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3D가속카드가 본격적으로 나오면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3D로 구현되는 게임이 대세가 될 것이라 예상했었습니다.

물론 3D가속카드가 나오기 전에도 3D폴리곤 게임들은 제법 있었습니다. (어둠속에 나홀로 라든지.. X윙이라든지)


결국 그 예상은 현실이 되었고,

급기야는 간단한 퍼즐 게임이나 어드벤처 게임들 조차 3D라는 옷을 입고 나오게 되었고,

3D는 소위 '업계 표준'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2D로만 구성된 게임이 나오면, 더 이슈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3D 폴리곤이 대세가 되니까,

사람들은 폴리곤 같지 않은 3D그래픽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바램은 바로 텍스처와 셰이더의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그 시기 즈음에 다이렉트X나 OPEN GL같은 기술들도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결국, 시간이 흘러, 많은 개발자들의 피와 땀의 결실로,

요즘 나오는 게임중에 좀 잘나간다는 게임들은, 현실에 근접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이상 단색 폴리곤들로 뭉쳐진 캐릭터는 없고,

빛을 반사하지 않는 오브젝트도 없고, 완전히 매끈한 흙바닥도 없습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최근 몇년간 다시 떠오르고 있는 기술이, 스테레오 스코픽 3D입니다.

쉽게 말해, 입체화면.


예전부터도 있어왔던 기술이긴 했지만,

실시간으로 1080p급 3D그래픽을 뿌릴수 있는 하드웨어가 없다보니,

그냥 프리렌더링된 영화를 볼때나 쓰던 기술이었습니다만,

이젠 하드웨어 성능도 되고,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이후 입체 화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하니,

다시 한번 스테레오 스코픽 3D가 각광받게 된것입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오큘러스도 하드웨어 성능의 발달로 인해 가능해진 물건이라 할 수 있죠.


다른 한쪽으론, HD(High Definition)를 넘는 해상도의 화면입니다.

물론 PC쪽에서는 예전부터 1080p급을 넘어서는 모니터도 많이 있었고,

좀 잘나가는 게임들은 일찌감치 1080p급을 초과하는 해상도를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AMD의 라데온 5k시리즈 이후에 나온 Eyefinity기술로 인해 다중 모니터/ 혹은 초고해상도 지원은,

일반 사용자가 구입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로도 가능해졌습니다.


더 나아가서 최근엔 이러한 초고해상도 화면에다가 스테레오 스코픽 3D까지 가능할 정도로 하드웨어의 성능이 올라갔고요.

앞으로 나올 차세대 콘솔들(PS4나 엑스박스)의 스펙들을 보면, 이러한 초고해상도까지 고려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 이쯤되면,

가까운 미래에는, 특수 안경 없이도 초고해상도 입체화면을 즐기며,

게임 컨트롤러 없이도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고,

표정이나 음성 인식이 가능해서 실시간으로 원하는 음성 명령을 내릴수 있는 게임을 상상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하나 걸리는게 있다면,

바로 '에너지'라는 부분입니다.


상상처럼 날고 기는 게임을 돌리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전기가 필요합니다.

GPU제조사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긴하지만,

여전히 수려한 화면을 뿌려주는 게임을 고해상도에서 돌리려면, 전기를 많이 먹여줘야합니다.

그러니까, 큰 화면 = 많은 전력이 걸리는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삼성이나 LG같은 디스플레이계의 거인들도, 마음놓고 초대형 TV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나마 전기를 적게먹는다는 LED 백패널도, 결국 크기가 커져버린다면 어쩔수 없이 전기를 많이 먹는다는거죠.


물론, 삼성이나 LG는 80인치급 LCD나 OLED TV를 만들수 있는 능력이 되기때문에,

기술과시용으로라도 판매를 하겠습니다만..

실질적인 판매숫자는 많지는 않겠죠.


뭐, 다시한번 OCULUS이야기가 나옵니다만,

OCULUS의 마케팅 포인트도, 결국 시야거리를 좁힘으로 인해 넓어지는 가시범위라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즉, 작은 화면이라도 눈앞에 가져다놓으면 80인치 화면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안경 입체3D도 가능하니까)


결국엔, 게이밍 환경에서의 디스플레이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거죠.

저도 집에 24인치 모니터를 쓰고 있습니다만, 요즘 대세는 27인치라죠..

하지만, 데스크탑 환경의 게임이라면 30인치를 넘어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역시나 전력소모의 관점에서)

물론 삼성같은데서는 AMOLED가 해답이다!라고 하겠지만,

OLED자체적인 문제점도 있고, 아직은 수율이 일반적인 LCD를 따라가지 못할테니,

여전히 갈길은 멀어보입니다.



한편, VGA쪽에서도 변화라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VGA들도 점점 소비전력을 큰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때는 성능만 좋으면 되지 뭐! 라는 생각으로 GTX480같은 녀석도 나오곤 했습니다만. (설계 미스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지만서도)

성능이 좋을 수록 당연히 전기도 많이 먹고, 전기를 많이 먹으니 발열이 심해지고,

발열을 잡으려니 냉각에 따른 추가적인 전기도 먹다보니, (공냉이든 수냉이든)

최근 몇년간은, PC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먹는 녀석이 VGA카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보니, GPU개발사나 VGA제조사쪽에서도, 전력소모를 꾸준히 낮추거나 유지하는 선에서,

성능을 야금야금 올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날고 기는 성능을 구현할 수는 있지만,

어쩔수 없이 하지 못하는 상황이랄까요..? (뭐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합니다.)

그래도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은 있는 셈입니다.

VGA를 2개 이상 묶어서 성능 향상을 꾀하는 SLi이나 CrossfireX같은 기술이 있긴 있으니까요.. (물론, 이 기술들이 소비전력과 관련되어 시작된 기술은 아닙니다)


결국, '현실과 동일한 그래픽'의 구현은 한 발 더 멀어지게 된 듯합니다.

게임 개발사들도 무작정 폴리곤 숫자 늘리고, 셰이더 마구 발라서 게임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최적화'를 해야하는 거죠.


이건 CPU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CPU도 멀티코어로 점차 이동하면서, 원래부터 멀티코어였던 GPU를 은근슬쩍 흡수하기 시작하더니,

CPU의 성능 자체가 올라가니, 이젠 CPU와 GPU가 같이 있어도,

적절한 전력소모에 뛰어난 성능까지 다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국엔 CPU도 '에너지'때문에 무조건 좋은 성능만을 낼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나올 CPU들도 결국엔 소비 전력당 연산자가 많은 쪽으로 갈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뭐, 결론적으로 제 생각은,

초대형 스크린에 현실과 같은 화면을 보여주는 게임은 당분간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약하자면,

초고해상도 게이밍은 '저전력'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당분간은 실현되기 힘들 것 같다.. 정도입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