토즈 인수 건이 터지자 허둥지둥하고 있다.

진정으로 한국의 온라인게임 산업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참으로 온라인게임이 ‘5000년 역사상 3대 발명품의 하나’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어설픈 게임산업진흥책보다는 한국게임업체의 경쟁우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대비하는 일이 더 중요할 것이다.

향후 또 다시 기자가 연구실로 전화를 걸 때 “아, 결국 그렇게 되었군요”라는 자조적인 대답을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 jhwi@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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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읽고 난후..굉장히 센티해짐..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