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 얘기입니다.
보면, 외국에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의 대학이다, 라는 말이 있지요.
말만 좋습니다.
제 룸메가 홍콩에서 온 교환학생입니다.
홍콩은 한국과는 달리 가을학기부터 새 학년이 시작되지요.
그것때문에 한학기를 손해보며 이 학교의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들을 수 있는 강의가 단 9학점이라는데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대로 된 강의는 하나 뿐이더군요.
학교측에서 준 리스트에서 원하는 강의를 뽑았는데, 뽑은 6개 중 하나만 이번 학기에 개설 되었다고 합니다.
말이 됩니까. 이러이러한 강의가 있다고 해서 온건데, 들을수가 없다니 말이죠. 다른 강의들은 전공이 아
니거나 한국어 강의라, 결국 홍콩에 돌아가서 다음학기는 21학점 이상을 들어야 한답니다.
지금 룸메는 정말 이 학교에 실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도 잘 못하는데다가 담당교수님이 참 게을러서, 어디 하소연 할데가 없는 모양입니다.
어떻게 그녀가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없을까 찾아보고 있지만, 별로 가능성은 없어보이는군요.
학교측에 말하고 싶어도, 도대체가 담당이 어딘지 알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의 행정이란 담당이 아닙니다, 라고 부서 돌리기식이 많고,
저희 학교도 별반 다를건 없어보이네요.
도대체가, 해외 논문이 어쩌니 네임밸류니 어쩌니 하는것보다, 대학이라면 대학의 학생에게 신경을 써줘야 이치에 맞는것 아닙니까?
그것도 외국에서 기대하고 찾아온 교환학생에게는!
어이가 없습니다...
한심스러워요!
그게 귀찮아서 혹은 해주기 싫어서 일을 잘 몰라서
보다는 조직이 커지면서 이일과 저일이 맞물리기 때문에요
A라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B라는 일이 처리되어야 하고 그 B를 위해서는 C가..
이런 식이죠.
게다가 사족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학"이라는 곳은 "이름"만 있으면 "학생(이라고 쓰고 돈이라고 읽는다)"이 (굴러)들어오니까요.
....그나저나 룸메분 일났네요.
한학기 포기하고 올 정도면 상당히 정열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분이었을 텐데
강의도 못듣는 데다가 다음학기는 21학점이라니-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