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년쯤전에, 하드웨어덕후 삼성은 일종의 타블렛PC인 슬레이트PC라는 물건을 내놨습니다.

나름 스펙은 꽉 채우자는 생각이었는지,

인텔의 i5-2467M과 SSD를 얹어서 내놨습니다.

단지 가격이 자비심 없는 150만원대였다는것..

그리고 터치에 최적화되지 않은 OS인 윈도우7이었다는것.

아무튼, 제법 무거운 무게(대략 0.9kg)에 높은 발열과 타블렛치곤 짧은 사용시간(6시간정도)때문에,

나름 진지하게 광고를 때렸음에도 불구하고, 큰 관심을 받진 못했습니다.


한편 삼성은 윈도우8 출시에 앞서서, 윈도우8/윈도우8RT에 대응하는, 아티브(ATIV)라는 제품군을 발표했습니다.

이 아티브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 타블렛까지 내놓는다는 라인업을 발표한걸 보면,

슬레이트PC라는 이름은 이제 버려졌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삼성의 슬레이트PC는 삼성만 만들수 있었던 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만드는 방법을 몰라서 안만들고 있었던게 아니라,

시장성이 없어서 안만들었을거라는 거죠..

즉, 삼성처럼, 시장성이 없더라도 뭔가 하드웨어에 있어서만은 선두에 있다는 인식을 줄 필요가 있는 회사가 슬레이트PC라는 괴물물건을 만들수 있다는거죠..

하지만, 반대로 슬레이트PC는 너무 일찍나와서 관심받지 못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당시만해도 ARM코어에서 돌아가는 윈도우가 없었고, (상용제품군 기준)

무리하게 인텔의 x86칩을 넣다보니 가격도 올라가고 발열도 심해지고 그런거죠..


다시 윈도우8 타블렛으로 돌아가보면, RT버전은 ARM코어에서 돌아가는 녀석이니까,

그럭저럭 발열이나 사용시간이 기존 타블렛(안드로이드/iOS)과 비슷한 수준일텐데..

x86칩들이 들어간 녀석들은 좀 곤란해질수 있을듯합니다.

i3/i5이 들어간 녀석은 당연히 말도 ARM계열 타블렛들과 경쟁이 안될것이고..

아톰코어가 들어간 녀석은 성능에서 밀릴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 가격이라면 좀 저렴한 노트북에도 밀릴테니 이래저래 진퇴양난이 될지도 모릅니다. (터치스크린+후면카메라까지 추가되었으니..)


그러니까 아직은 윈도우 자체도 그렇고, 하드웨어적으로도 '윈도우로 대동단결'은 이루어지지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당연한 이야기지만)윈도우8RT버전은 다이렉트X와 액티브엑스(이건 앞으로 없어져야 옳지만)를 지원하지 못합니다.

외형은 윈도우8이랑 윈도우8RT랑 비슷해 보이지만, 속을 들춰보면 분명 다른 물건이란거죠..

뭐, 소프트웨어 개발툴은 같다고 하는것 같던데..

ARM과 x86의 차이만큼 지원하는 기능들의 차이가 있기때문에 분명히 다른 물건입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ARM코어수준의 낮은 발열, 낮은 전력소모에 ARM보다 같거나 좋은 성능을 내는 x86칩이 나와야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인텔의 메드필드)

만약 그렇다면, 마소는 또 한차례 OS를 뒤집어엎어서,

x86/x64에서 돌아가는 윈도우를 발표해야할테죠..

물론 x86칩이 들어간 스맛폰/타블렛PC까지 같이 나와야할테고..


즉, 윈도우8RT가 나올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x86칩이 아직은 ARM을 따라오지 못해서.. 라고 판단합니다.(개인적인 의견이에요)

아무튼, 제대로된 저전력 x86칩이 나온다면,

삼성으로서도 슬레이트PC같은 괴물을 만들필요가 없을테고,

자사의 넷북 라인업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타블렛PC 시장에서 점유율을 제법 갖고 올 수 있을테니까요..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