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점이긴하지만,

막상 돌파구가 없는 부분이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입니다.

요즘 배터리 하면, 보통 충전/방전을 반복할 수 있는 2차 배터리를 생각하는데요.

흔히 오해할 수 있는 점은,

콘센트에 코드를 꽂아서 '충전'을 하기때문에, 전기를 '모은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참고로 전기를 '모을'수 있는 기술은 없습니다. 어디론가 흘러야 전기지..)

사실은, 전기의 힘을 이용해서 방전상태로 된 화학물질들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문득 수력발전 전기로 음악을 들으면 더 좋다는 주장을 하던 친구가 생각나는군요)


아무튼, 이러한 2차 배터리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는데요.

초반에는 납축전지같이 '무거운' 녀석들이 많았지만, (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배터리'의 특성상 '이동성'이 더 중요해지고,

이동성은 결국 무게와 직결되기때문에,

점점 가볍고 작은 2차 배터리가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워크맨'으로 모바일 오디오 시장을 점령했던 소니는, 니켈 카드뮴 배터리를 사용했습니다.

소위 '껌전지'라고 불렀던 이 배터리는, 호환성도 없고, 조금만 오래 사용하면 뭔가 이상한게 흘러나오곤 했지만,

'워크맨'의 장악력때문에, 굉장히 오랜기간동안 모바일계에서 군림하였습니다.

그러다 카드뮴같은 중금속에 대한 환경적인 위험성이 대두되면서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차 배터리는 아니지만, 수은 전지도 이 시기쯤 없어지기 시작했죠)


그 시기즈음에 리튬과 중금속을 뺀 전해질을 이용한 배터리가 나오기시작했습니다.

그게 요새 나오는 모든 모바일 기기에 하나씩 들어가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입니다. (간혹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있긴한데, 흔치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리튬 패밀리'들을 한번 나열해보면,

아이팟(mp3), 호핀리모콘(블루투스송수신기), 아이폰(전화기), 아이폰 배터리 케이스(보조배터리), 갤럭시플레이어(pmp)가 있군요.



아무튼,

배터리 산업은 소위 '장치산업'으로 분류합니다.

그러니까, '양산설비'를 갖춰야 좀 팔아먹을만큼 가격을 낮출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찌기 일본에서는 배터리와 관련된 기술을 바짝 끌어올렸고, '종이처럼 얇고 구부릴수 있는 충전지'같은 시제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건전지 시장에서 가장유명한게 일본의 에네루프죠)

우리나라도 그에 질수 없다는 일념으로, 그리고 폴리머 기술의 발달로 2차 전지 관련 기술들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치산업'의 이면에는,

거대 자본을 들여서 양산설비를 갖춰놨는데, 채산성이 없으면 회사가 넘어갈 정도로 타격을 입을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또는, 열심히 양산설비를 갖춰놨는데, 경쟁회사도 양산설비를 놓고, '치킨게임'을 시작해버리면, 먼저 양산설비를 갖춘 회사는 망할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반도체 시장과 비슷하다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한때 배터리 산업이 국책 사업으로 되었던 적이 있는걸로 기억합니다.)


즉,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다들 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거대 공장을 지어서 돌릴만큼 낙관적이진 않다는 뜻이겠죠.

또,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원료들의 수급을 중국같은데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더 얇고 더 오래가는 (2차) 배터리를 만들수 있는 기술은 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당장은 힘들다..


더 얇고 더 오래가는 배터리가 나오면 뭘 할 수 있느냐?

당연히 가벼운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더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면 되지않겠느냐 생각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은 지금도 충분히 얇습니다,

그러니, 더 얇게 만드는 대신, 더 가볍거나 더 오래가는 스마트폰을 만드는게 더 매력적입니다.

지금 스마트폰에서 배터리를 빼고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가볍습니다. (아... 아이폰이나 옵G 빼고)


이건 전기자동차, 원자력잠수함, 기차 등등 전기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이동수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사들은 힘들겠지만, 잠수함의 잠행시간이 두배로 늘어난다면?)


개인용 모바일기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전력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만,

결국 저전력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큰 목적중 하나가, '한정된'배터리 용량에서 최대한 오래써보려고 하는 것이니까요.


반대로 말하자면, 저전력 프로세스를 개발하든, 저전력인 OLED패널을 개발하든, 쓸데없이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는 어플들을 자동으로 없애주는 앱을 개발하든,

모든것의 중심에는 '배터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즉, 모바일 기기와 관련된 모든 '개발'에는 한정된 자원인 '배터리'는 굉장히 큰 골치거리라는 거죠.


뭐.. 두서없는 잡담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결론이 명확한것도 아니었고..

아무튼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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