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스템은 예전부터 생각해 온것인데.
막상 설명을 하자니 굉장히 반대를 많이 받은 것입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은 대부분 장비의 요소가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와우에 이르러서 상당히 개선되긴 했지만.
때때로는 아이템을 쓰고 버리는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게임중에 스토커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엘더스크롤과 비슷합니다만.
이 게임은 아이템의 수리가 불가능하죠. 아이템은 계속 소모하는데.
그래서 계속 전진을 하면서 아이템을 줒어 자신의 것으로 하던가.
혹은 아이템을 주워서 팔면서. 상점에서 아이템을 사서 쓴다던가 했었는데.
굉장히 신선한것이. 던전같은 지속적으로 전투를 할 필요가 있을때는.
방어구가 소모될수록 성능이 나빠지기 때문에 여분으로 하나 더 챙기고, 무기도 하나더 챙기고.
탄약도 가득 채워서(약 2천발?) 달려들지만. 결국에는 탄약도 다 쓰고 방어구는 너덜너덜한채로
적의 무기과 탄약을 주워가며 겨우 돌아오면.
가방 한가득 채운 장비며, 탄환이며, 온갖 잡동사니를 팔아 겨우 장비를 맞춘 경험이 있습니다.
-만약 제가 쓰던 장비가 고장나거나 망가진다면요? 적의 장비를 주워서 쓰는것이 좋습니다.
특히 내가쓰는 탄환은 적의 장비와 호환이 안되지만 적의 장비는 적의 탄환에 딱 맞기 때문에 지속적인 전투가 가능하죠.-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울티마라는 고전 온라인 게임이 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생각을 해봤지만 모태가 이 게임인데, 울티마에서 죽음이란. 캐릭터는 배제하고
나의 장비를 몽땅 나의 시체에 떨어뜨려 버리는 경우입니다.
이것을 국내 온라인 게임만 한 사람에게 설명하는것은 굉장히 어려울 것입니다.
"아이템을 다 떨구면, 게임 접겠네?" "아이템을 몇분만 지나면 남이 가져간다고?"
"아이템을 더 빨리 가져가려하면 카오가 되는거 뿐이라고? 그럼 다들 초보들을 죽이고 다니겠네?"

맞습니다. 초보들이(뉴비) 가장 속기 쉬운곳. 브리타니아~
만화나 일화를 보면 길바닥이나 던전에 방치되있는 트랩이 달린 상자를 멋모르고 열었다가. 죽어버리면
숨어있던 사람이 아이템을 털어 간다던가.
모르는 사람에게 산 워프 아이템을 썼더니. 살인자들이 모여있는 동굴로 떨어져서. 다 털려 버렸다던가.
몬스터에게 쫓겨 도망치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몬스터를 죽이고. 자신도 죽이고.
아이템을 뒤져보곤, 잡동사니만 잔뜩 있는것을 보고 불쌍해서 오히려 아이템을 넣어 줬다던가..

리니지나, 아니 아이템에 관해 다소 관대한 마비노기만 해도(적어도 비싼 갑옷과 완전 싼 갑옷의 가격차이는 10배 이상이 나지만 능력은 같으니까요) 아이템을 몽땅 잃어버리게 되면, 다시 하기 쉬울까요?

그런데 울티마는 그러더군요.
아이템이 싸서? 물론 아이템이 싼것도 있었습니다. 그냥 적당히 쓰기에는 몇천원 짜리 롱소드와 만원도 안되는 갑옷을 입고 다닐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것은 만들고자 마음만 먹으면.
나의 블랙스미스가 한, 두시간 광석을 모아서 제련하면 롱소드 같은건 7,8자루. 갑옷까지 포함해서 모든 장비를 만들자면 1벌정도는 만들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안전하게 광석을 모을수 있는것도 아니고 이런 저런 위험성을 생각해보면
쉽게 잃어버릴만한 장비는 아니였습니다. 게다가 만들고 쉽게 죽어서 남에게 장비만 제공해줄 의무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생각했던 시스템이 아카데미입니다.
보험시스템이죠. 초보는 학생처럼 게임의 기본적은 튜토리얼을 제공하고. 수료후에는 일정량의 장비를 지급합니다. 또한 울티마같은 드랍시스템을 쓰며. 아이템을 분실하였을 경우. 그와 같은 장비를 제공합니다. 물론 보험이라는 뜻은. 무제한 적으로 제공하는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런 장비를 지급해 주는 대신. 희생하는 부분도 있겠죠. 저는 이를 모험의 일부분(경험치라던가 명성치 같은 유저가 돈과 달리 스스로 변동할수 없는 점수) 에서 차출하는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요즘에 비슷한것으로는 WOW의 퀘스트 시스템입니다.
유저가 게임에 충실하면. 부수적으로 아이템이 딸려오고. 유저는 죽음에 대한 패널티를 불편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될만큼 크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

다른 예로 PS온라인 게임의 경우 게임을 진행하다가 저장을 하는데.
만약 저장한 후 부터 손해가 된다 싶으면 저장하지 않고 종료하여 다시 불러오면 저장할때의 아이템이 그대로. 즉 롤백 하는것입니다.
물론 상식적으로 유저와 거래를 하고 롤백. 이런 식의 플레이가 아닌. 해당 던전에 대한 이득을 포기하면서 대신 그에 따른 손해 역시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유저는 만약 여기서 좋지 않은 결과.(아이템의 다량 소모나 장비의 분실등)
를 얻는다면 별로 걱정할 필요 없이 종료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현실에서의 보험과 다르지 않습니다.
죽음에 관한 리스크를 키우고, 리스크를 줄이는 시스템이 있음으로 인해. 무분별한 죽음을 막고.
불의에 의한 죽음을 보상하는 시스템.

그러나 PS의 시스템은 자유로운 울티마 같은곳에 그대로 적응하기는 어렵겠죠.
저장을 하고나서는 태연하게 살인을 하러 간다던지. 그리고 다시 리셋.

그래서 그 중간부분에서 타협을 하여.
게임중 유저가 죽으면 아이템을 전부 잃어 버립니다.
물론 여기서 현실성을 가미해 죽인 몬스터 역시 쓰던 장비를 고스란히 떨어뜨린다는 설정이 있으면
좋을것 같군요.

그러면 시스템에서는 길드, 왕국의 군대, 기타 집단등의 세력을 만들고 이곳에서 아이템을 지급합니다.
그렇게 되면 현거래에 대한 조정이 가능한데, 초보에서 중수에 해당하는 유저가 아이템을 사기위해
현거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점은 WOW에서도 현거래는 있지만 실제로 쓰는것은 고레벨의 유저이고.
레벨이 낮은 초보자는 특별히 큰돈이 필요 없다는 것이죠. 시스템이 아이템을 마련해 주니까.

여기서 가장 큰 의문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아이템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그러나 예를 들어온 게임들에게 역시 해답이 있습니다.
설령 같은 능력의 장비라도 더 이쁜, 멋진 장비를 모으는것이 그 첫째요.
보급품과 수제작품은 미묘하지만 느낄수 있을만큼의 차이는 있기때문이 그 둘째 이유입니다.

마비노기는 5천원짜리 갑옷과 몇십만원 몇백만원을 오가는 갑옷의 차이는 모양새. 그리고 색상의 차이입니다. 울티마의 경우는 아이템에 +된 능력치. 하나하나는 큰 차이가 아니지만 다 모아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 글에서 지향하는 아이템의 가치는 울티마에 가깝습니다.
수집의 목표에는 더 멋있고 더 쓸모있는것을 원하지만. 설령 모든것을 잃게된다 하더라도.
다시 재기 할수 있을정도의 재 지원은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게 되며.
해킹이나 현거래에 의한 불만을 줄일수 있다는 부가적인 효과 또한 노려볼수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04년도 쯤에 내어 봤었는데. WOW가 성공한 이상 새롭지는 않다는것이 좀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