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를 알게 된 후 자주 방문하는데 이번에 글을 처음 올리는군요.
제 소개를 하자면 게임 업계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기획자입니다.
비록 모바일 게임이고 경력이 긴 것도 아니지만요 ^^;;
1년 반 정도 모바일 게임을 기획하고 있는데 프로그래밍은 몰라도 별로 상관이 없더군요.
물론 이진수도 모르는 왕초보는 아니고요. 대학 때 C언어 한 학기 수강(B+ 받았던 기억이;;), C++ 학원 3달 정도 다녔습니다.
기획자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프로그래밍은 알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프로그래밍 지식이 너무 없는 것 같고요.
나중에 MMORPG가 아니더라도 온라인이나 PC게임을 만들고 싶은 목표가 있기에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좀 배울까 합니다.
나이 드신 기획자 분들의 경우 프로그래밍 출신이 많다고 알고 있고요.
그런데 여기서 추천하는 책을 서점에서 몇 개 찾아봤는데 대부분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분들이 보는 책이지 기획자인 제가 보기엔 난감할 뿐이었습니다.
기획을 하는데 처음부터 c언어를 독학하는 것도 좀 아닌 것 같고 (설마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프로그래머가 아닌 기획자가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요.
물론 회사에도 프로그래머가 있긴 하지만 회사일 하기에도 바쁘고, 모바일이라서 그런지 제가 기획한 게임이 구현 불가능하다는 둥의 말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아니라면 프로그래밍 공부보다는 기획서를 많이 쓰는 편이 좋을까요?
선배님들의 조언을 기다리겠습니다.
어느 정도 로직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될 것 같습니다.
비쥬얼 베이직 정도만 다룰 수 있어도, 프로그래머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전투 공식을 만든다고 할 때에, 하나의 수식으로 표현하는 것과, 갖가지 경우의 수가 나오는 경우..두 가지가 있을 때,
어느 쪽이 프로그래밍 하기 편한지, 어떤 것이 불가능한지.. 정도를 구분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기획자가 프로그래밍을 알면, 또 한가지 도움이 되는 것이... 애매하게 기획을 내놓는 빈도가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애매하다"는 건, 프로그래머들에게는 짜증나는 일이거든요. ^^;
예를 들어, "투 핸드 소드는 무거우므로 속도가 느린 대신 타격이 크고, 단검은 가벼우니까 속도가 빠르고 타격은 작다." 라는 식의 기획은,
프로그래머들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반응밖에 불러오지 못합니다만, 프로그래밍을 어느 정도 아신다면,
"공격속도 = 캐릭터의 힘 / 무기의 무게, 공격력 = 캐릭터의 공격력 * 무기의 무게" 라는 식으로 기획을 한다면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땡큐지요.
위의 예시가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 위에서 말한 나쁜 케이스대로 기획하는 기획자를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