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MMORPG중 하나라고 누가 말하던(일단 아는 사람중에 누가 언급하긴 했는데 기억이 안 납니다-_-;) EVE 온라인을 한 번 접해봤습니다.


접해보고 엌소리 나왔습니다.


영어라서 엌소리나는 것은 둘째 치고(...), 컨텐츠 중에서 제가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대다수 반영한 모습을 보니 참으로 놀랍더군요.
일단 맵의 방대한 크기 하며(이게 맵 크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월드맵을 불러왔더니 무슨 점만 수두룩하게 나와서 확대를 해 보니
이것들이 죄다 솔라 시스템, 그러니까 태양계를 나타내는 점들이더군요. 그리고 태양계를 확대해놓으니 행성들과 위성들이 나오고,
거기에 모듈이 붙어있는 형태였습니다. 물론, 쪼렙때는 모듈도 토나오게 큽니다 -,.-;), NPC와 관련된 컨텐츠도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플레이어들이 만든 코퍼레이션의 컨텐츠도 멋지더군요. 코퍼레이션이 비어있는 행성에 자리잡아버리는 것도 있고, 코퍼레이션 간의
경쟁 속에서 치고박는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NPC와 하는 컨텐츠는 그걸 다 써먹으면 그걸로
쫑이지만, 플레이어 간의 컨텐츠는 플레이어들이 싹 사라진다거나 흥미를 잃기 전에는 영원불멸한 컨텐츠이니 말입니다.



결국, MMORPG에서 플레이어들이 갖고 놀 수 있는 컨텐츠의 소모속도를 개발자들의 생산속도가 따라갈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많은 MMORPG들이 컨텐츠 부족에 허덕이며, 흥미를 잃은 컨텐츠가 단순 노가다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지요.

시대가 점점 변하면서 MMORPG의 구조 역시 그냥 개발사는 플레이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정한 틀과 구조물, 그리고 그것들을 정의하는 룰을 지정한 뒤, 플레이어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는 형태로 전환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를 들자면, '~~를 몇 마리 잡아오라'는 NPC를 처음부터 설치해두는 것이 기존의 MMORPG였다면, 앞으로는 세력을 가진 플레이어가
필요성에 의해서 '~~를 수집해 올 사람을 모집' 하려는 목적을 대신 수행시킬 NPC를 비치하는 형식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물론,
게임상에서 이런 것들을 지원해줄 기틀을 지원해줘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새로운 세대의 MMORPG는 필드와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할 NPC를 비치한다는 것은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허나,
점차 NPC들이 차지하는 게임 상에서의 지위나 활동을 플레이어가 맡게 되고, 지위를 맡은 플레이어의 역할을 보조할 수 있는 NPC가
설치되는 형식이겠지요. 말하자면, 플레이어-NPC라고 하는 구도의 컨텐츠를 플레이어-플레이어 구도의 컨텐츠로 발전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NPC는 플레이어와 플레이어 사이의 소통을 원할하게 하는 장치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형식이 적용된다면, 도적단이나 마왕군의 세력을 지배하는 플레이어가 약탈 및 정복활동을 원할하게 하기 위한 NPC를 비치하고,
플레이어들에게 자신의 세력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고용하는 일이 생기고, 그것을 막기 위해 국왕국이나 공화국에서는 역시 NPC를 비치하고
플레이어들에게 마왕이나 악당을 막을 용사를 모집한다고 공고하는 형식이겠지요. 여기에서 플레이어들이 일정 진영으로 과도하게 넘어가게
되는 밸런스 파괴를 막기 위한 것이 NPC의 역할이 될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 수가 적다면 더 많은 NPC를 비치하는 식으로 수를 메우는
것이지요. 혹은, 자체적으로 플레이어 수와 NPC 수를 밸런싱하는 시스템이 있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곤 하지만, 실제로 미래에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지요. 다만, 발전된다면 이런 형식으로 되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