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편이 아니라, 악의 편이 되어보자. 뭐 이런 발상은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막연하게 정의의 편이 아닌 인물을 주인공으로 전도시키는 게임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의의 주인공"을 방해하며 각종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을 집약하고 꼬아서 "패러디에 가까운 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사실은 잠자다가 생각해본 막장 게임입니다. 쿨럭;)

게임이 시작되면 마왕(플레이어)를 물리치지 위한 "정의의 용사"(이하 '용사')들이 각지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그들은 스스로 '전투'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면서 점점 강력해지고 심지어 그들까지 '파티'까지 맺으며 마왕을 위협합니다-_-

마왕은 갖은 수를 써서라도 이들을 방해해야 합니다. 부하들을 파견해 "정의의 용사"를 물리칠 수 있으며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이들과 맞붙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게임은 알고보면 매우 경제적입니다. 대부분의 RPG게임에서 '몬스터'는 곧 경험치이며 레벨업의 재물이듯 마왕이 부하들을 잘못 파견하면 자신을 위협하는 용사들을 더 강하게 해주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성립하는 공식이 마왕이 자신의 부하를 직접 처단하는 것입니다-_- 용사에게 패해 경험치가 되기 직전에 자신의 손으로 "이 못난놈!"하면서 부하를 처단해 용사의 경험치를 차단하는 비겁한 술수죠-_-

"엑스칼리버" 와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강력한 무기들을 용사들이 찾아내기 전에 미리 확보해 빼돌려두거나 용사의 애인을 붙잡아 인질로 삼는 등의 '마왕다운' 비겁한 짓도 가능합니다. 물론 자칫 잘못하면 용사의 분노게이지를 상승시켜 단명을 자초할수도 있습니다-_-;

국왕으로 변장해 나라를 거느릴 수도 있으며, 자신의 부하(혹은 핏줄)를 용사의 동료로 잠입시켜 용사를 감시하고 암살할 수도 있습니다.(물론 배신도 존재-_-) 용사들의 성향을 분석하여 서로를 이간질 시켜 수고를 덜 수 있으며 계약을 해 부하로 삼을 수도 있지요.

정의의 용사들을 제거했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자식이나 제자들이 마왕의 폭정에 새로운 '용사' 들고 일어날 수도 있으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용사의 싹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공간에서 나타난 또다른 악의 세력과 세력다툼을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1: 마왕이라는게 정말 해먹기 힘든거구나.)
(플레이어2: 어쩌면 개발자가 마왕이 봉이 아니라는 교훈을 주려는 걸지도 몰라.)

그 외에도 '정의의 용사'가 아니라 '나쁜 마왕'이기에 가능한 일은 수두룩 합니다만, 포인트는 각종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나오던 악당의 비겁한 짓들은 모두 해볼 수 있도록 하는겁니다. 동시에 영역을 확보하고, 부하를 거느리는 등 시뮬레이션적 요소도 있죠.

게임의 엔딩은 두갈래로 갈립니다. [세계를 완전히 정복하였을 경우]와 [정의의 용사에게 패배하였을 경우]인데
[세계를 완전히 정복하였을 경우]에는 마왕의 입장에서 얼마나 훌륭하게 세계를 악으로 물들였는지에 포인트를 맞춰 점수를 책정하지만
[정의의 용사에게 패배하였을 겨우]에는 전혀 다르게 정의의 용사의 입장에서 얼마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만들어 주었는지에 초점을 두어 점수가 책정됩니다.

비슷한 컨셉의 게임으로 [둥지짓는 드래곤](쿨럭;;)도 있으나 단지 주인공의 전도라 생각합니다. 완전히 악의 편이 되어 즐겨보기는 부족하죠.

기타 여러가지 아이디어등을 리플로 달아주세요~